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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정부와 논쟁서도 밀리지 않는 구글의 파워

by SenseChef 2013. 1. 5.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아직도 그럴까?
청양 고추는 작지만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강한 매운 맛을 낸다. 그래서 고추의 대명사는 크고 붉은 고추가 아니라 청양고추가 되었다. 그런데 IT 산업에서도 이처럼 작은 고추가 맵다는 논리가 통할 수 있을까 ? 구글과 같은 거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작은 고추일 수 밖에 없는 로컬 기업이나 정부가 글로벌 기업에 맞서 싸울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누가 유리할까?, Source: pixabay.com



구글과 프랑스 정부 간의 싸움! 구글, 프랑스 정부에 맞서 철수라는 놀라운 카드를 들고 나온다.

먼저 관련 뉴스를 보자(출처).


구글은 뉴스 알리미(Alert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 언론의 뉴스를 키워드에 따라 분류하여 이용자에게 보내주는 뉴스 검색 서비스이다. 뉴스는 주요 내용이 요약되어 Gmail로 전달되는데 메일 내용에 광고가 들어 있어, 구글은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그런데 프랑스 정부가 구글의 뉴스 검색 서비스에 대해 세금을 물리겠다고 통보 했다. 구글이 프랑스 언론의 뉴스를 전달하면서 광고 매출을 올리니 세금을 내라는 것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이 적용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프랑스 정부의 움직임에 대한 구글의 반응이 놀랍다. 구글은 만일 프랑스 정부가 자사의 뉴스 알리미 서비스에 대해 세금을 물린다면 프랑스 언론을 뉴스 알리미 대상에서 제외 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달리 표현 한다면 뉴스 검색 관련 프랑스 시장에서 철수 하겠다는 의미이다.

'12년 10월경에 시작된 이 이슈는 현재 논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독일 정부 역시 유사한 검토를 하고 있으며, 이태리의 신문사들 역시 구글의 뉴스 검색 서비스 과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판세를 보면 프랑스 정부보다는 구글의 기가 더 강력해 보인다. 글로벌 기업의 파워가 느껴진다.



구글 ! 검색 관련 신생 Startup을 지나칠 정도로 압박하여 생존 자체를 위협하다.
검색 시장의 강자, 구글에 맞선 신생 기업 DuckDuckGo가 있다. 5년 전에 설림된 이 회사는 개인정보를 활용하지 않는 새로운 방식의  검색 모델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구글의 견제로 이제는 사업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 신생기업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위해 추진했던 duck.com 도메인 인수를 구글이 M&A를 통해 견제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참조). 거대 기업에 대해 소규모 기업들이 얼마나 약해질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구글이 프랑스에서 떠난다면 프랑스 정부, 프랑스 언론이 더 손해 볼 것이다.
구글과 프랑스 정부 간의 뉴스 검색 관련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구글은 정말 프랑스 언론사들을 자사의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전 세계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하는 뉴스 알리미 서비스에서 프랑스 언론 뉴스가 배제되기에 프랑스 언론사들의 뉴스 배포는 갑자기 축소 될 것이다.

반면 구글은 아쉬울게 별로 없다. 광고 수입에 일정 부분 영향이 있겠지만, 전체 규모로 보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프랑스는 전 세계 150여개국 중의 한 나라일 뿐이다. 뉴스 내용이 더 필요하다면 다른 나라 언론사를 통해 추가로 수급하면 된다. 프랑스에서 세금 부과를 받아 들인다면 전 세계 다른 나라로 확대 될 수 밖에 없기에 세금 이슈에서 구글은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프랑스 정부가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면, 구글이 뉴스 검색 관련 프랑스 시장에서 철수 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한 대부분의 손해는 프랑스 정부 및 언론사에 귀속 될 가능성이 높다.    


구글 뉴스 알리미 서비스(키워드: LG전자), 우측 빨간 박스 안 구글 광고임



글로벌 기업,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로 모든 걸 압도한다.
구글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 답은 어렵지 않다. 구글 검색, Gmail, 뉴스 알리미, 구글 Docs,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같은 무료 서비스들을 통해 구글이 확보한 대규모 이용자 기반이 그들의 힘이다. 구글이 전 세계 수백억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하기에 국내에서 기껏해야 수천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은 구글과 경쟁력 비교 대상이 안된다. 글로벌 기업의 위대함과 두려움은 이러한 이용자 기반의 대규모성에서 발현된다. 

글로벌 기업. 국가(정부)의 힘까지 능가 할 수도 있다.
기업과 국가는 비교 대상이 아니어야 한다. 따라서 기업과 국가는 타협의 파트너가 아닌 국가에 의한 일방적인 관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은 자신들의 이익 추구를 위해 국가와 타협하지 않을 수 있다. 구글은 중국정부와 타협 대신 대결을 선택했다. 그 결과 구글이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잃는 손실을 겪고 있지만, 이는 구글이 쓰러질 정도의 타격은 아니기에 아직까지도 버티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이미 충분한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 특히 구글은 이젠 국내 기업(Local)이 아닌 국가(정부)까지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힘이 커졌다.



글로벌 기업에 대한 대처법 !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지금까지 글로벌 기업의 강력함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 그렇다면 글로벌 기업은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으니 손을 놓고 있어야만 된다는 얘기인가? 그렇지 않다. 다만 글로벌 기업의 힘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을 뿐이다.

국내에서는 구글의 검색 서비스나 마이크로소프트의 MS-Word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이나 네이버라는 강력한 국산 검색엔진이 구글 검색을 능가하고, 한글과컴퓨터의 한글이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 검색 서비스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프랑스 IT 기업이 존재했다면 구글이 프랑스 언론을 배제하겠다는 카드를 내밀 수 있었을까 ? 그렇지 않을 것이다. 구글은 아마도 프랑스 정부가 물리는 세금을 조용히 납부 했을 수 있다. 프랑스 정부에 몽니를 부려봐야 구글만 손해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의 존재가치와 영향력 ! 이젠 신중히 고민 해 봐야 할 때이다. 미흡하더라도 국내 기업을 키워야 한다.
글로벌 기업의 글로벌 서비스 ! 분명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글로벌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해 지나치게 이들 글로벌 기업에 예속 된다면 우리의 생활은 국가가 아닌 글로벌 기업에 의해 통제되고 관리 될 수도 있다.

글로벌 기업의 강력함에 대한 견제를 위해, 아직은 부족한 국내 기업들의 서비스나 상품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 ? 단기적이 아닌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우리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예속될 것인가? 주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