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뒤엔 이별뿐이라 했다.
연인의 만남도, 부모 자식간의 인연도, 친구도 결국 언젠가는 이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운명이다. 그 방식이 무엇이냐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런 걸 거부하고 싶은 것이 우리네 삶이요, 마음이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사이가 아닌 IT 서비스에서도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추억과 향수, 기억을 온전히 담았던 프리챌이 이제 곧 문을 닫기 때문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세상을 화려하게 열었던 프리챌의 몰락도 결국 어쩔 수 없는 필연적인 운명일까 ? 아니면 그들이 큰 실수를 했던 것일까?
프리챌의 서비스 종료 안내 화면, Source: freechal.com
지나친 자기 자만이 불러온 프리챌, 서비스 유료화로 몰락하다.
프리챌은 1999년 설립된 이후 카페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다. 많은 사람들이 프리챌에서 커뮤니티를 열기 위해 몰려 들었고, 사이트에는 좋은 글과 정보들로 넘쳐났다. 그래서 포털에서 검색을 하면 프리챌에 있는 글들이 상위에 뜨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프리챌은 몰려 드는 가입자와 높은 인기로 온 세상을 가진 듯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프리챌은 무료로 운영되던 커뮤니티 서비스를 갑자기 유료화 했다.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했던 사람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한술 더떠 프리챌은 유료화 정책에 반발하는 카페는 아예 카페 접속 자체를 중단 시키기도 했다 한다.
지금 생각해봐도 프리챌의 결졍과 행동은 무모해 보인다. 프리챌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그건 잘 나가던 프리챌이 자신들의 힘으로 이용자들의 생각과 행동까지 통제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자기자만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과 이용자를 무시하는 프리챌의 결정이 그들의 몰락을 가져 온 것이다.
경쟁의 원칙 무시, 대안이 존재하는 경우 이용자들은 옮겨간다.
경쟁이란 무엇일까 ? 서로 비슷한 서비스나 상품들이 품질 경쟁을 하면서 앞서거나 뒤서는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경쟁 관계에 있는 경우 한쪽의 실수는 다른 쪽의 기회가 된다. 또한 이용자들의 이동이 촉발 되기도 한다.
프리챌이 유료화를 선언한 시점에 카페 서비스에도 이미 프리챌의 경쟁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프리챌과 달리 무료 서비스를 계속 유지했고, 검색이라는 경쟁력을 갖고 있는 포털들이었다.
결과적으로 프리챌에 실망했던 이용자들은 포털의 카페 서비스로 서서히 이전을 했다. 이를 통해 포털의 커뮤니티 서비스들은 가치있는 정보로 채워져 포털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를 했다. 프리챌은 더 이상 유용한 정보들로 채워지지 않으니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질 수 밖에 없었다.
경쟁 관계에서 다른 대안이 있는 경우 이용자들은 쉽게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갈 수 있다는 소중한 교훈을 전해준다.
유료화는 새롭거나 확장되는 서비스로의 추진 필요성
지금도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들의 유료화 소문이 나온다. 실제로 유료화가 되는 경우도 있다. 구글의 경우 중소기업에게 제공하던 자기 도메인으로의 무료 Gmail 서비스를 유료화 할거라고 발표했다.
프리챌이 다른 서비스들의 유료화와 다른 점은 기존에 무료로 이용하던 서비스를 유료화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무료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면서 부가적인 서비스나 확장 서비스에서 유료화를 진행 한다면 이용자들의 반발과 거부감은 줄어 들 수 있게 된다.
프리챌이 커뮤니티 접속 자체는 무료 서비스를 유지하고 아바타 판매나 사이버 머니를 통해 부분 유료화를 했더다면, 프리챌은 지금 또 하나의 거대한 포털이 되었을 수도 있다.
다른 시각, 다른 생갹의 중요성
프리챌 사이트(http://www.freechal.com/)에 들어가보면 서비스 종료 화면이 뜬다. 그런데 이 웹 페이지의 제목이 눈길을 끈다. 인터넷 브라우저 상단 제목줄에 "다른 시각, 다른 생각의 중요성"이라 나와 있다.
프리챌은 아직도 그들의 유료화 결정이 옳았다고 판단하는 걸까? 아니면 자신들과는 생각이 달랐던 이용자를 무시했던걸 후회하는 걸까 ?
묘한 여운을 남겨주는 제목이다. 이걸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는 각자에게 남겨져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인 카카오톡이 갑자기 채팅 서비스 자체에 대해 유료화를 발표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용자들의 카카오톡 탈출은 러쉬를 이룰 것이다. 마이피플이나 라인으로 대거 이동할 것이다. 당시 프리챌의 유료화 결정은 이런 정도의 충격을 주었다.
서비스 유료화와 기업의 생존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갑작스런 유료화, 이용자의 정서를 무시하는 결정은 결코 환영받지 못하고 오히려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뿐이다. 신생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프리챌이 전해주는 생생한 생존의 충고를 명심하여 치명적인 실수나 오판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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