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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국내 방송산업의 위기 극복할 수 있을까?

by SenseChef 2015. 5. 7.

TV 방송 보려면 케이블 TV에 가입 하세요 !

 

바보 상자라 폄하하기도 하는 TV는 우리 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TV 시청이 인생의 낙이라 하는 사람들도 꽤 보았다.


집에 들어 오면 아무런 생각없이 TV를 틀어 놓는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TV를 통해 흘러 나오는 뉴스나 드라마를 보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남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등을 알게 된다. 물론 공짜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좋은 TV 화면을 보기 위해서는 실내 또는 실외에 설치된 안테나를 이리 저리 돌려야만 했다. 그러나 난시청 지역이 존재하고 비행기가 날아 다니면 잔상이 생기는 등 안테나를 통한 TV 시청은 여러 면에서 불편 했다.


그러다가 케이블TV가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TV 시청에 따른 불편함이 일거에 해소 되었다. 곧 케이블TV는 시대의 대세로 자리잡으며, TV 시청을 위해서는 케이블TV에 가입해야만 한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었다.


그러나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소비자들의 TV 시청 행태가 다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젊은 층들은 더 이상 TV 앞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스마트폰을 통해 영상을 본다. 방송사에서 틀어 주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본방송 시간을 굳이 고수 하지도 않는다. 대신 인터넷을 통한 VOD(Video On Demand) 시청을 더 좋아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가 국내 방송산업의 미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될까 ? 어떤 사업자들이 앞으로도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전히 살아 남을 수 있을까 ?

실외 TV 안테나 모습, Source: By Tennen-Gas (Own work) [GFDL (http://www.gnu.org/copyleft/fdl.html) or CC-BY-SA-3.0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 via Wikimedia Commons

 


케이블 TV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 선호하는 젊은 층의 변화 !

 

미국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TV 시청 이용 행태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케이블TV 등의 유료 방송, 스트리밍(Streaming) 서비스, 종이 신문 등에 대한 세대별 선호도가 집계 되었다.


아래의 그래프는 이에 대한 조사 결과이다. 케이블TV, IPTV 등의 유료방송(Pay TV)은 예상대로 노년층이 주로 선호 했다. 노년 층과 젊은 층 간의 유료방송 선호도 격차가 무려 34% 포인트나 되었다.


반면 유료방송의 경쟁 서비스인 스트리밍 서비스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젊은 층의 서비스 선호도가 높고 노년층은 낮은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스트리밍 서비스를 좋아하는 현재의 젊은 층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사회의 주도 세력이 된다. 그들이 더 이상 유료 방송을 가입하지 않을 것이기에 향후 케이블TV 등의 유료방송 가입자 기반은 와해 될 수 밖에 없다.


이른바 Cord-Cutting(유료방송 해지), Cord-Never(유료방송 미 가입)라는 유료방송 몰락의 현실화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젊은 층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 Source: statista

 

 

지상파 방송사도 스트리밍 서비스에 나서는 속내 !

 

KBS, MBC, SBS 등의 지상파 방송사는 대한민국 콘텐츠 생산의 중심지이다. 그들이 직접 또는 외주 제작사와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 내는 드라마나 예능 등의 콘텐츠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는다.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의 유료방송 서비스에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가 없다면 이는 "안꼬 없는 찐 빵" 신세일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콘텐츠 경쟁력을 실감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경쟁 관점에서 보면 지상파 방송사들은 콘텐츠에 대한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누구나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를 필요로 하니 그들은 그저 앉아만 있어도 된다. 수요는 넘쳐나고 공급이 제한되는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다.


그런데 지상파 방송사들이 몇해전부터 Pooq이라는 OTT(Over The Top)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Pooq 서비스는 이미 여러 유료방송사의 모바일 TV에 입점 되어 있으며, PC를 통해서도 이용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소불위의 콘텐츠 경쟁력을 갖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왜 스트리밍 서비스에 직접 나섰을까 ?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사회적 영향력과 확산성을 잘 보여 준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세와 경쟁력이 높기에 지상파 방송사들이 직접 견제에 나서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를 비정상적으로 시청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로 볼 수 있는 "오늘의TV", TV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TV 패드"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 역시 형태로 보면 스트리밍 서비스에 해당된다.


따라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자꾸만 확산되어 가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직접 발을 담가 자신들의 수익원을 보호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 대한민국 방송업계가 경쟁 대신 협력을 해야 할 떄 !


세계 최고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 중인 넷플릭스(NetFlix)의 한국 시장 진출이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콘텐츠 확보, 협력 등을 위해 넷플릭스가 벌써 여러 한국 기업들을 접촉 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관점으로 본다면 넷플릭스를 위시한 거대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넘보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갖고 있으며, 이제 기가 인터넷(Giga Internet)으로 전환 중인 대한민국 시장은 인프라 측면에서 그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걸림돌이 없다. 남은 것은 대한민국의 콘텐츠 확보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방송 업계는 어떻게 대처 해야 할까 ?


이제 그들의 경쟁 상대는 더 이상 국내에 있는 방송사업자들이 아니다. 그들이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진출이다. 또한 콘텐츠 수급 계약도 없이 비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 하며 수익을 얻어가는 어둠의 경로를 제공하는 기업들이다.


해결 방법은 유료방송사들이 서로 간의 경쟁 대신 상호 협력하고, 지상파 방송사와도 공조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는 유료방송사에 지나친 콘텐츠 공급 대가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 유료방송사들은 UHD 등의 방송 고도화, 좀 더 쓰기 쉬운 UI(User Interface) 구현 등에 적극 나서야만 된다.


비정상의 정상화, 글로벌 기업에 대한 공동 대응은 방송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방송업계가 앞으로도 살아 남아 볼만한 서비스들을 계속 제공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