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분석, 계량화 하다가 기회를 놓치고 마는 아쉬움, 변화와 혁신의 걸림돌이 된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여러가지 판단을 할 일이 있다. 어떤 새로운 것에 대해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것이 향후 수익성 및 위험에 대한 분석이다.
그런데 투자 대상에 따라 이러한 수익성 분석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영역인 신사업이나 콘텐츠 투자등에 대한 것이다.
한 영화 제작사가 새로 만들 영화에 투자 하라고 시나리오를 가져 왔는데 읽어 보니 좋다. 왠지 잘 될 것 같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캐스팅 되는 배우와 결합하면 분명 성공할 것 같다. 이런 느낌을 갖고 경영진과 의사 결정을 위해 회의를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직면하는 것이 향후 에상에 대한 세밀한 계량화 요구이다. 엑셀로 분석해 수치로 성공 가능성, 자신의 느낌을 객관화 하라는 주문이다.
그런데 자신이 갖는 주관적 느낌을 수치화 해서 표현 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예상을 장미빛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공식 문서로 남는 품의서에 그걸 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 보니 시간만 자꾸 흘러간다.
결국 영화 제작사는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한 다른 회사로부터 펀딩(Funding)을 받아 영화를 성공 시킨다. 투자를 하지 못했던 개인적인 아쉬움과 함께 왜 빨리 의사 결정을 못해 피해를 입혔냐는 회사의 질책도 함께 받는다.
이런 상황은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등 관료주의가 진행되고 있는 곳에서 많이 발생한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 피해를 입히지 않겠다는 신중함일 것이나 역설적으로 회사가 혁신을 이루는데 큰 걸림돌이 되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이다.
개인이나 회사,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혁신, 이를 이루기 위한 의사 결정의 유연함과 신속함, 과연 어떻게 가능할까 ?
주관적 판단 필요한 사항에 대한 지나친 계량화 요구의 어려움, Source: Office clip art
수치 분석은 주관에 대한 객관적 포장일뿐, 이를 맹신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시간 낭비로 기회를 잃고 만다 !
어떤 것이든 자료 조사와 이를 통한 분석은 물론 중요하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투자를 함부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로 참고할만한 자료나 사례가 없다면 과감히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른 회사에서도 동일 하거나 유사한 것을 추진해 신속한 의사 결정이 필요할 때는 과감함과 결단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막상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실패의 책임을 떠 안아야 하므로 매우 보수적이 된다. 그래서 이를 객관화 하고 수치화 해서 마음의 평안을 얻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전문 경영인이 대표이사라면 이러한 경우는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
그래서 실무진에서는 시간이 중요하니 밤을 세워가며 분석 작업을 한다. 분명 엑셀에 데이터를 넣어 추정 매출과 비용, 손익을 계산해 낸다. 좀 더 객관적 접근을 위해 현재가치로 할인 해 추정하는 NPV(Net Present Value) 분석을 한다. 자회사를 만드는 경우라면 추정 손익 계산서, 현금흐름표를 바탕으로 자산, 부채, 자본까지 산출한다.
그런데 이런 추정치가 얼마나 맞을까? 수치로 표현되어 있으니 정확할 것 같은데 분석 내부에는 수많은 주관적 판단이 들어간다. 비교 사례나 참조할 것이 없어 실무자가 임의적으로 넣은 비율들에서 얼마나 정확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
수치화 되어 있어 믿을만하다고 생각하는 수치 객관성에 대한 맹신 오류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는 대목이다.
규모가 커지다 보면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관료주의적인 형태 ! 변화의 큰 걸림돌이 된다.
우리는 비대해진 기업이나 정부 기관 등이 관료주의화 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이것의 핵심은 자신이 책임을 지고 싶지 않으니 매우 안전한 것만 추진하고 싶다는 의사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모여 의사 결정을 하고, 일부 개인의 주관을 배제키 위해 객관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행태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 대기업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지 못하고, 항상 뒷북만 치는 모습이 반복된다. 대기업에 협력을 제안했던 벤처 사업가는 자신을 믿어 주는 외국 투자가로 옮겨가 큰 성공을 이루고 결국 국부 유출이 되는 경우도 발생될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 페쇄형 SNS인 밴드를 이들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대기업에 사업 아이템으로 제안 했다면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었을까 ? 카카오톡은 문자메시지(SMS)의 아성을 넘을 수 없고, 밴드는 SNS 모델상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야 하니 성공하기 어렵다는 핀잔만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 시점에 맞는 판단이었을지 모르지만 현재로 놓고 보면 그들이 잘못 판단한 것임에 분명하다. 이처럼 판단은 어렵기도 하지만 주관성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 잊는 것처럼 갑이 되어 군림 하려는 벤처기업의 구태의연 함 !
초심을 잃은 벤처라는 지적을 듣는 곳들이 많다. 모바일 메신저름 만드는 한 기업도 이제는 벤처 시절의 어려움을 잃고 앱 개발사들 위에 군림하려는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곤 한다. 개구리가 물속에 살면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 쳤던 올챙이 시절을 잃었다는 아쉬움의 표현이다.
또한 이러한 행태는 벤처 기업들이 절박함에서 나오는 신속함이라는 성장 동력을 자꾸 잃어만 간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중견 기업이나 대기업이 갖는 관료주의적 무사 안일 주의가 생기는 벤처 기업이라면 더 이상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주관적 판단 필요할 때는 계량화 없이 추진 할 수 있는 순발력, 결단력이 필요하다.
요즘 혁신이 많이 얘기된다. 너무 많이 언급되어 식상함을 넘어 짜증까지 유발되는 단어이다. 그런데 혁신은 벤처부터 대기업, 심지어 정부 기관에서조차 많이 사용된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혁신을 이루기 위해 정말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인지, 의사 결정 구조는 유연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입으로만 혁신을 외치며 정작 머리속은 방어적, 위험 회피적으로 자신의 안전만을 갈구한다면 혁신은 그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위험 없는 성공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아이템이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물론 중요한 것이나 이를 객관화 할 수 없다면 주관적 판단만으로도 의사 결정이 되는 구조가 대한민국 기업들에게 생겼으면 좋겠다.
혁신 부족에 대한 질타 ! 그것은 새로운 아이템이 없어서도, 돈이 부족해서도 아닐 수 있다. 오히려 객관화, 수치화만을 부르짖는 구태의연한 무사 안일주의가 큰 장벽일 가능성이 높다. 만리장성만큼이나 높아 보이는 이 장벽이 하루빨리 걷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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