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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아직도 애플눈치만 살피는 이통사의 불편한 진실

by SenseChef 2012. 8. 22.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5가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미 LTE가 주력 서비스로 판매되고 있는 국내의 경우 아이폰5가 3G가 아닌 LTE만을 지원하고, 많은 애플 매니아들의 대기수요가 몰려 있기에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LTE의 경우 3G와는 달리 이동통신 사업자마다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가 다르기에, 애플이 아이폰5에서 어떤 주파수를 지원할 것이냐에 따라 아이폰5를 쓸 수 있는 이동통신사업자가 결정됩니다.

 

위의 표에 있는 것처럼 LTE를 사용하는 주파수가 각각 다르기에 사업자들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사업자별로 이해 득실을 따져보면 재미있습니다.

 

LGU+의 경우 애플이 미국 주파수를 지원할 것이기에 가장 행복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LTE에서 음성 통화 시 3G망을 이용토록 설계되어 있는데, LGU+는 다른 사업자들과는 달리 예외적으로 3G 주파수로 1.9GHz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폰5로 LGU+의 LTE를 가입하면 데이터는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나, 음성통화는 되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됩니다. 따라서 LGU+는 애플 아이폰5를 전혀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관심 대상이 아닙니다.

 

만약 애플이 유럽에서 사용중인 1.8GHz 주파수를 지원하는 경우, SKT나 KT에서 아이폰5를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1.8GHz에서 KT는 전국망을, SKT는 일부 지역에서만 망을 구축해 놓았기에 희비가 엇갈립니다. SKT의 경우 800MHz를 주력 주파수대로 쓰고 있기에 아이폰5가 1.8GHz만을 지원한다면 당장 1.8GHz에서의 LTE 전국망을 구축해야 하며, 아이폰5를 이용한 초반 마케팅에서도 KT 대비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KT가 가장 즐거워할 수 밖에 없으며, 열세에 있는 KT의 LTE 실적을 급상승으로 반전 시킬 수 있습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애플이 아이폰5에서 어떤 LTE 주파수를 지원할 것이냐에 따라 사업자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 밖에 없습니다. 애플 제품을 선호하는 애플 매니아들의 구매력과 시장 선도 효과가 높기에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애플 아이폰 효과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인데 한편으로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동안에는 이동전화 가입 시 이동통신사업자를 먼저 선택하고 단말기를 골랐다면, 이제는 단말기를 먼저 선택하고 이동통신사업자를 결정하는 시대로 변화해 가는 중대한 변혁의 시기에 와 있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이동통신망이라는 훌륭하고 중요한 국가적 자원을 갖고 있는 이동통신사업자가 시장의 주도권을 잃고 단말 제조업체인 애플 등에 좌지우지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통신망보다는 단말기가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는 글로벌 기업이 국내 통신시장을 좌지우지 한다고 이해 할 수도 있습니다. 비록 애플이 국내 통신시장에 서비스 사업자로서 진입해 있지 않지만 어느 서비스 사업자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초 강력 서비스 사업자일 수 있다는 의미가 무척 무겁게 느껴집니다.

 

애플 아이폰5, 단순히 한개의 스마트폰 단말기이지만 이동통신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불러 올 수 있으며, 국내 통신시장에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에 받아 들여야 하겠지만, 이동통신사업자와 정부가 협력하여 향후에는 외국기업의 단말기 하나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건실하고 튼튼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만들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인 통신망의 가치가 인정 받는 것, 이것이 진정한 통신 주권이 아닐까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