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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애플 사과문의 진정성을 생각하며~

by SenseChef 2012. 11. 5.

애플의 영국 특허소송 패소에 따른 사과문 공지 관련 많은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애플의 사과문이 자기 변명만 늘어 놓은 것이라고 비판하며, 미국에서는 영국법원의 조치가 비 이성적이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한 반응은 찬반 양론이 나올 수 있기에 한국, 미국에서의 반응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으나 진행되는 경과를 보면 기업간의 싸움이 아니라 국가간의 자존심 경쟁, 국수주의적인 면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따라서 국적을 떠나 이 사안을 양사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는 객관적 입장에서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어려운 선택, Source: pardo-research.webs.com

 

영국 법원의 명령에 대한 애플의 행위는 비난만 받아야 할까요 ?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에서 1등을 계속 유지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어느날 만들기라는 시험을 보았는데 2등을 한 아이가 자신이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작품을 제출해서 선생님께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시험 성적에서 1등을 하던 아이가 만들기도 잘 하여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이 이 학생의 작품을 따라 하는 것이 너무나 싫어, 1등 학생이 이를 중단시키고자 선생님께 이슈를 제기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네가 너무 과민 반응을 보인 거야!", "다른 아이들 작품은 너의 것에 비해 수준이 한참 떨어져! 선생님이 보기에는 네 작품이 훨씬 우월해!".

 

이런 반응과 함께 선생님은 문제 제기를 한 1등 학생에게 다른 학생에 대한 사과문을 올리도록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 1등 학생이라면 어떤 심정일까요 ?

 

1등 학생은 답답합니다. 불만에 가득차 있을겁니다.

 

"선생님이 내 권리보다는 다른 학생들을 먼저 챙기는구나!" "나는 분명히 피해자인데 가해자인 것처럼 선생님이 취급해 !"

 

이런 생각이 분명히 들 수 있습니다. 또한 1등 학생은 1등으로서의 우월감과 자존심을 갖고 있었는데 사과문을 올리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니 창피하기만 합니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사과문이 나올 수 있을까요 ?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1등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변명 하고자 사과문에 여러 유사 사례도 넣고 다른 학생들을 우회적으로 비꼬는 내용도 넣습니다. 상식적인 수준의 행동입니다.

 

만약 1등 학생으로서 사과문을 쓴다면 위의 경우처럼 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

결론적으로 애플이 1등 기업으로서 삼성전자와의 특허 소송에서 패소하여 사과문을 올리는 심정 및 이에 따른 애플의 사과문 표현이나 방식 등은 충분히 이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삼성은 어떨까요 ? 

 

선생님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실을 인정받은 2등을 한 학생은 1등 학생의 사과문을 보고 허탈해 합니다. 1등을 한 학생이 사과문을 올리기는 했는데, 사과문에서 자신과 선생님을 우회적으로 비꼬고 있기 때문입니다. 1등을 한 학생은 전혀 잘못이 없고, 2등을 한 학생은 복사쟁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 2등을 한 학생은 억울하기만 합니다. 선생님에게 찾아가 하소연 하니 함께 굴욕을 맛 본 선생님이 1등을 한 학생에게 변명만 하지 말고 진정성을 담은 사과문을 다시 올리라고 합니다.

 

위 사례에 있는 것처럼 애플 사과문에 대한 삼성전자나 영국 법원의 반응 역시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로서는 자신들의 자존감을 법원 판결을 통해 얻어 냈는데 이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조치입니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애플의 사과문은 반드시 수정 되어야만 하는 것이지요 !

 

그렇지만 영국법원의 판결로 자존감을 상실하고 굴욕을 맛 본 애플이 올린 사과문의 내용은 비난 받기에 충분합니다. 1등 기업이라면 거기에 걸맞는 아량과 배포를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법부에 도전하는 행위는 규범이나 체제에 도전하는 것이기에 어떤 경우에도 그냥 넘어 갈 수 없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이상과 같이 삼성전자와 애플간의 특허 소송에 따른 사과문 공지 관련 이슈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삼성전자, 애플, 영국법원 모두 자신들의 결정이나 행동에 당위성이 있음을 얘기했는데요,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면 이들 중 애플이 취한 행위에 아쉬움이 많습니다. 한번으로 조용히 끝낼 수도 있는 사안을 2차전까지 끌고 갔으니 애플로서는 피해를 더 확대시킨 것이지요 !

 

그리고 삼성전자와 애플간의 분쟁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제는 한국기업과 미국 기업간의 경쟁을 넘어 글로벌 기업간의 경쟁으로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삼성전자가 한국기업이니 애플은 무조건 욕하고 삼성전자를 칭찬하는 것은 삼성전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의 글로벌 기업으로서 삼성전자를 칭찬할 것은 칭찬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만 삼성전자가 진정한 글로벌 기업, 세계 1위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시대의 글로벌 기업간의 경쟁 ! 객관적인 입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입장을 이해하고 같이 응원해 준다면 두 기업 모두 발전적인 방향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