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서로 비슷할 때 친구일뿐 ! 가세가 기울면 더 이상 친구가 아니란다 !
어렸을적 부모님께서 해 주신 말씀 중 기억나는 문구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더라도 서로가 비슷하게 살 때 오래동안 친구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말씀이셨다.
그러나 그 당시 이러한 말씀에 동의할 수 없었다. 사춘기의 반항심으로 오히려 부모님이 속물 근성을 갖고 계시다라고 생각했다. "친구면 끝까지 친구이고, 허물까지 덮어주며 위로해 주는 것이 진정한 친구 아니예요 ?"
점점 더 세상을 살다보니 이제는 조금씩 부모님의 말씀에 공감이 간다.
친한 친구 중 하나가 일찍 사업 전선에 나갔다가 계속해서 사업이 실패 해 그는 지금 빈털터리가 되었다. 결혼도 하지 못했고 조그만 트럭 하나를 가지고 행상으로 먹고 산다고 한다. 친구들이 만나고 싶어 연락해도 그는 도통 전화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휴대폰 전화번호가 알려지면 곧바로 바꿀 정도로 연락을 끊고 산다.
동창회 모임에 열심히 참석했던 친구가 있다. 대기업에 다니던 친구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구조 조정에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일을 구하지 못해 수년째 백수 상태인 이 친구는 더 이상 동창 모임에 나오지 않는다.
위의 사례들은 사람과 사람 간의 일시적 또는 구조적 불균형이 가져오는 관계 단절의 사례들이다. 물론 이는 노력과 다른 방식의 접근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를 기업이나 산업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 사람들처럼 기업이나 산업, 국가도 서로 처지가 비슷할 때만 협력할 수 있는 것일까 ?
친구의 진정한 의미 Source: Clip art
러시아의 도움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유럽의 현실 !
요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분쟁이 뜨겁다. 이러한 싸움에 유럽과 미국까지 참여 해 더욱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피격된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의 사고 원인 및 대책 등에서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국가 간의 분쟁에서 특이한 점이 발견 된다. 반군에 미사일을 제공해 원인을 제공했다고 의심을 받는 러시아가 매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형 사건이 발생 되면 해당 국가가 책임을 통감하고 사고에 애도를 표했던 모습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최근 한 언론사가 보도한 기사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러시아 제재 안 무섭다, 자신만만". 러시아의 한 장관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비록 서방이 러시아를 제재 하더라도 그것이 러시아 경제에 미칠 영향은 무척 작을 것이라는 발언이었다.
또한 다른 기사에서는 EU(유럽연합)가 러시아 은행이나 국영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EU는 러시아에 대해 실효적인 제재를 할 수 있을까 ?
그러나 아래에 나와 있는 그래프를 보면 EU의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잘 알 수 있다. EU가 취사나 난방용 등으로 널리 사용하는 가스의 상당량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프에 보면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유럽 전체는 30%, 독일 40%, 이태리나 프랑스는 20%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북유럽 일부 국가는 100%의 의존도를 보인다.
만약 러시아가 EU의 제재에 반발해 가스 공급을 중단 한다면 어떻게 될까 ? EU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EU의 러시아에 대한 엄포는 공수표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의 막강한 힘에 할 말을 제대로 못하는 EU의 처지가 안타깝다.
EU의 러시아 가스에 대한 높은 의존도, Source: statista
구글없는 스마트폰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구글 눈치봐야 하는 대한민국의 현실!
IT 산업에서도 이러한 힘의 불균형은 존재한다.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개발의 초창기에는 이의 보급 확산에 나서야 했기에 구글보다는 제조업체들의 목소리가 더 컸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구글의 정책에 따라 제조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구글이 점차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스마트폰 기본 탑재 앱 제한 정책도 구글보다는 국내 제조업체나 이동통신사가 주로 영향을 받고 있다. 구글 검색,구글지도, Gmail 등의 구글 서비스는 여전히 기본 탑재되고 있으며, 해외 기업임을 감안 하더라도 구글이 대한민국 정부의 요청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어느날 갑자기 구글이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고 특정 제조업체가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더 이상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들어 낼 수 없다. 한순간에 사업 기반이 사라질수도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한 높은 의존도이다.
비록 세계속의 스마트폰을 대한민국 제조업체들이 만들어 내고 있으나 그 경쟁력의 원천, 통제력은 상당 부분 구글에 있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스마트폰의 강자가 아님을 의미한다.
PC 시장에서의 교훈을 되새겨 봐야 하는데 여전히 아쉬운 현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 PC 시장에서 윈도우즈(Windows) 운영체제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 했다. 또한 이것이 가져오는 여러가지 폐해를 우리는 실제로 경험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소프트웨어 가격을 올려도, 임의적으로 그들의 서비스를 종료해도 막을 방법이 없었다. 하드웨어를 만드는 곳은 마진이 적어 제품 생산에서 큰 재미를 볼 수 없었다. 막강한 점유율로 모든 소프트웨어가 윈도우즈 운영체제에서 개발되니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의존도는 계속 증가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현재는 모바일로 시장이 재편되어 상황이 나아졌다. 그러나 PC 시장에서의 이런 경험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바일에서 다시 유사한 상황이 재현되니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과거 역사를 통해 배우고 개선해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새롭게 떠 오르는 웨어러블 시장에서 소프트웨어로 승부해 성공하길 !
이미 모바일 시장에서의 균형추는 구글이나 애플에 옮겨져 있어 이를 돌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PC 시장이 모바일로 재편되면서 기회가 있었던 것처럼 이제는 대한민국 기업들이 웨어러블(Wearable)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보면 어떨까 ?
삼성전자는 개발중인 타이젠을, LG전자는 HP로부터 인수한 Web OS가 있다. 만약 하드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와 잘 어울리는 운영체제를 활용 해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을 공략 한다면 대한민국 기업들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선두가 되려면 기존 시장의 질서를 재편 하거나 시장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진정한 경쟁력, IT 강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에서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것은 또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러시아의 가스에 의존하는 유럽, 구글에 의존적인 전세계 모바일 시장처럼 대한민국이 세력의 불균형 관계에서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조만간 다가 올 미래에서 대한민국의 멋진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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