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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브라우저 갈라파고스화와 멀어진 창조경제의 꿈

by SenseChef 2013. 8. 16.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연설이나 강의, 교육 등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표현 중의 하나는 "변하지 않으면 끝이다"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다윈의 진화론에 나오는 적자생존 역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한 종만이 살아 남는다는 현실을 잘 말해준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맞추어 잘 변화하고 있는 걸까 ? 반도체, 자동차, 스마트폰 등 몇몇 분야에서는 분명히 성과를 이루고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라와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매일 이용하는 인터넷 브라우저를 보면 답답함이 밀려 온다. 전 세계적으로 크롬(Chrome)이나 파이어폭스(FireFox)의 이용률이 증가되고 있으나 대한민국은 아직도 마이크로소프트의 Internet Explorer를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인터넷 브라우저의 이용을 강제하는 이러한 정책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 또 다른 창조적 혁신의 꿈을 꿀 수 있을까 ?



구글 크롬 브라우저가 점점 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으나 MS 브라우저는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Internet Explorer는 Netscape를 누르고 전 세계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Windows 운영체제와 결합하여 사용하기 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아래 그림에 있는 것처럼 구글 크롬 브라우저가 전세계 시장의 43%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Internet Explorer는 25%에 불과하다.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서는 MS 브라우저가 20%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Firefox에 밀릴지도 모를 일이다.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현황, Source: statista



액티브엑스 때문에 아직도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어쩔 수 없이 써야만 하는 대한민국


필자 역시 Internet Explorer외에 크롬과 파이어폭스를 이용 중이다. 크롬의 경우 블로그 글 작성 시 Span 태그가 자동적으로 삽입되어 글 서식을 바꾸는 문제가 있어 잘 사용하지 않는다(관련 글: 크롬 브라우저에서 글 작성 시 서식 변경 오류 발생). 그러나 파이어폭스는 Internet Exploere에 비해 실행 속도가 빠르며, 여러가지 유용한 기능을 Plug-in으로 제공하고 있어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nternet Explorer는 항상 이용한다. 주민등록 증빙 서류 발급, 인터넷 뱅킹, 홈 쇼핑, 대금 결제, 가입 신청 등의 과정에서 관공서나 기업들이 Internet Explorer에서만 동작하는 액티브엑스(Active X)를 이용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Active X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조차 보안상 위험 등의 이유로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 않다. ActiveX에게 주어지는 시스템 권한을 이용해 해킹이나 침해 사고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음은 ActiveX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안내 글이다(Source: microsoft.com)


[마이크로소프트 안내문, 한글]


ActiveX 역시 다른 소프트웨어처럼 잘못 이용될 수 있다. 컴퓨터의 기능을 중단시키거나, 이용자 모르게 브라우저 이용 습관이나 개인 정보들을 수집할 수 있으며, 원하지 않는 팝업 광고를 띄울 수 있다.


또한 적절하게 만들어진 ActiveX 콘트롤도 악의적 목적의 웹 사이트에 연결되는 코드를 갖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성을 고려하여 웹 사이트가 정말 믿을만한 곳인지 확인한 이후에만 ActiveX룰 설치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안내문]

Unfortunately, ActiveX controls are like any other software program—they can be misused. They can stop your computer from functioning correctly, collect your browsing habits and personal information without your knowledge, or can give you content, like pop-up ads that you don't want. Also, "good" ActiveX controls might contain unintended code that allows "bad" websites to use them for malicious purposes.

Given these risks, you should only install ActiveX controls if you have information about the website that offers the control and the publisher that created the control.



액티브엑스 중단 및 브라우저 호환성 확보를 위한 직접적 정책 추진에 대한 희망 !


공인인증서는 전자금융거래법 21조, 전자서명법 제2조 8호 및 15조에 의해 사용이 강제되고 있다, 물론 법령에 마이크로소프트의 ActiveX를 이용해 공인인증서를 만들라는 표현은 없다. 다만 공인인증서 기술이 ActiveX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공인 인증서 제도를 유지하는 한 ActiveX가 존속되는 것이다.


정부 역시 공인인증서 및 액티브엑스의 보안 위험을 고려하여 움직이고 있다. 공인 인증서를 발행하는 기관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5개의 허가된 기관 외에 다른 곳이 출현하여 다른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분명 값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기관에 맞서 세로운 곳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기존의 5개 허가 기관이 여전히 많은 이용자층을 갖고 액티브엑스 방식를 유지 한다면 액태브엑스 종속 탈피라는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좀 더 강력하고 직접적인 정책을 추진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공인 인증서에서의 액티브엑스 사용 금지, 시장 내 상위 3개 웹 브라우저 모두에서 호환성을 유지하는 공인 인증서 개발" 정책은 어떨까 ?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 갈라파고스화 되는 경우 대한민국의 IT 생태계는 영향 받을 수 밖에 없다.


인터넷 브라우저는 단순히 소프트웨어 중의 하나가 아니다.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전개되는 세상에서 소비자들이 인터넷 세계로 들어가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서비스 발전이나 변화 역시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만 액티브엑스 때문에 비 정상적으로 높은 Internet Explorer 이용률을 보인다면 그것은 전 세계적인 흐름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외국 기업들의 대한민국 IT 시장 진입을 막는 한가지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겠지만, 거꾸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데 커다란 제약 사항이 될 수 있다.


전 세계 인터넷 웹 브라우저 시장의 흐름 변화를 따라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결국 외톨이가 되고, 다른 IT 산업 생태계로부터 고립되는 IT 갈라파고스 섬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다양성, 자유성이 필요한데, 아직도 변화는 요원해 보인다.


대한민국에서는 창조경제 실현이 화두이다. 정부나 연구기관, 일반 기업까지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창조경제에서 핵심인 창조성은 자유로움과 개방성에서 충분히 발현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 이용 시 특정 기술, 특정 브라우저로 제한 되는데 어떻게 창조적인 생각이 가능할까 ? 물론 인터넷 브라우저만이 창조성 발현의 열쇠라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것에서 표현의 자유, 이용의 다양성, 새로운 기술의 수용성이 펼쳐질 때 창조경제의 토양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한 첫발로서 웹 브라우저에서의 특정 서비스 종속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것은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항목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