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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즉석빵집 성공을 통해 본 불황기 성공전략

by SenseChef 2012. 12. 11.

필자는 빵을 좋아한다. 빵 집을 지나가다 맡는 빵 냄새도 좋고, 빵 만드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다. 촉촉하면서도 부드러운 빵은 어릴적 뛰어 놀다가 배고팠던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던 따뜻한 친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더 행복해졌다. 필자가 살고 있는 주변에 좋은 즉석 빵집이 들어 왔기 때문이다.

 

즉석 빵집이 생기기 전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을 많이 이용했었다. 통신사 할인 혜택을 받으면서 비싸다고 느꼈던 빵을 저렴하게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보다는 빵 냄새가 가득한 즉석 빵집을 많이 간다.

 

그런데 거기에 가 보면 빵을 사는 손님들로 항상 붐빈다. 대한민국에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나 ? 왜 사람들이 여기로 오는거지 ? 세계적인 경기 불황기에도 이렇게 잘 나가는 것을 보면 무언가 다른 점이나 차별화 요소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즉석빵집 모습, Source: newswatch.tistory.com

 

갑자기 호기심이 일어 경영대학원 다닐 때 교수님과 진행했던 Case study처럼 즉석빵집의 경제학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어졌다.

 

내가 가는 즉석 빵집은 인천 수인선 전철 인천논현역 바로 옆에 있는 이지Buy이다. 

 

즉석빵은 무엇일까? 이지Buy 매장을 들어가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매장 내에서 열심히 빵을 만들고 있는 제빵사님들이 보인다. 그리고 매장 내에는 끊임없이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오븐에서 빵을 계속 구워내고 있기 때문이다.

 



빵을 직접 만들고 있는 모습, Source: newswatch.tistory.com

 


그리고 여기서 판매하는 빵은 봉지에 담겨져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판매하는 분에게 물어보니 즉석 빵이기 때문이란다. 갓 구워낸 따뜻한 빵을 비닐 봉지에 넣어두면 습기가 차서 오히려 좋지 않단다. 그리고 손님들이 와서 바로바로 사가기 때문에 따로 포장 할 필요가 없다고 친절히 설명해 주신다.

 

 

포장되어 있지 않은 빵, Source: newswatch.tistory.com

 

즉석 빵은 그날 그날 만들어 파는구나 !  그러니 빵집에 들어가면 맛 있는 빵 냄새가 진동할 수 밖에 ~~~

 

그렇다면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이지Buy라는 즉석 빵집은 어떻게 성공 했을까 ? 그동안 동네에 같은 컨셉의 빵집들이 있었는데 이지Buy처럼 잘 되지 않았다. 생겼다가 사라지곤 했다. 근처의 대형 프랜차이즈 빵 집과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리라 !

 

그래서 이지Buy 즉석 빵집의 성공 요인에 대해 생각해 봤다.

 

 

1. 웰빙 시대 신선한 빵으로 승부

 

     요즘은 먹거리의 품질 경쟁 시대이다. 많은 것이 환경에 오염되고, 인공 색소, 방부제 등의 화약약품 사용이 증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먹거리의 안전은 이제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어느 블로거가 방부제 사용에 대한 자세한 글을 올리셨다. 유통기한이 20일이나 지난 유명 브랜드의 빵인데 아직도 상하지 않고 그대로라는 내용의 글이다(출처). 방부제 중요한 이슈이다. 많은 방부제가 우리 입속으로 들어온다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다.

 

방부제 빵 블로그 내용, Source: http://donghun.kr/1137

 

     그런데 즉석 빵집은 그날 만들어 그날 팔기 때문에 방부제를 거의 쓸 일이 없다고 한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의 경우 공장에서 빵을 만들어 각 빵집에 제공하기 때문에 보존 기간이 길어야만 할 것이다. 생산, 배송, 판매기간 등을 고려하면 즉석 빵집보다 유통 기간이 길수 밖에 없을 듯하다. 따라서 공표된 자료로 확인 할 수는 없지만 즉석 빵집이 상대적으로 방부제를 적게 사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방부제 사용이 적어 몸에 좋을 것 같은 웰빙 즉석 빵, 그것이 내가 여기 이지Buy를 찾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2. 만들어 바로 바로 파니 빵 맛이 좋다 !

 

     밥도 밥솥에서 갓 지었을 때가 윤기도 흐르고 맛있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고기나 나물 등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빵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빵을 오븐에서 꺼내 놓은 모습, Source: newswatch.tistory.com

 

     여기 이지Buy 빵집에서는 제빵사님들이 아침부터 열심히 빵을 만들어 내신다. 정말 즉석 빵이다. 맛이 좋고 거기에 가격까지 저렴하니 저절로 손이 간다.

 

 

3. 선택과 집중을 통한 품질 및 원가 경쟁력 

 

     경제학의 거창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은 많이 사용된다. 여기 빵 집에 가 보면 다른 곳에서는 흔히 찾을 수 있는 케익이 없다. 한개에 2만원 정도 하는 케익을 왜 안 팔까 ? 이지Buy 빵이 대부분 5백원부터 시작하는데 이런 작은 빵 몇개 파는 것보다는 2만원짜리 케익을 파는 것이 더 쉽고 효과적일텐데 ~~~

 

 

 

생일케익, Source: dimensionsinfo.com

 

     그래서 물었다. 여긴 왜 케익 없어요 ? 답변이 재밌다. 자신들은 케익 만들 시간이 없단다. 케익을 만들면 좋을텐데 즉석 빵 만들기도 힘들단다. 그리고 즉석 빵과 케익은 성격이 무척 달라 같이 하기 힘들단다. 밀려드는 손님들 수요에 맞추고 즉석 빵이라는 컨셉을 유지하려면 빵 종류를 즉석 빵에 적합한 종목으로 한정할 수 밖에 없단다. 이런 것이 선택과 집중 아닐까 ?

 

     인천 논현역 주변에는 즉석 빵집이 여기 말고도 더 있다. 다른 브랜드이다. 다른 즉석 빵도 먹어 보고자 들어 갔는데 거기에는 케익도, 즉석 빵도 모두 있었다. 그런데 케익을 보관 할 할 진열대가 매장 내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으니 좁은 공간이 더 덥답해 보인다. 그래서 정작 주력인 즉석 빵들은 내 시선보다 위쪽에 진열되어 있어 불편했다.

 

     아 그렇구나 ! 경제학에서 배운 선택과 집중이 이런 것이구나 !  개인의 호불호 차이는 있겠지만 난 이지Buy 방식이 더 좋다. 그리고 대형프랜차이즈와 상생 하기 위해서라도 즉석빵이 케익까지 팔기 보다 즉석 빵에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

 

 

 3.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원가 경쟁력 

 

      그렇다면 동네 빵집들은 왜 그리도 많이 없어졌을까 ? 여기 인천논현역 근처에도 즉석빵집이 있었다. 케익도 만들지 않았다. 주인 아저씨가 열심히 빵을 만들어 팔았는데 올 가을쯤에 문을 닫은 듯 하다. 왜 그럴까 ? 분명히 이지Buy와 같은 모델이었는데 ~

 

     빵 전문가도 아닌 내가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으랴 ! 그래서 하루는 여기 이지Buy에서 빵을 사면서 제빵사님께 물어봤다. "여긴 왜 이리 잘 되요? 지난 번 저쪽 건너편에 동네 빵집도 똑 같이 했었는데... 없어졌더라구요. 궁금해요 ~ ^^

 

     제빵사님 친절하게 설명 하신다. "요즘 단독으로 해서는 어려워요. 5백원에 빵 만들어 팔기 어려워요. 밀가루 값은 오르고 인건비에 여러가지 임대료 등..."  그런데 이지Buy는 단독 빵집이 아니란다. 벌써 가맹점 수가 130여개나 된다고 한다. 그러니 130여개 빵집이 소비하는 밀가루, 계란, 찹쌀 수요가 장난이 아니란다. 밀가루 등 원료를 대량 구매 하니 단가도 싸고 공급량 부족해져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다 하니 큰 경쟁력이 아닐 수 없다.   

 

구매량(Quantity)이 많을수록 평균 구입단가(Average cost)는 떨어진다, 규모의 경제 그래프

 

    아하 ! 수업시간에 배운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가 이것이었구나 !  저가 즉석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가를 절감해야 되는데 대량 구매를 통한 할인(Volume discount)으로 해결하는구나 ! 기존에 홀로 있던 단독 동네 빵집은 원료값이 비싸니 단가를 못 맞추고 수지를 맞추기도 힘들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지Buy 빵집의 체인화 및 대량 수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내가 즐겨 먹는 5백원 빵이 가능했음을 알고, 경영대학원 강의 시간에 배웠던 이론이 현실이 되어 나타남을 느낀다.

 

 

 4. 불황기 저렴한 빵 값으로의 승부

 

     분명히 싼 값의 빵은 요즘같은 시기에 잘 맞는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기이기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무척 얇아졌다. 직장인도 가정주부도, 노인들도 모두 모두 절약해야만 살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니 예전에 존재했던 저렴한 5백원 빵이 우리의 마음을 휘어잡고 소비자들을 즉석빵집으로 끌어 들인다. 즉석 빵에 저렴하고 맛있기까지 하니 가지 않을 이유를 찾지 못한다.

 

내마음에 쏙 들어온 저가 즉석빵집 이지Buy ! 이를 통해 경제학의 원리와 불황기의 생존 전략을 배웠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불황이더라도 먹거리의 웰빙은 중요하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몸에 좋은 것이라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연다. 또한 백화점식의 다양한 제품 나열보다는 정말 적합한 것만을 선택해서 거기에 집중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규모를 키워 원가  절감 및 품질 경쟁력을 갖출 때 높고도 높은 불황의 파고는 우리를 빗겨 나갈 것이다. 

 

동네 빵집 이지Buy를 통해 한 수 배웠다. 다른 즉석빵집보다도 여기를 앞으로도 많이 이용해야겠다. 그리고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과의 상생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이지Buy가 앞으로도 케익까지는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아무쪼록 즉석빵집 이지Buy의 성공 요인이 불황기 창업을 준비 하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