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봄 기운이 완연한 3월의 야외 풍경
주말을 맞아 오래간만에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 여행을 떠났다. 따뜻했던 날씨를 뒤로 하고 지금은 쌀쌀한 꽃샘 추위가 찾아 왔지만 벌써 모든 곳에 봄 기운이 완연하게 스며들어 있었다.
겨을 내내 두꺼운 점퍼를 입었다가 얇은 봄 옷으로 갈아 입었음을 후회하게 만드는 날씨이다. 또한 이 정도 날씨는 한 겨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나 춥다고 호들갑떠는 필자 자신의 모습이 재미 있었다. 아마도 따뜻한 날씨 뒤에 찾아온 추위이기에 그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다.
아래 사진은 화단에 심어져 있는 화초의 모습이다. 노란색이 주는 포근함과 따뜻함이 좋다. 봄이 한창이라면 이렇게 작은 꽃에 눈길이 가지 않겠지만 이른 봄에 이렇게 꽃망울을 터뜨리니 유명 배우처럼 주목을 받는다. 현재의 꽃샘 추위를 무력하게 만드는 멋진 노란색의 아름다움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렸다. 양복 입으신 아저씨들이 발걸음을 재촉 하신다. 아마도 봄을 맞아 열리는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하시는 듯하다. 모처럼 만나셨을 친척들과 걸어 가면서 도란도란 말씀을 계속 나누신다. 이처럼 봄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기도 하다.
나무 끝에 순이다. 아직 열 시간은 아니라 생각하고 정중동의 모습을 취하고 있는 듯하다. 조만간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면 활짝 끝을 열고 세상에 나올 것이다. 물론 멋진 나뭇잎 또는 꽃을 피울 것이다. "너의 미래의 모습은 어떤 것이니 ?"라고 물어 보았으나 대답이 없다.
또 다른 곳에서도 화초가 꽃을 피웠다. 주변에 있는 흙을 보니 메말라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꽃을 피우니 신기하기만 하다. 꽃의 규모로 볼 때 뿌리가 깊지 않아 물을 머금기 힘들것인데 이렇게 예쁜 꽃을 피웠으니 자연은 신비롭기만 하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나무들은 이렇게 앙상하게 가지만을 갖고 있다. 봄의 초입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곧 푸른 나뭇잎을 주렁 주렁 메달고 있을 그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좋다.
비록 꽃을 피우지는 않았지만 식탁 위에 놓여 있는 화초가 싱그럽게 자라고 있다. 그런데 따뜻한 실내에만 있어 계절의 변화를 과연 알고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그러나 화초의 끝을 보니 옆으로 계속 뻗어 나가고 있다. 실내에 있어도 밖에 성큼 다가온 봄의 기운을 받아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걸까 ? 다시 봐도 신기하기만 한 자연의 섭리이다.
들판을 보니 부지런한 농부는 벌써 논을 갈아 놓았다. 이렇게 해야 땅이 부드러워지고 비가 오면 물이 땅쏙에 잘 스며 들 것이다. 올 한해 농사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할 농부의 부지런한 모습이 엿보인다.
밭에는 지난 가을에 심어 놓았다는 마늘이 자라고 있다. 한 겨울 추위를 꿋꿋하게 버티고 이제 클일만 남았다. 비록 농부가 비닐을 씌워 방한복을 입혀 주었지만 북풍한설을 맞으면서 고생했을 마늘을 보니 애처로움이 느껴진다.
멀리 비닐 하우스가 보인다. 농촌 들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저 안에는 우리가 추운 겨울에도 계절을 잊고 먹을 수 있는 채소나 과일이 자라고 있을 것이다. 농부들이 겨울에는 쉴 수 있다는 의미에서 농한기가 있었는데 비닐 하우스가 생겨 아직도 이 말이 유효한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농부들도 겨울에는 휴식을 취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올라 오면서 경기도에 있는 휴게소에 들리니 이처럼 눈이 쌓여 있다. 눈이 꽤 온 듯 하다. 새 순을 틔우는 나무의 배경에 눈이 있으니 묘한 부조화 속의 조화로움이 엿보인다. 그러나 눈은 금방 없어질 것이고 봄은 새 순의 무대일 것이다.
양지 바른 주차장 바닥에는 이렇게 눈이 녹아 비가 되었다. 젖어 있는 노면 때문에 차는 지저분해지나 비가 재촉할 봄을 맞이할 기쁨에 불편하지 않다.
이제 우리 주변에 봄이 정말 성큼 다가와 있다. 회색의 콘크리트 건물에 쌓여 있어 봄 기운을 잘 느낄 수 없으나 하천 둔치나 가까운 교외에만 나가더라도 금방 알 수 있다.
새해가 시작될 때 새로운 다짐을 해 보나 따뜻한 봄이 되니 이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벌써 봄이 다가오는데 내가 목표 했던 것들을 제대로 해 내고 있었던 걸까 ?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시간이 더 많기에 계획을 다시금 되돌아 본다. 이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봄을 맞아 더욱 행복하고, 하고자 계획했던 목표들을 이루기를 기원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