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도 생산 공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제조업이 떠난 미국에는 단비 같은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로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는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만 한다. 물론 먼 나라 미국 일을 뭐 하러 걱정 하냐는 반응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미국이 처한 현실이 미래 대한민국의 모습일 것이기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애플 미국으로 생산 공장 이전? 전체 중 일부분의 투자일뿐이다.
미국 언론 보도에 의하면 2012년 애플의 연간 제조 관련 투자 규모가 95억 달러라고 한다(출처). 그런데 애플이 미국 공장을 세우기 위해 투자하는 돈이 1억 달러라고 하니 전체의 1% 규모일 뿐이다. 따라서 애플의 미국 본토 생산 규모 이전은 생색내기 수준일 가능성도 있다.
애플 생산공장, Source: crave.cnet.co.uk
대한민국 국민에게 ‘미제’는 무조건 믿고 살 수 있는 신뢰의 국가 브랜드였다.
“Made in USA”, 마국산 제품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제는 60세 이상 되시는 어른들에게 ‘미제’라는 말은 품질의 상징이었다. 6.25 전쟁을 겪고 난 후 대한민국에 들어 온 미국 제품의 품질과 기능은 그 당시 대한민국 국민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는 한동안 ‘미제’라면 묻지도 살피지도 않고 무조건 사는 대표적인 국가 브랜드였다.
Source: dreamstime.com
이제는 미국산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뉴스거리가 되는 초라한 미국의 현실
2012년 12월초 애플 맥 일부 제품의 라벨에서 “Assembled in the USA"가 발견되어 언론에 기사화도 되고 높은 관심을 끌었다(출처).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한 것도 아닌, 조립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관심은 높았다. 왜 그랬을까 ?
Source: idownloadblog.com
그건 그들이 좋아 하는 애플사가 아직 미국에 제조업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미국은 높은 인건비로 인해 제조업체들이 생산기지를 중국 등으로 옮기고 있다. 제조업 공동화로 표현되는 제조업의 탈출 러시이다.
제조업은 전통적으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한다. 따라서 제조업이 없어지는 나라는 일자리가 부족해지는 나라라는 의미이다. 높은 실업률로 고민하는 제조업 공동화의 미국 ! 그래서 그들은 이제 미국에 공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뉴스거리가 되는 초라한 현실을 갖고 있다.
생산 공장이 미국으로 옮겨진다고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까? 아닐 것이다.
애플이 미국으로 생산 공장을 옮길 때의 시나리오는 여러 가지가 있다. 중국의 팍스콘이 맡고 있는 노동집약적인 조립 공장을 옮겨 올 수도 있고, 자동화가 가능한 영역만을 특화시켜 가져올 수도 있다. 어떤 것이 현실적일까 ? 당신이 애플의 최고 경영자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까?
중국의 인건비가 올라가고 있지만 미국의 인건비는 아직도 중국에 비해 무척 높다고 한다. 따라서 전면적인 조립 생산 공장의 미국 이전은 애플에게 원가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커다란 도전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로봇 등에 의해 자동화 될 수 있는 영역으로 특화시켜 미국으로 생산기반을 이전 한다면 애플은 명분과 실리를 둘 다 얻을 수 있다.
자동화된 조립 공장, Source: isthmuseng.com
대부분이 자동화 되어 운영되는 공장, 그 곳은 많은 직원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애플의 미국 생산기지 이전이 미국인들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
한국의 현실도 녹록치 않다. 제조업 기반이 약해지고 공동화(Hollowing out of Manufacturing)가 진행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대한민국도 해외에의 제조업 의존 비율이 무척 높다(출처). 자동차는 40.3%, 휴대폰은 77%, TV는 93%, 냉장고는 74.5%가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많은 제조업체들이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외국에 생산 공장을 갖고 있다.
물론 제조업의 해외 이전이 낮은 인건비만이 아닌 현지 진출을 위한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에 따른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측면이 더 많을 것이다.
선진국화와 삶의 질 향상에 따라 점점 인건비가 상승 될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 그래서 제조업 공동화는 이제 더 이상 다른 나라 이슈가 아닌 우리의 이슈, 대한민국의 엄연한 현실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애플이 미국으로 생산 공장을 옮긴다 하더라도 인력 의존도가 낮은 자동화 공정 중심으로 진행되어 미국인들의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대한민국 역시 제조업의 공동화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일자리 부족 현상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국내 기업들을 한국으로 다시 불러 들여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선택은 무엇일까?
Source: kommein.com
앞으로 단순한 업무 중심의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동화된 공장에도 이를 관리할 사람은 꼭 필요하다. 앞으로는 특화되고 전문성이 강조되는 일자리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단순한 일자리를 꿈꾸고 있는 대한민국 젊은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능력을 한 단계 높여야만 한다.
특화된 영역으로의 전문성 확보 ! 그것만이 미래에 확실한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보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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