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과 추억

가을색에 물든 시골마을의 풍년 기운

by SenseChef 2014. 9. 11.

사람들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계절이 다릅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를 해 보면 가을이 좋다는 비율이 높습니다.


물론 선호하는 이유도 제각각입니다. 나무에 아름답게 단풍이 들기에 좋다는 것에서부터 풍성한 추석 명절, 산과 들로 여행 가기 좋다는 것 등 가을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가 존재 합니다.


이번 추석에 시골 마을을 방문하니 가을이 더욱 좋아집니다. 근래 들어 가장 빠른 추석(9월 8일)이기에 가을 색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시골 마을에 도착 하니 밤 나무가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 옵니다. 나무 위를 올려다보니 아래 사진처럼 밤송이에 갈색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밤이 벌써 익어 이제 수확할 시점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른 추석 탓에 모든 밤송이가 익은 상태는 아닙니다. 일부 빠른 밤송이가 잘 익은 밤을 품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밤송이들도 곧 잘 익은 밤을 생산해 낼 것입니다.


조금 더 발길을 옮기다 보니 밤이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이런 경우 밤을 몇개 주워 가는 것은 주인들도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나무가지 등으로 밤송이를 쳐서 떨어 뜨리는 것입니다. 이는 의도적으로 밤을 가져 가는 것이며 그 양도 많을 것이기에 주인들은 불편해 합니다.


따라서 시골 마을에 간다면 떨여져 있는 밤만 조금 줍기 바랍니다. 과유불급의 원칙이 여기에도 적용 됩니다.


밤이 떨어진 곳에서 위를 쳐다보니 아래 사진처럼 밤송이가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한눈에 봐도 잘 익은 밤이 안에 들어 있습니다. 조만간 살랑 살랑 부는 가을 바람에 이 밤송이도 떨어져 밤을 쏟아 내겠지요 !


이제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러다가 깨 나무에 시선이 멈춥니다. 아래 사진을 잘 살펴 보시지요 ! 뭔가 이상한 점, 특이한 것을 찾으셨다구요 ? 그렇다면 분명 감각이 넘쳐 흐르는 분일 것입니다 ^^


아직 찾지 못했다면 눈을 크게 뜨고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 사진은 깨 나무의 제일 윗 부분을 확대 촬영한 것입니다. 이제 명확하게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메뚜기가 깨 나무와 비슷한 색으로 위장하고 제일 위에 앉아 있습니다. 대단한 위장술이네요 !


주변의 밭에서는 고구마가 줄기를 왕성하게 펴고 그 세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이 많은 잎들이 태양 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고 그 영양분을 뿌리에 전달 해 맛있는 고구마가 될 것입니다. 벌써 황토 빛의 고구마가 땅 속에 묻혀 있을지도 모릅니다.


가을에는 이렇게 호박도 왕성하게 자라납니다. 호박 꽃은 벌써 지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벌을 유혹했을 꽃은 수정이 끝난 것 같습니다. 꽃마다 예쁘고 탐스러운 호박이 열리겠지요 !


이미 상당히 크게 자란 호박도 보입니다. 주변을 보니 호박이 한 두개가 아니네요. 크고 웅장하게 그 모습을 자랑하는 호박 ! 나 중에 호박 떡이나 호박 죽을 만들어 먹으면 좋을 것입니다.


길가에 있는 단풍 나무에도 시선이 갑니다. 녹색이 아닌 단풍 고유의 붉은 색 기운이 조금씩 나무에 번져 갑니다. 빠른 추석이라 하더라도 벌써 가을이 시골 마을에 찾아온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클로즈 업 해서 살펴 보니 단풍 색깔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단풍 나무는 길가에 서서 지나다니는 차량 운전자들에게 가을의 전령사가 될 것입니다.


단풍 잎과 아직은 녹색인 벼의 색깔이 대조되어 아름답네요 ! 이런 시골 마을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나 가을이 되면 수확 하느라 바쁠 시골 마을에서는 휴식보다는 노동이 더 많을 것입니다.


대추가 풍년입니다. 가지마다 꽉 차게 매달린 대추 열매에 가지가 늘어질 정도입니다. 또한 갈색 빛을 점차 머금고 있는 대추를 따서 먹어 보니 단맛이 많이 납니다. 올 가을 적어도 대추 농사는 풍년일 듯 합니다.


추석의 시골 마을에 아름답고 넓게 펼쳐진 벼의 모습입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녹색의 기운이 전해지는 듯 합니다. 그러나 벼를 심어 모내기를 하고 병충해 방제를 하며 땀 흘렸을 농부들의 땀이 가득 베어 있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시골 농로 길을 따라 논에 가 봅니다. 예전에 비해 요즘은 농로가 잘 닦여 있어 농기계나 트럭까지 논에 갈 수 있습니다. 아주 예전에는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조그만 길뿐이어서 모든 것을 인력에 의존했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시골에 사람들이 많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제 젊은이는 떠나고 어르신들만 남아 있는 시골에서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벼의 모습입니다. 어렸을 적 시골에 가면 동네 아이들이 물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걸 보여 주면서 '쌀나무'라고 설명을 하곤 했습니다. "아하, 쌀 나무구나 !"라고 맞장구를 치면 아이들이 까르르 큰 웃음을 선사하곤 했지요 !


사실 쌀 나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벼'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를 놀린 것입니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은 '벼'에서 만들어집니다. 벼의 이삭 하나 하나가 쌀 한톨씩이 됩니다.


이삭이 밑으로 굽어지는 것을 보니 벼 역시 가을을 머금고 익어감을 알 수 있습니다.


들판에 꽉 찬 벼가 마치 잘 조직된 군대처럼 일사분란하게 들판에 기립해 있습니다. 위로 솟아있는 벼 잎이 마치 기마병의 창처럼 하늘을 향해 솟구쳐 있습니다. 과거 로마의 대군이 모여 있을 때 멀리서 보면 이런 모습이 연출 되었을까요 ?


논 옆 농로 좌우에는 콩이 심겨져 있습니다. 작은 공간 하나라도 소중하게 여기는 농부들의 근면함이 느껴집니다. 논에서는 벼를, 농로에서는 콩을 수확하니 올 해 먹거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아래 사진 속의 식물은 무엇일까요 ? 바로 가을의 대표적 먹거리 중 하나인 옥수수입니다. 물론 이 지역에 강원도만큼 많은 옥수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터를 이용해 옥수수가 심겨져 있습니다. 옥수수 수염의 색깔과 모습을 보니 곧 수확해도 될 것 같습니다.


옥수수는 이렇게 풍성한 잎도 자랑합니다. 따라서 시골에서 소나 염소를 기른다면 옥수수는 먹이로서도 좋습니다. 옥수수 잎을 잘라서 주면 가축들이 좋아합니다. 또한 저장해 두었다가 먹이가 떨어지는 겨울에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버릴게 없는 옥수수입니다.


밭에서는 고추가 빨갛게 익어갑니다. 빽빽하게 자라있는 고추나무 잎을 보니 많은 고추를 수확했을 듯 합니다. 지나가는 어르신에게 여쭤보니 고추는 벌써 수확을 시작 했다고 합니다.


한 여름부터 고추를  따서 뜨거운 태양에 말려 고추가루를 만드는 것이 태양초 고추가루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이 힘들기에 요즘은 기름을 이용한 인공 건조도 많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젊은이들이 떠나간 시골의 불가피한 모습 중의 하니일 것입니다.


추석 명절에도 쉬지 않고 밭을 일구시는 어르신의 모습입니다. 넓은 밭을 기계를 이용해 두둑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밭에 두둑을 만들고 농작물을 심어야 배수도 잘 되고 작황이 좋다고 합니다.


명절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하시니 다른 날에는 얼마나 더 열심히 일을 하셨을까요 ? 집에서 편히 먹는 농작물에 베인 농부님들의 땀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시골에 와 보니 벌써 산과 들에 가을의 기운이 완연하게 넘쳐납니다. 아직도 낮에는 30도 이상의 뜨거운 태양 빛이 넘쳐 납니다. 그런데 이것이 풍년을 가져온다 생각하니 덥다고 짜증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을 해 봅니다.


또한 곳곳에 베어 있는 시골 어르신들의 노고의 모습을 뵈니 농산물 값이 비싸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지역의 경우 올해 농사는 풍년일 듯 합니다. 풍년으로 올 한해 힘들었을 어르신들의 얼굴이 활짝 펴지고 행복 하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풍년의 기운, 결실의 기쁨이 넘쳐나는 시골 마을을 다녀 오니 제 자신도 힐링이 저절로 됩니다. 여러분들도 가을의 기운을 받아 마음의 풍년을 맞이 하길 바랍니다. 들에도, 우리들 마음에도 가득 찰 풍년이 기대되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