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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남의 일 아닌 아마존의 일본 시장 진출

by SenseChef 2012. 11. 10.

아마존(amazon)은 온라인 서점으로 유명한 미국의 유통기업입니다. 현재는 온라인 쇼핑몰, 전자책, 클라우드 컴퓨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전 세계적인 Global 기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마존이 일본에 진출하여 일본 내 최대 유통기업인 라쿠텐과 일본 시장을 놓고 혈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남의 나라 일로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존이 언제 한국에 진출해서 교보문고의 시장을 잠식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2주전부터 자사의 전자책 단말기인 Kindle Paperwhite e-reader를 일본에서 판매 중인데 최근 가격 인하를 단행 했습니다. 기존 8,480엔(92,000원)에서 7,980엔(86,780원)으로 6% 정도 가격을 내렸는데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판매 개시 후 한달도 되지 않아 가격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Source: 아마존 일본 홈페이지


일본의 최대 온라인쇼핑몰 사이트인 라쿠텐(http://www.rakuten.co.jp)은 아마존과 사업영역이 여러면에서 겹칩니다. 책을 많이 읽는 일본인들의 특성을 감안하여 라쿠텐도 전자책 시장에 뛰어 들었기 때문에 아마존과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2주만에 전자책 단말기 가격을 7,980엔으로 낮춘 것은 라쿠텐이 자사의 전자책 단말기인 Kobo Glo의 가격을  7,980엔으로 인하한 것에 대한 대응입니다. 거대 제조업체인 소니도 전자책 단말기를 판매하고 있는데 소니 역시 가격을 7,980엔으로 낮췄습니다. 따라서 아마존과 라쿠텐, 소니간에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서 가격을 놓고 위험한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존은 이번에 가격 인하를 단행한 전자책 단말기를 미국에서는 15%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 정도 가격이 그나마 손익 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아마존이 일본에서 전자책 단말기를 많이 판매할수록 손해만 증가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아마존과 일본 기업간의 이번 가격 전쟁이 한국 기업에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


1. 치킨 게임에서의 승자는 결국 자금력, 상대적으로 취약한 로컬 기업이 패할 가능성 높음


    손해를 보면서도 단말기를 판매하는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요 ? 시장 주도권을 놓고 절대절명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기에 어느 한 곳에 자금 문제가 발생할 때까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경우 사업 기반도 넓고 다른 곳에서 손해를 만회할 수 있는 이익이 발생하는 아마존에 훨씬 유리합니다. 아마존은 미국 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서 충분한 자금력을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라쿠텐사도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으나 주력 시장인 일본에서 흔들린다면 자사의 생존성까지 확신하기 어려워질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의미하는 바는 글로벌 기업이 로컬 시장에 진입하여 끝장 경쟁을 벌인다면 로컬 기업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입니다. 아마존이 국내 서점 및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어 일본처럼 가격 경쟁을 벌인다면 교보문고가 이를 잘 막아 낼 수 있을까요 ? 쉽지 않을 것입니다.


2. 단말기 시장을 놓치면 콘텐츠 시장에서 생존 어려움


    아마존이나 라쿠텐 모두 손해을 보면서까지 전자책 단말기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 지향점은 같을 것입니다. 전자책 단말기가 많이 팔릴수록 전자책 판매가 활성화 될 것이고 여기에서 이익을 내면 되기 때문입니다. 전자책 콘텐츠의 경우 자사의 단말기에 최적화 하여 만들어지기에 소비자들이 어떤 단말기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만약 라쿠텐이 손익 때문에 단말기 보급 경쟁에서 아마존에 밀린다면 향후 전자책 콘텐츠 시장은 아마존이 가져갈 것입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일본 소비자들이 아마존 단말기 및 인터페이스에 너무 익숙해져 라쿠텐이 아무리 좋은 단말기를 내 놓더라도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기 힘들것입니다. 따라서 전자책 시장에서의 단말기 가입자 기반 확대는 가장 중요시 되어야 하는 제일의 경쟁 요소입니다.  


3. 글로벌기업과의 경쟁을 위한 사전 준비의 필요성


    경쟁에서 글로벌 기업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하여 손 놓고 있어야 할까요 ?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미리 대비하고 미리 단말기 시장을 선점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교보문고 역시 아마존과 유사하게 자체적인 단말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교보문고의 경우 하드웨어 사업 경험이 없기에 무척 망설여지겠지만 일본 사례를 놓고 본다면 시간이 중요할 것입니다. 라쿠텐은 아마존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단말기 사업을 하고 있었기에 그나마 현재와 같은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인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더 힘들 것입니다. 교보문고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글로벌화의 진행에 따라 이제는 시장이 글로벌 기업간의 경쟁 구도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라는 경제학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은 무척 우수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로컬 기업이 필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구글의 검색에 대응한 네이버나 다음의 선전이 여기에 해당되는데요, 로컬 기업은 현지에 최적화된 모델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최상의 방어책일 것입니다. 전자책 시장에서 세계 정복을 노리는 아마존의 전략에 대응하여 교보문고 등 국내 서점 업계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합니다.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서의 국내 업체들의 퇴보는 한국 콘텐츠의 소외로 연결되어질 수 있기에 더욱 관심이 모아집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우수한 제조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교보문고가 전자책 단말기 시장을 선점하여 아마존 등의 글로벌 기업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신속히 갖추기를 기대합니다.


아마존이 국내 전자책 시장을 장악하고, 영어 교육을 중요시 하는 한국 교육의 현실과 결합된다면 국내 전자책 시장은 영어 콘텐츠로 넘쳐 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그때가 된다면 이런 글도 영어로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씁쓸한 미래을 상상 하면서 글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