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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모토로라의 부침과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

by SenseChef 2013. 3. 9.

왕년의 휴대폰 절대 강자, 모토로라가 어쩌다가 !


1990년대 중반 국내에 판매되는 휴대폰의 대부분은 모토로라의 스타텍이라는 단말기였다. 당시는 디지털도 아닌 아날로그 시대였는데 모토로라가 출시했던 스타텍 단말기는 디자인, 무게, 통화 품질 면에서 최고였다. 당연히 그들의 휴대폰은 인기가 높았고 국내 기업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그래서 당시 모토로라 코리아는 젊은이들이 취직하고 싶어하는 꿈의 직장 중의 하나였다.


그런 모토로라의 대규모 감원 소식이 들려온다. 전 직원의 10%에 해당되는 1천 2백여명이 회사를 떠난다고 한다. 이 뉴스를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세계 1위의 절대 강자였던 모토로라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침몰할 수 있을까라는 반문이다.


정상에 있는 기업들은 모두 내려올 수 밖에 없는 걸까 ? 숙명적인 것일까 ? 그리고 이리도 처참히 망가져야만 하는 걸까 ?



모토로라의 대표적인 휴대폰 스타텍(StarTec), Source: wikipedia.org




기업의 부침은 라이프 사이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변화 ! 마치 스승과 제자간의 관계처럼 ~


얼마전에 삼성전자와 일본 Sharp간의 소식이 전해졌다. 과거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주었던 Sharp가 경영난에 빠져 힘들어 하자 삼성전자가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스승과 제자 관계였을 두 기업이 이제는 시간이 흘러 입장이 바뀐 것이다.


이 모습을 보면서 스승과 제자 관계가 떠 오른다. 젊은 시절 큰 가르침을 주었던 스승은 나이가 들어 이제는 무대에서 내려왔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제자는 최 전성기를 지나고 있을 것이다. 제자가 어려움에 처한 스승을 돕는 것은 당연할 것이며, 이를 색안경 끼고 이상하게 바라볼 일도 아니다.


그렇다면 기업 역시 마찬가지인 걸까 ? 사람이 늙어 노쇠함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기업 역시 정상에 올랐으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걸까 ?


맞는 말일 것 같다. 당장 여러개의 기업 이름을 댈 수 있기 때문이다. IT 업계에서는 노키아, 소니, Sharp 등이 우선 떠오른다. 애플 역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 역시 사람처럼 노쇠화에 따른 퇴장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인 듯하다.. 



기업의 부침은 초심을 잃었기 때문일 것 ! 초심으로의 회귀가 중요하다.


"초심을 잃지 말자"라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고 쉽게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기는 무척 어렵다. 기업에 있어서 초심이란 무엇일까 ? 무엇이 기업을 최고의 자리로 이끌었던 걸까 ?


[도전과 창조의 정신]

기업이 벤처로서 처음 시작했을 떄 그들이 가진 것은 아이디어가 전부였을 것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창업자의 젊음을 무기로 차고에서, 조그만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 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디어는 사업과정에서 무한하게 창출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아이디어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사업화에 성공하면 점차 직원도 늘어가고, 기업이 모습을 갖춰간다. 재무, 회계 등을 담당하는 경영부서가 생기고, 연구 개발 부서, 영업부서, 고객관리 부서 등으로 분화되어 간다. 기업 내부가 점점 커지다보니 이제는 아이디어와 도전을 담당하는 신규 사업 부서가 별도로 운영된다.


그러나 신규 사업 부서는 여러가지 어려움에 직면한다. 그들이 내 놓은 아이디어는 다른 부서에서 불가능한 것이라는 질책 및 견제만 받는다. 그걸 했다가 실패하면 회사가 망할 수 있다, 성공 가능성이 낮다라는 부정적이 평가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신규 사업부서는 위축될 수 밖에 없고 그들은 새로운 아이디어 대신 안정적인 것만을 추구한다.


기업이 커질수록 최초에 가졌던 무한한 아이디어 생산과 도전, 창조 정신이 사라지는 것이다.



[벼랑끝 위기의 절박감]

기업이 새로 시작할 때 자본금이 무척 취약하다. 따라서 100원을 쓰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할 것이다. 그러나 성공하여 기업의 모습을 갖추게 되면 이러한 절박감은 사라진다. 이미 만들어진 성공 기반에서 차곡차곡 들어오는 돈은 그들에게 세상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주게 된다. "우리 기업은 앞으로 영원할거야 ! 조금만 노력해도 돼. 인생 너무 빡빡하게 살지 말아야지 !"


따라서 기업 내부에 생존에 대한 절박감이 사라지고 나태함과 안이함이 가득찬다. 그런데 이런 마음으로 새로운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을까 ? 벼랑 끝에 서 있는 신생기업이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생산해 내는 제품을 나태해진 기업들이 당해 낼 수 없을 것이다.



[규모 증가에 따른 관료화]

기업의 성공은 직원들의 관료화를 가져온다. 부서간의 이기주의, 무사 안일주의, 위기에 대한 둔감함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기업 내부에서는 부서들이 직원을 늘리기 위한 싸움에 집중한다. 파벌도 생겨난다.


그들의 눈에는 이젠 고객들이 보이지 않는다. 고객들이 떠나가지 않을거라 믿고 내부 경쟁에서의 승리만을 갈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객들은 영원할까 ? 관료화에 빠진 기업의 제품 품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고객들은 떠나간다. 그리고 기업은 추락한다. 당연한 결과일 수 밖에 없다.



스마트폰 1위의 삼성전자도 그럴 수 있음을 !


국내 제일의 삼성전자는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도체, 가전, 스마트폰, 부품 산업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역시 라이프사이클의 변화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소니의 부침을 누가 예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


따라서 "삼성전자 역시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안전한 판단일 것이다. 다만 얼마나 오래 정상에 있고, 내려오는 속도가 늦을까의 이슈가 아닐까 ?


영원한 것은 없는 것처럼 삼성전자 역시 항상 정상에 있을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Follower가 아닌 Trend Setter로서의 삼성전자를 기대하면서 !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가지가 있다. 이른바 카피캣(CopyCat)이라는 따라하기 전략이 대표적인 시각이다. 물론 찬성과 반대의 이견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가 선두에서 오래도록 있기 위해서는 이제는 선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앞에서 달려 나가는데 베끼기를 할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모토로라, Sharp처럼 부침의 늪에 빠지기 않기 위해서는 이젠 추종자(Follower)가 아닌 선도자(Trend Setter)가 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휴대폰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가졌던 도전정신과 절박함이라는 초심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



시작점으로의 복귀 ! 원점에서의 새출발은 그래서 중요하다. 그리고 이건 삼성전자만이 아닌 모든 기업, 개인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다.


벤처처럼 끊임없는 변화와 변신을 추구하는 선두 기업에게 부침이라는 단어는 그들과 전혀 상관없는 것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선두 기업들이 그렇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