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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추억

겨울비 온뒤 주변에 찾아온 봄의 기운

by SenseChef 2015. 2. 18.

벌써 입춘이라고 ? 이렇게 추운데 봄이 시작된다니 !


입춘은 음력 달력상 봄이 시작된다는 의미의 날이다. 그런데 2015년의 경우 한참 추웠던 2월 4일이 입춘이었다.


몸으로 느끼는 체감상 계절의 변화와는 너무나 달라 음력 달력에 대한 불신만 증가 되었던 기억이 있다.


최근 며칠 사이에 비가 내렸다. 비가 오고 나면 기후나 계절이 변하곤 한다. 따라서 그래서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카메라를 메고 주변을 살펴 보기로 했다.


밖에 바람이 약하게 불면서 한기가 느껴졌으나 돌아다니다 보니 한 겨울과는 분명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정말 이제는 봄이 온 것일까 ? 황량해 보이는 나무들이 한 겨울 추위에도 꿋꿋이 살아 남았을까 ?



봄은 벌써 우리 주변에 찾아와 있었다. 단지 느끼지 못했을뿐 !


아파트 주변의 나무들은 멀리서 볼 때 아직도 메말라 있었다. 그러나 가까이 살펴보니 나무 끝에 새 생명의 흔적을 완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꽃이나 나뭇잎을 만들기 위한 활동이 벌써 일부 나무에서 시작된 것이다. 아래 사진은 이름 모를 나무의 모습이다. 나뭇가지에 물든 파란색이 반갑고, 꽃망울의 아름다운 자태가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아래 나무의 경우 꽃망울이 아니라면 겨울 추위에 얼어 죽은 것이라 생각할 뻔 했다. 저렇게 피폐해진 모습 속에서 새 생명이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갈색과 대비되는 멋진 모습의 꽃망울이 반갑다.


진달래, 개나리와 함께 봄을 가장 먼저 장식하는 것은 목련이다. 공원에 심어져 있는 목련에는 벌써 꽃망울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실제로 목련이 개화 될 3월말, 4월초까지는 아직도 한달 이상 남았다. 그러나 목련의 이런 부지런한 변신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리도 빨리 아름다운 목련 꽃을 감상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좋은 봄 !


공원 한 켠의 땅 위에 사람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흔적이 불쾌하기보다는 이길을 오고 갔을 수많은 사람들이 반갑다. 따뜻해진 날씨 덕에 운동하기 좋은 때가 다시 찾아온 것이다.


여러 방향으로 흩어져 나 있는 발자국 ! 비가 왔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비는 새 생명을 만들기도, 우리의 인생을 기록하기도 한다.


공원 산책로에서 어떤 노부부가 다정하게 산책을 하고 있다. 가볍지만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맛난 음식을 먹는 것과는 또 다른 행복일 것이다.


곡선의 아름다움과 운치가 있는 공원 산책로 !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아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아직은 사람들이 없다. 오늘 누군가 이 멋진 길을 연인과 함께 걸으면서 그들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길 바란다.


땅 위에는 솔 잎이 쌓여 있다. 겨우내 쌓여 있었을 솔잎은 썩어 다시금 나무을 위한 거름이 된다. 버릴 것이 전혀 없는 자연의 순환은 인간의 개입이 없어도 계속된다. 단지 인간이 만든 썩지 않는 물건들이 그들의 순환을 방해할 뿐이다.


공원에는 부지런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계신다. 한 할머니가 멋지게 자전거를 타신다. 여유있는 모습을 보니 그분의 연륜까지도 느껴진다. 어디를 가시는 걸까 ? 공원을 가로질러 가시는 걸 보니 자녀 집을 방문하시는 것은 아닐까 생각 되었다.


할아버지 두 분이 벤치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웠다. 공원을 한 바퀴 돌아 왔을 때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웃음을 띤채 대화를 나누시고 계셨다.


인생에서 저리도 친한 친구, 말이 통하는 친구가 있다면 결코 후회스런 인생이 아닐 것이다. 나중에는 돈보다도 더 필요한 것이 진정한 친구라는 어떤 어른의 말씀이 생각난다.



아빠를 따라나온 한 아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공원 여기 저기를 살핀다. 나뭇가지로 눌러도 보고, 푸른 풀을 들춰본다. 어릴적 뛰어 놀던 모습이 생각나며 갑자기 시간 여행 속으로 빠져든다.


즐거웠던 그 시절이 벌써 과거임을 알고 안타까움을 갖는다. 그러나 오늘도 어떤 미래의 후회스런 과거가 될 수 있으니 열심히 살자고 다짐해 본다.


우리 주변에 성큼 찾아온 봄의 기운을 느껴보자. 이제 2월 중순이니 3월도 그리 멀지 않았다. 봄의 따뜻한 기운과 아지랑이를 기대하며 겨울의 매서운 추위에 맞서보자.


그리고 지금 어렵고 힘든 일이 있다면 희망을 갖자. 겨울이 지나 봄이 오는 것처럼 반드시 행복한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3월의 멋진 봄이 기대되는 2월의 어느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