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채널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을 방법은~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주변에 생기는 빵집, 식당들 중 개업 초기에 손님이 없다가 나중에 많아지는 곳을 보지 못했다. 잘 안되는 이유들은 많다. 업종을 잘못 선택했거나 입지가 나쁘거나 손님을 잘 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무엇이든 준비를 철저히 하고 위험을 감안하여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Image source: oddyssea.com

새로운 사업이 국가나 산업의 운명을 좌우할 때는 더욱 신중해야만 한다.

수요도 없는 곳에 고속도로를 만들었다가 손해가 난다고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수천억원의 투자비가 공중으로 증발되기 때문이다. 산업 내에 경쟁을 활성화 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자나 서비스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싫든 좋든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은 기존 생태계에 영향을 주고 나중에 나쁘다고 이를 되돌리기도 어렵다.  

1년 전에 만들어진 종합편성 채널 시청자들이 찾지 않아 고사 직전이다.

장밋빛 전망 하에 호기롭게 출발했던 종합편성 채널 4개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jTBC, 채널A, MBN, TV조선이다. 이들 채널의 시청률은 더 형편없다. 평균 시청률이 0.4%를 기록하고 있는데,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 재전송 채널의 평균 시청률 0.6%~0.7%에 비해서도 낮다.      

   

낮은 시청률, 낮은 광고 수입으로 종편은 돈에 목마르다.

미디어산업은 전통적으로 광고 수입에 의존하여 사업을 영위한다. KBS처럼 공영방송인 경우 광고없이 시청료만으로 운영되지만 MBC, SBS 등 대부분의 방송 플랫폼들의 주 수입원은 광고 수입이다.

영리한 광고주들이 시청률 낮은 채널에 돈을 들여 광고를 하지 않는다. 당연히 종합편성 채널의 광고 수입은 줄어들고, 이들이 자체 콘텐츠 제작에 투입해야 할 돈이 부족해진다.

재원이 부족한 종편, 자체 콘텐츠 제작 비율 낮추니 시청률 하락의 악순환은 더욱 심화된다.

돈 부족으로 참신한 신규 방송 프로그램이 안 만들어지니 시청자들은 더욱 종편 채널을 멀리한다. 볼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편의 시청률은 더욱 하락 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고 설상가상의 악순환이 계속 될 수 밖에 없다.

  

                                           종편 시청률, Source: blog.ohmynews.com

그렇다면 종편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종편 4개 채널은 너무 많다. 

종합편성채널이 처음 인가될 때부터 이미 미디어 시장은 다수의 사업자가 존재하는 포화된 시장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종합편성 채널이 4개나 인가되니 사업자 수가 너무 많아졌다. 사업 초기 경쟁력을 갖춰야 할 종합편성 채널들은 지상파, 케이블 PP 외에 다른 종합편성채널과도 경쟁해야만 했다. 따라서 시작부터 너무 과도했다. 

                                               Image source: weblogger.tistoyr.com

몸집을 줄여야 한다. 하나로 뭉쳐야 할 것이다.

점점 경영실적이 나빠지는 종편, 남은 방법은 4개 채널을 2개나 1개로 묶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종편사의 부족한 전문 인력도 충당되고, 모회사인 신문사들의 후방 지원 및 증자도 용이해질 것이다. 이렇게 재원이 마련되어야만 새로운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재 도약을 기약할 수 있다.  

EBS는 다큐멘터리로 채널을 특화 시켜 시청률 반전에 성공했다.

지상파 채널에는 인기 있는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 뉴스가 있다. 좋기도 하고 벌써 익숙한 곳이기에 스스럼없이 찾는다. EBS 교육방송 채널에는 왜 갈까? 예전에 잘 가지 않았던 이 채널에 요즘은 자주 간다. 거기에는 다른 지상파 채널들과는 달리 필자가 좋아하는 다큐멘터리 콘텐츠들을 많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으로 EBS는 이제 1.2%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성공적인 색깔 찾기의 좋은 사례이다. 

                                                         Source: ebs.co.kr

 

종편 채널 역시 자신만의 색깔(Identity)을 만들어야 한다.

종편 채널도 살아 남기 위해서는 종편 채널의 고유한 색깔인 Identity를 만들어야만 한다. 종편 채널에 오면 정말 유익한 건강 정보 프로그램을 많이 볼 수 있을까? 시대 및 산업의 흐름을 알려주는 거시적 경제 프로그램이 있을까 ? 시청자가 왜 종편 채널에 와야만 하는지 답을 줘야 한다. 그러면 시청자들은 오지 말라고 해도 온다.

       

                                              Image source: tikkunministries.org

지상파 채널 그룹으로 들어가야 한다.

종편은 현재 10번대 채널에 배정되어 있어 그리 나쁘지 않은 곳에 있다. 그러나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더라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노출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규제기관이나 SO, IPTV, 위성방송 사업자들이 종편 채널의 진정한 발전을 원한다면, 1개나 2개로 줄어들 종편 채널을 지상파 방송 사이에 배치해줘야만 한다. 

물론 종편이 입점료를 많이 내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만 필요한 곳에의 투자, 미래 발전을 위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 종편이 지상파 그룹에 묶여 채널의 인지도가 일정 수준으로 증가된 이후에는 종전처럼 10번대 채녈에 가도 무방할 것이다.  

  

신문산업 사양화에 따른 보험이 아니라 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종편을 왜 경계할까 ? 그건 종편의 배후에 신문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종이 신문의 퇴조에 따라 위기 의식을 느낀 신문사들이 종편 사업에 대거 뛰어 들었다. 신문 산업의 퇴조에 따른 보험 성격일 것이다.

그러나 종편은 신문사의 하위 돌격조로서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상파 3개사에 고착되어 있는 현재의 종합편성 채널 생태계에 역동성과 참신성을 불러오는 새로운 매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신문사와 경쟁하는 지상파도 이들을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로 인식하고 도와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종편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합종연횡을 통해 채널 수를 줄이고, 종편만의 특화된 색깔을 만들어야만 한다. 또한 인지도 향상을 위해 지상파 채널 그룹 사이에 들어가야 하고, 신문사의 전위 부대로서 지상파와 경쟁할 것이 아니라 미디어산업 발전의 동반자로서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개국 1주년을 맞아 새로운 변혁을 시도할 종편 채널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상상해 본다. 이런 상상이 있음은 아직도 종편에게 도약의 기회가 있음을 의미한다.

종편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