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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애플의 팀 쿡은 정말 능력없는 CEO일까?

by SenseChef 2012. 12. 18.

"스티브 잡스는 혁신을, 팀 쿡은 방어에만 집중하는 CEO"라는 평가가 있다.

Netscape라는 웹 브라우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IT 업계의 전문가인 Marc Andreessen이 애플의 CEO에 대해 내린 평가이다. 스티브 잡스의 혁신성과 애플에 대한 리더쉽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팀 쿡이 애플을 진정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걸까? IT 업계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애플에 대한 평가이기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먼저 언론에 보도된 기사 내용을 살펴 보자(출처).


 잡스의 경영 전략은 단순했다. 새 제품 카테고리를 개발해 100% 시장 점유율로 출시한 뒤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판매한다. 애플이 아이팟, 아이폰을 출시 해 100% 가까운 점유율로 시작하면 경쟁사들이 뛰어 들어 점유율을 갉아 먹는다. 하지만 CEO 직을 물려받은 쿡은 점유율을 지켜내기 위해 낮은 이익률도 감내한다. 기존 아이패드 제품에 비해 이익률이 낮은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한 것이 예이다. 

이에 대해 언론이나 블로거들은 대부분 두 사람이 잘 평가 되었다는 의견을 보인다. 팀 쿡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다른 생각이 든다. 팀 쿡을 너무나 지엽적인 요소만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현 CEO인 Tim Cook, Source: filothea.com



그렇다면 팀 쿡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만 할까 ?



단말기 구매 결정 요소는 이젠 단말기가 아니라 생태계의 우수성이다.

당신이 아이폰을 구매할 때 단말기의 이것 저것을 살펴 보고 결정했을 것이다. 아이폰의 미려한 디자인, 사용 편의성 등도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이 전부는 아니다.
 
iTunes를 통한 다른 애플 기기들과의 데이터 공유 기능도 고려 했을 것이다. 아이폰 외에 아이패드나 Mac 데스크탑 PC를 갖고 있다면 이들 기기들간의 데이터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 iTunes에서 이미 구매했던 음악들이 있다면 이걸 계속 듣기 위해서라도 애플 기기인 아이폰을 구매했을 것이다.

그런데 애플 기기와 iTunes라는 애플 생태계(Ecosystem)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이제는 점점 더 생태계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단말기는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단말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애플 생태계에 들어감에 따른 편리성이 개별 단말이 주는 가치보다 높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CEO를 평가할 때 이제는 단말기 외에 CEO의 애플 생태계에 대한 기여도도 평가 해야만 한다.



팀 쿡은 애플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Tim Cook이 애플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분야는 애플TV이다(출처). 물론 애플 TV는 스티브 잡스가 다음번 혁신 대상으로 삼았던 분야이다. 따라서 팀 쿡의 애플 TV에 대한 노력이 평가 절하될 수 있다.


그러나 팀 쿡이 이를 계승하지 않고 내 팽겨쳐 두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애플 TV를 통한 혁신은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애플TV는 스티브 잡스 시절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지금도 보완되고 있는 미완의 서비스이다. 따라서 애플TV가 애플 생태계로 성공적으로 편입된다면 팀 쿡의 기여도가 높은 것이다.


팀 쿡은 애플 직원들의 창조성과 혁신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이 나아가는 방향은 CEO의 의지와 목표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커다란 배를 움직이는 조타수의 역할을 CEO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팀 쿡의 가치관을 언론 보도를 통해 파악해 보자.


팀 쿡의 혁신성과 조직 운영에 대한 기사이다(출처).

창조성(Creativity)은 프로세스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때까지 생각토록 충분하게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CEO의 역할은 혁신을 위한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어느 기업에 혁신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면 그건 그 기업에 혁신이 잘 안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혁신은 프로세스가 아니라는 대목이 눈에 띈다. 혁신을 담당하는 부서를 만들어 놓으면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필연적으로 생긴다. 기업의 생리상 조직은 연간 단위로 목표를 정하고 냉정하게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혁신이란 이런 것에서 나오지 않는다. 정말 진지하게 평안한 마음에서 고민할 때 나오는 것이다. 실적이라는 부담이 어깨를 짓누르는데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조금합에 최선이 아닌 최악의 수를 둘 가능성이 더 높다.




창조성(Creativity), Source: discoveryeducation.com


따라서 필자의 견해로는 팀 쿡이 애플의 본원적 경쟁력인 혁신이라는 DNA를 잘 유지, 발전 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스티브 잡스가 후임 CEO인 팀 쿡에게 당부했을 가장 중요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혁신은 항상 나올 수 있는 건 아니다. 팀 쿡의 혁신을 조금 더 기다려 보자

스티브 잡스는 정말 많은 혁신을 이루어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으로 이루어지는 혁신의 연결 고리는 정말 놀랍다. 이외에도 애플TV를 통한 나머지 혁신의 여지도 남겨 놓았다. 그런데 혁신은 정말 끊임없이 나올 수 있는 것인가 ?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 세상에는 아직도 변화 시키고 개선 시킬 것이 무궁무진 하겠지만 기업이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다. 숨고르기도 필요하고 체력을 충전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팀 쿡이 다음번 혁신을 위해 피로감에 젖었을 애플에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 필자는 그렇게 생각된다.


따라서 팀 쿡이 이끌 애플의 다음번 획기적인 혁신을 조금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정말 획기적인 혁신을 위해 지금 잔뜩 웅크리고 있는 팀 쿡의 애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팀 쿡에 대해 변호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 전임 CEO인 스티브 잡스가 만들어놓은 영광스런 애플 제국을 적어도 동등 수준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팀 쿡은 갖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팀 쿡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자신의 색깔대로 애플을 이끌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칭찬도 할 때 팀 쿡의 애플 호는 세상에 새로운  IT 혁신을 불러 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