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가을 시골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
이제 벌써 11월 ! 올해도 이젠 2달 밖에 안 남았다. 벌써 가을을 넘어 겨울이 올 차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오늘 내리는 가을비가 더욱 쌀쌀하게 느껴진다. 또한 한적한 시골에 와 보니 주변의 나뭇잎들에 가을색이 깊숙히 들어 있다.
아래는 시골 마을에 아직도 있는 울타리 나무이다. 울타리 자체는 상록수인 사철나무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 다른 덩쿨 식물이 함께 섞여 있다. 한 여름 푸르렇던 덩쿨 나뭇잎에 들어 있는 갈색이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긴다.
주변에 있는 감나무는 벌써 자신의 나뭇잎을 상당수 밑으로 떨구고 앙상해졌다. 남아 있는 나뭇잎에도 갈색 물감이 들어있어 조만간 떨어질 듯 하다. 인생을 계절에 비유한다면 가을은 절정기를 지나 완숙미를 발산할 때인듯 하다.
올 한해 마늘, 양파, 고추 등을 제공해 주었던 밭에는 이제 양파 모종과 가을 마늘이 심어져 있다. 곧 다가올 겨울의 추위와 눈에도 꿋꿋이 견디고 내년 봄에 쑥쑥 자라날 농작물들이다. 한 켠에는 김장에 사용할 배추가 잘 자라고 있다.
올 해 수확했던 붉은 고추를 비닐 하우스에서 건조 시키고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태양초 고추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경유를 이용하는 건조기가 있어 이걸로 급속 건조 시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장에서 실질적인 태양초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아래 사진의 주인공은 올해 김장에 사용할 무우이다. 푸른 잎을 보니 분명 맛있는 무우 김치가 만들어질 것 같다. 올 해는 별다른 기상 재해도 없었고 일조량도 좋았기에 대부분의 채소가 풍년이다. 가격 하락을 걱정하는 시골 어른들의 걱정에 공감이 간다.
아래 사진은 배추이다. 배추 역시 무우만큼이나 잘 자란다. 날이 갈수록 중앙 부분이 배추 잎으로 감싸이게 된다. 그정도로 자라면 다 자란 것이다. 푸른 배추 잎을 보니 겉절이라도 해서 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래 사진은 필자도 오래간만에 보는 것이다. 지게라는 시골에서 오래전에 이용 되었던 농사 도구이다. 뒷 부분에 농작물이나 비료, 퇴비 등을 넣은 뒤 어깨에 짊어지고 나를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이걸 사용하고 나면 어깨에 힘든 흔적이 남는다. 지게의 무게가 대부분 어깨에 걸리기 때문이다.
시골은 여전히 바쁘다. 한참 때보다는 덜 바쁘지만 정리할게 많기 때문이다. 수확했던 콩 중 나쁜 것을 골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세심한 분류 작업을 통해 우리가 먹는 양질의 콩이 시장에 나오게 된다.
최근에 수확한 고구마이다. 출하 하기 위해 종이박스에 담겨져 있다. 흙에 덮여 있는 분홍색 고구마의 빛깔이 그 맛의 깊이를 말해 주는 듯 하다. 누군가 이 고구마를 맛있게 먹길 바란다.
지붕에 내린 가을비가 모여져 밑으로 흘러 내린다. 쌀쌀해진 가을 날씨와 더불어 가을의 깊이를 더 해준다. 아울러 녹슬어 있는 표면이 세월의 흐름을 보여 준다.
길 위에 놓여져 있는 노란색 선은 전선이다. 그동안 비가 오지 않아 가을 가뭄이었기에 전기 양수기로 물을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단비가 내리니 시골 어른들의 일손이 덜어졌다. 가을 비도 역시 단비임을 알게 된다.
시골에 와서 깊어 가는 가을을 느끼고 간다. 유행가 가사에만 나오던 가을비를 시골에서 맞이하니 시골의 정취, 가을의 감상이 함께 어우러져 행복함을 준다.
큰 산에 올라가 화려한 가을 단풍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어디라도 시골에 가서 이러한 소박한 가을을 느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직 시골을 방문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추천 드린다. 소박함 속에 묻어나는 아름다움과 친근함 속에 한번 빠져보길 바란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