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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삼성, 독자 스마트폰 OS 성공 가능성은?

by SenseChef 2012. 9. 11.


미국의 거대 이동통신사업자인 Verizon사의 CEO인 Lowell McAdam은 최근 열린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가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인 바다(Bada)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기업인 삼성전자가 하드웨어를 넘어서서 소프트웨어까지 경쟁력을 인정받고 향후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에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연 그럴까, 다른 요소들은 없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동안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보아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은 삼성의 자체 스마트폰 OS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Verizon의 CEO인 Lwoell McAdam, Image source: cnet.com



1. 삼성은 OS를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드는 것과 사용하게 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다양한 인재풀과 역량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스마트폰 OS의 제작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다양하고 복잡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운영체제의 복잡성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부품에서부터 연구개발까지 다양하게 범위 및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역량을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운영체제의 중요성은 무엇일까요 ? 삼성전자는 운영체제를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나 이와 관련된 생태계를 구축하고 인지도를 높혀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게 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갖고 있지 않은 역량으로서 삼성전자에게 무척 큰 도전적 과제입니다. 따라서 삼성이 OS를 아무리 잘 만들더라도 소비자들이 이를 구매토록 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2. 삼성전자가 Windows Phone 8이나 Blackberry보다 잘 할 수 있을까 ?

     이미 시장에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외에 대안적인 OS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PC분야의 제왕인 Microsoft의 Windows phone 8, Rim사의 Blackberry 등인데요, 이미 상당 수준의 완성도를 갖고 있으나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의 기세에 눌려 뻗어 나가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의 기반도 있고 많은 재원도 갖고 있는 회사이나 스마트폰 운영체제에서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Rim사의 경우도 최고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이제는 시장에서 존재의 의미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하락세에 빠져 있습니다. 이러한 치열한 상황 하에서 삼성전자가 후발 주자로서 자체 OS를 만들어 성공할 수 있을까요 ? 삼성전자가 애플이나 구글 수준으로 스마트폰의 핵심인 앱 스토어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 수학이 아닌 산수로 단순 계산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성공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3. 자체 OS가 아니라면 아마존 킨들 파이어와 같은 Minor change 모델은 어떨까 ?

     아마존의 경우 킨들 파이어라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테블릿을 출시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조만간 스마트폰도 만든다고 하는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하면서도 자체적인 앱 스토어와 결제 시스템 등을 도입하여 구글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한 의존도도 줄이면서, 새로운 OS 출시에 따른 고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아마존처럼 기존 OS의 사업 모델에 대한 조그마한 변경(Minor change)을 통해 사업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러한 것이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에 신규 진입하면서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 밖에 없는 위험도를 줄여 나가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삼성전자의 자체 OS 성공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요, 결론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줄여 나가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아마존처럼 안드로이드 생태계 내에서의 Business model을 약간 바꾸어 독립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체 OS인 바다는 10년 이상의 장기적 전략 하에 조금씩 육성해 나간다면 종국에 가서는 안드로이드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여 소프트웨어에서의 자주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같이 복잡한 세상에서 모든 것을 직접 할 수는 없습니다. 더 좋은 것이 있다면 외부에서 빌려 쓰고 점차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최선이요, 지헤로운 사람의 선택일 것입니다. 애플과의 소송에서 패한 삼성전자의 선전을 기대 하면서,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지는 것처럼 삼성전자가 이번의 아픔을 디딤돌 삼아 점진적으로 독립성도 확보하고 발전하여 명실상부한 글로벌 IT 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