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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추억

봄의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4월의 어느 안양천

by SenseChef 2015. 4. 26.

콘크리트로 쌓여 있는 도심이지만 잘 찾아보면 주변 모습 역시 아름답습니다. 외딴 곳에서 작은 꽃이나 들풀이 아름다움을 뽐내나 우리가 애써 무시하거나 먼 곳만을 찾아 가는지도 모릅니다.


벌써 4월말입니다. 하늘은 맑고 따뜻하며 황사, 미세먼지도 거의 없는 기분 좋은 날입니다. 모처럼 주말을 맞이하여 카메라를 메고 집 근처 안양천으로 향합니다.


특별한 준비물도, 마음의 준비도 없이 DSLR 카메라 하나 들쳐메고 그냥 길을 나섭니다. 묵직한 카메라의 무게가 어깨를 밑으로 끌어 내리나 불편하지 않습니다.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기 위해 차도, 자전거도 타지 않고 그냥 발길을 옮깁니다. 이런 것이 생활의 여유와 낙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안양천에 도착해 보니 노란색 들꽃이 눈에 뜁니다. 4월의 따뜻한 기운과 노란색이 잘 어울립니다. 그러나 길가에 조그맣게 피어 있는 이 들꽃에 눈길을 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바로 옆을 자전거 탄 사람들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걷기 하시는 분들도 있구요. 이 들꽃은 여기에서 그들에게 인사 했겠지요. 자기 자신이 아닌 전체 군락으로서의 아름다움을 뽐내면서요. 


그러나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는다고 질투와 시기를 보내지 않으니 배울게 많습니다 ^^



안양천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연령대도, 처한 환경도, 성별도, 관계도 다양했습니다. 나이드신 어르신 두 분이 얘기를 나누면서 안양천을 걷고 있네요.


두 분은 어디까지 가실가요 ? 저렇게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느덧 한강 합수 지점까지 도달할 수도 있겠지요. 바쁘지 않은 느린 걸음이 더 좋은 순간일 것입니다.


거동이 불편하여 전동 휠체어를 타신 할아버님도 운동을 나오셨습니다. 괜시리 젊은 사람들 틈에 끼여 불편함을 줄 거라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주변 구경을 하면서 천천히 나아가는 할아버님의 모습이 멋집니다.



젊은 사람들은 운동 할 때 앞만 보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동이라는 물리적인 목적만을 달성 하려는 것이지요. 그러나 아래 사진 속의 어르신은 주변 풍경까지 즐기고 계십니다.


둑 옆에 어떤 풀이 있는지, 다리 밑에 물고기가 있는지 살펴 보며 간다면 혼자 걸어도 심심하지 않겠지요. 온 몸으로 자연의 기운을 받아 들이고 힐링(Healing) 되려면 이런 모습이 바람직스럽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꽃밭을 지긋이 바라보는 여자 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안양천변 꽃들을 감상 하네요. 고민이 있었다면, 걱정 거리가 있었다면 모든 것이 잊혀지겠지요.


특별한 이슈가 없었더라도 꽃을 바라다보며 무념무상에 빠진다면 또 다른 한 주의 시작을 위한 재 충전으로써 훌륭할 것입니다.



안양천변에는 지자체에서 조성해 놓은 꽃밭이 여러개 있습니다. 잘 꾸며 놓았기에 굳이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울긋불긋 피어 있는 빨간색, 노란색, 흰색 계열의 꽃들이 모여 멋진 모습을 만들어 냅니다. 저 뒤쪽에는 강렬한 빛의 튜울립도 있네요.


데이지(Daisy) 꽃입니다. 멋진 자태를 뽐내며 빛깔까지 예뻐서 제가 무척 아끼는 꽃입니다. 올 해에도 어김없이 멋지게 피어났습니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데이지 꽃이 흔들흔들 합니다. 그러나 곧 바람은 잦아 들고 안정을 되찾습니다. 제가 바로 옆에서 바람을 막아줬기 때문일까요 ? ^^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구요 ? 그렇지만 그건 인생의 긴 여정 속에서 잠시 지나가는 고초에 불과 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또한 추억거리일 수 있는 현재의 어려움을 잘 해결해 나가길 바랍니다.


흰색의 데이지도 있습니다. 이제는 한창 떠오른 해에 꽃 잎에 아름답게 빛납니다. 흰색과 노란색이 예쁘게 조화를 이룹니다.


군계일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 데이지 꽃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데이지가 있습니다. 예쁜 모습에 화단을 떠나지 못하고 한번 더 사진에 담습니다. 아름다운 데이지입니다.



튜울립(튤립)도 멋지게 피어 있습니다. 노란색 튜울립이 강렬한 빛깔을 뽐내며 4월의 태양 빛을 한껏 받고 있습니다. 옆에 자전가 타시는 분이 있는데 꽃 밭에 눈길을 주지 않으시네요.


안전을 위해서일까요 ? 아니면 지천으로 널려 있는 꽃의 향연에 이제는 식상해진걸까요 ? ^^


아쉽게도 튤립은 벌써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더 빨리 피어 났을 빨간색의 튜율립은 꽃 잎을 떨구고 시들어 가고 있습니다. 인생의 모습도 이러하겠지요 ?


화단에서 엄마와 딸이 꽃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멋진 모녀입니다. 둘이 손을 잡고 꽃에 시선을 주고 있습니다. 꽃이 아름다우나 다정한 모녀보다 더 예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모녀 관계일까요 ? ^^


꽃을 살짝 만져 보고 향기도 맡으면서 모녀는 화단에 앉아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여기 있는 꽃을 다 보려면 1시간은 더 걸리겠어요 ? ^^ 그러나 여유있는 모녀의 모습이 더 좋습니다.


저의 이런 마음이 전해졌는지 갑자기 딸이 엄마의 손을 끌고 이동합니다. 옆에 더 멋진 꽃들이 있으니 분명 좋았을 것입니다.


아이의 감성 지수도 높아졌을 것이구요. 먼 곳의 생태공원보다 이렇게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꽃밭은 아이들에게만 예쁜 것은 아닙니다. 운동 나온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열심히 사진을 찍습니다. 이 멋진 모습은 카카오톡이나 밴드의 프로필로, 누군가에게 보내는 사진을 통해 멋지게 전파되어 나갈 것입니다.



우리 주변의 아름다움은 그냥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안양천에 한 단체에서 자원 봉사를 나왔습니다. 안양천 변의 쓰레기를 줍습니다. 투명한 물위에 비친 그들의 걷는 모습이 멋집니다. 사진만 찍고 있던 제가 갑자기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둑 위만이 아니라 둑 아래에 놓여 있는 쓰레기까지 치웁니다. 굳이 사람이 버리지 않았더라도 상류에서 떠 내려온 쓰레기들이 바닥에 쌓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쓰레기를 치워야 악취도 나지 않고 하천의 식물과 동물들이 잘 자랄 수 있습니다. 둑 위에 놓인 황색의 불룩한 쓰레기 봉투에 그들의 수고로움이 담겨 있습니다.


4월은 어딘가로 떠나야 할 것 같은 멋진 계절입니다. 그러나 여러 사정상 집에 있다면 근처의 공원이나 하천에 나가 보세요. 생각보다도 멋진 모습이 펼쳐져 있습니다.


또한 멀리 있는 곳만 아름다운 것은 아닙니다. 근처에도 좋은 곳이 있으나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또한 주변의 화원에 나가 보면 예쁜 화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주변을 둘러보고 기회가 된다면 예븐 화분을 사 보세요. 분명 멋진 계절을 맞이하는 기쁨이 넘쳐나는 하루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