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대통령 선거 결과에 쏠려있다. 출구조사 결과가 궁금하다.
이제 드디어 대통령 선거일이다.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자를 결정하는 날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할 것이다. 그러면서 누가 대통령이 될지 궁금해 한다. 공식적으로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나오는 방송사의 출구 조사는 그래서 항상 관심의 대상이 된다.
Source: blog.hankyung.com
출구 조사 맞을 때도, 틀릴 때도 있다. 쓸모없는 짓이라는 비판의 대상이 되다.
그동안의 대통령 선거에서 출구 조사는 투표 결과를 비슷하게 맞춘 때도 있었지만 실제와 큰 차이를 보인 경우도 있었다.
2002년 대선 출구 조사는 노무현 당선자와 이회창 후보간의 득표율 차이인 2.3%를 정확히 예측했다. 그러나 2007년 대선에서는 출구 조사가 대통령 당선자를 맞추기는 했지만 실제 투표 결과와 약 2%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여 논란이 되었다. 아래 표를 통해직전 2개 대선에서의 출구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 간의 차이를 비교해 봤다.
그런데 이런 출구 조사는 누가 할까 ? 방송사로부터 위탁 받은 시장조사 업체가 아르바이트 인력을 뽑아 조사를 진행한다.
2007년 대선 출구 조사에서 큰 차이가 발생된 이후 방송사들은 3사 공동으로 출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2012년 대선에서도 3사가 함께 조사를 진행한다.
방송3사의 위탁을 받아 실제로 출구 조사 업무를 수행하는 업체는 TNS미디어, 미디어리서치, 코리아리서치이다. 이들은 선거 기간 동안의 출구 조사 진행을 위해 전국적으로 아르바이트 인력을 모집한다.
TNS미디어에서 모집했던 출구 조사 아르바이트의 모집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 나이: 남자 19세~29세, 여자 19세~49세(대학생 우대)
- 급여: 조장은 14만원, 조원은 12만원선
- 사전에 출구 조사 교육을 받고, 선거 전일에 집결하여 담당 파견 지역에서 단체 숙박
- 선거 당일 투표소별로 이동하여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조사 진행
우크라이나의 출구 조사 모습 , Source: kyivpost.com
출구 조사는 투표 순서에 따라 투표자 매 5명당 1명씩을 선정하여 집계한다.
투표 조사원들은 2인 1개조로 현장에 투입된다. 이들 중 1명은 투표자의 투표 순서를 세고, 나머지 1명은 투표자의 의견을 집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투표자를 순서대로 세다가 5번째 사람이 나오면 다가가 출구 조사에 응할 수 있는지를 문의한다. 수락하면 설문조사표를 작성토록 하고, 결과지를 받아 출구조사 박스에 보관한다. 이런 식으로 투표자 5명당 1명씩을 뽑아 출구 조사를 진행하며, 2시간 단위로 출구 조사 결과를 중간 집계하여 방송사에 보낸다. 아래 그림을 참조 하자.
출구 조사 운영 방식을 보면 합리적으로 잘 설계된 듯 하다. 투표소별로 조사원을 별도로 운영하고 일정한 기준에 의해 표본을 추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시장 조사업체들이 그동안 축적한 운영 노하우에서 나왔을 것이다. 따라서 출구조사는 실제 결과에 매우 근접해야 된다. 그러나 오차가 많이 발생하곤 한다. 도대체 어떤 이유들 때문에 이런 오류가 발생하는 걸까 ?
1. 출구 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출구 조사를 위해서는 투표자에게 실제 기표 의견을 물어야만 한다. 그러나 투표의 비밀주의에 따라 이런 걸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투표자 5명당 1명씩의 투표 결과를 취합해야만 실제 투표 결과를 적정하게 예측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무응답 사례가 많다면 표본의 대표성이 상실된다. 출구 조사 결과에 오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투표, Source: ngshire.vic.gov.au
2. 연령대 등에 따른 응답 성향이 다른 경우 오차가 발생한다.
40대 이하의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출구조사에 대해 거부하는데 반해,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조사에 적극적이라면 어떤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올까? 출구 조사 결과는 당연히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후보의 득표율이 높을 것으로 나올 것이다. 이처럼 출구 조사에 대한 계층 간의 응답률 차이도 출구 조사를 어렵게 만든다.
3. 출구 조사 거리 제한에 따른 투표자 표본 확보의 어려움
출구 조사는 법에 의해 투표소로부터 50미터 거리 이내에서는 실시할 수 없다. 그런데 실제로 투표소에 가 보면 50미터라는 거리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투표 후 제각각 방향으로 흩어지는 투표자들을 출구 조사원들이 일일이 움직이며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 투표자가 몰리는 시간 대에는 투표자 순서를 세기도 어렵고 많은 투표자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밝힐 기회를 갖지도 못할 것이다.
출구조사 거리제한 규정: 공직선거법 제167조(투표의 비밀보장)
"... 선거의 결과를 예상하기 위하여 선거일에 투표소로부터 50미터 밖에서 투표의 비밀이 침해되지 않는 방법으로 질문..."
4. 출구 조사 표본이 대표성을 가지는지 여부에 대한 이슈
출구 조사 진행 시 남녀나 연령대 등의 구분 없이 매 5명당 1명씩 순서대로 투표자를 표본화 하여 이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그러나 이들이 전체 투표자를 대표한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단지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가장 적절하고 현실적인 방법이기에 이런 표본 추출 방법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따라서 출구 조사의 통계 방법은 필연적으로 오류 요소를 갖고 있는 것이다.
표본이 전체 집단을 대표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음, Source: explorable.com
5. 부재자 투표, 재외국민 투표, 5시 이후 투표 결과 미 반영에 따른 오차 발생
이번 대통령 선거부터 재외국민의 투표가 시작 되었다.투표 현장에서의 출구 조사는 이러한 재외국민들의 투표 성향을 물어볼 방법이 없다. 부재자 투표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출구 조사 결과는 통상 오후 5시까지의 투표 결과만 반영된다고 알려져 있다. 투표가 끝나는 오후 6시 직후, 출구 조사를 발표해야 하기에 대부분 오후 5시까지의 실적만 집계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젊은 층이 SNS 등을 통해 투표 마감 시간에 임박하여 대대적으로 투표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젊은 층의 투표 성향이 출구 조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출구 조사는 추정 오차를 증가 시키는 많은 요소들을 갖고 있다. 따라서 완벽한 출구 조사는 존재할 수 없다. 단지 오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이다.
출구 조사로 당선자의 윤곽을 빨리 알고 싶다면 출구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
방송사가 발표하는 출구 조사 예측과 실제 결과가 틀렸다고 비판만 할 것인가? 아니면 정확한 투표 결과를 빨리 알고 싶은가 ? 그건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출구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자. 그것만이 출구 조사를 유효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모든 투표자가 이렇게 출구 조사에 응한다면, 출구 조사는 앞으로 실제 투표 결과에 대한 정확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확한 출구 조사는 선거 끝에 항상 나오는 부정 투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중요한 검증 수단이 될 것이다.
투표도, 출구 조사도 열심히 참여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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