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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있는것 제대로 활용않는 IT정책 아쉬움

by SenseChef 2013. 2. 3.

이동통신사업자 추가 선정 계획이 무산 되었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4번째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이 또다시 무산 되었다. 대한민국의 이동통신 요금이 비싸다는 공감대가 있기에 신규 사업자 선정 소식은 관심이 높고, 이를 통한 통신 요금 인하라는 기대감을 전해준다.


그런데 대기업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갖고 있지 않을 신규 사업자가 등장 한다고 하여 현재의 이동통신 경쟁 구도가 깨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막대한 시설 투자와 마케팅 경쟁이 벌어지는 이동통신 시장은 단지 의지만 갖고 살아 나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지금 시점에서 이동통신 사업자를 추가 선정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경쟁을 유도키 위한 다른 대안이 좋은 것일까 ?




새로운 정책의 실효성 의문, Source: pixabay.com



이동통신 사업 시작을 위해서는 막대한 초기 시설 투자비가 필요하다.

이동통신 사업의 시작을 위해서는 전국 방방곡곡에 기지국을 세우고 이를 연결 할 회선망을 구축해야 한다. 물론 사업을 막 시작하는 것이니 신규 사업자들은 듬성듬성 기지국을 건설해 투자비를 아낄 수 있다.


그러나 이동통신 서비스 선택의 주요한 기준 중 하나는 통화품질이다. 기존의 이동통신 3사 서비스로는 어디에서나 통화할 수 있는데 신규 사업자는 통화 지역이 한정되어 있다면 누가 이를 쓸 것인가 ?


따라서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역시 촘촘하게 기지국을 건설할 수 밖에 없고, 막대한 초기 시설 투자비가 필요해진다. 대기업에 속해 있지 않은 중소기업 연합체인 신규 사업자들이 그만한 자금을 감당할 수 있을까 ?  



보조금을 통한 마케팅 경쟁, 치킨 게임에서의 생존 관건은 풍부한 자금력이다.

이동통신 3사는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서비스나 기술력보다는 보조금을 통한 마케팅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많은 돈을 가져다 줄 가입자 확보를 위해 유치 단계에서 많은 돈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쟁은 치킨 게임의 속성을 갖고 있다. 경쟁하다가 돈이 부족해 뒤떨어지는 사업자가 나온다면 경쟁에서 도태되는 구조인 것이다.


기지국 건설을 위해 벌써 상당량의 자금을 소진했을 새로운 이동통신 사업자가 기존 이동통신 3사와 마케팅 경쟁을 벌일 자금력을 갖출 수 있을까 ? 대기업 그룹 군도 아닌 이들이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자체 수요, 영업기반까지 갖춘 대기업 대비 중소 규모 사업자는 그들과 경쟁 자체가 힘들다.

예전에 한솔텔레콤이나 신세기통신이라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있었다. 각각 한솔그룹과 포항제철이 대주주였으나 이들은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흡수 합병 되었다. 그들은 왜 M&A 되었을까? 아마도 대기업 그룹 군과 경쟁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남게 된 곳은 SK, KT, LGU+이다. 각각 대기업 그룹군과 통신 전문 기업에 속해 있는 곳이다. 그런데 새로이 사업권에 도전하고 있는 곳은 중소기업 연합이다. 자금력, 내부 수요(Captive Market) 등 여러분야에서 뒤질 수 밖에 없는 그들이 과연 유효 경쟁을 펼칠 수 있을지 걱정 된다.


만약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상위 대기업군이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 든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런데 그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쟁쟁한 대기업들이 왜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지 잘 생각해 볼 일이다.



경쟁 활성화가 목적이라면 MVNO를 이용해야 한다. 시설 투자 없이 저가 기반 서비스 제공하는 가상이동망 사업자!

외국에는 MVNO 사업이 활성화 되어 있다. 가상이동망 사업자를 의미하는 MVNO는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로부터 망을 빌려 마케팅과 영업만을 하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기지국을 직접 구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 부담이 거의 없다.


대신 이동통신사업자로부터 망을 빌리는 원가가 중요한데, 정부가 이를 조정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나서서 망 임대 원가를 낮추면 MVNO 사업자들은 저가 이동통신 요금을 경쟁적으로 내 놓고, 기존의 이동통신 3사 역시 이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경기 불황기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은 저렴한 이동통신 서비스, 저렴한 단말기를 필요로 한다. MVNO는 이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는 당장 실현 가능한 솔류션이다.



있는 것부터 제대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이동통신 사업의 경쟁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MVNO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데로만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가 MVNO 사업자들을 제대로 지원하고 육성하는지 의문이다. 이미 있는 것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다른 방안만 찾는 것은 누가봐도 적절한 정책이 아니다.


선불폰(Prepaid Phone), 마트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USIM폰, 저가 피쳐폰, 스마트폰  !  이러한 것은 해외에 나가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어야 한다.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MVNO 사업자들을 육성하는 정책을 시행한다면 대한민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것들이다.


정치권이 주장하는 통신요금 인하라는 거창한 목표, MVNO 활성화를 통해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미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는 국민들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정부가 이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