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는 WiFi, 대한민국에서도 가능할까 ?
매달 말 LTE 가입자들 중 일부는 WiFi Zone을 열심히 찾아 다닌다. 요금제에 정해진 데이터 이용 한도를 거의 썼기 때문이다. 청소년 요금제에 가입되어 있는 학생들 역시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여 WiFi 접속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봐도 WiFi Zone이 충분치 않고 WiFi에 접속 되더라도 속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데이터를 추가로 구매하고 싶은데 가격 역시 만만치 않다. 불경기까지 겹쳐 이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WiFi를 마음껏 쓸 수 있는 시대는 불가능한 걸까?
무료 WiFi의 필요성, Source: wikimedia.org
이동통신사의 WiFi 서비스, 이용자와 동시 접속자 수 증가로 품질이 나빠져 간다.
WiFi는 여러 사람이 인터넷 용량을 나눠 쓰는 트래픽 공유 서비스이다. 따라서 1명이 이용할 때와 10명, 100명이 이용할 때의 속도 차이는 크게 날 수 밖에 없다.
최근 급속도로 보급된 스마트폰 및 테블릿이 WiFi 접속을 지원하기에 WiFi Zone은 항상 붐빈다. 모든 사람들이 WiFi 접속을 켜 놓지는 않지만 단말기의 증가는 혼잡도를 증가 시킬 수 밖에 없다.
콩나물 시루처럼 사람들로 꽉 차있는 전철 내부에도 이동통신사의 WiFi가 설치되어 있다. 이들 WiFi 공유기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접속할까 ? 이동통신사에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많게는 몇백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WiFi의 커버리지가 전철 한 칸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1호선 전철 안에서는 이동통신사의 WiFi 접속이 잘 안된다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상대적으로 한산한 9호선 등에서는 잘 된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WiFi 품질이 나빠진다는 증거일 것이다.
LTE 데이터 이용량을 늘리려고 이동통신사가 WiFi 품질을 저하 시키는 것일까?
이동통신사는 3G에서 4G(LTE)로 넘어 가면서 무한 정액제 대신 종량제 요금을 적용 했다. 물론 나중에 고가의 4G 정액제 요금을 출시 했지만 가격이 높아 이용자들이 선택하기에는 쉽지 않다.
종량제 요금 구조에서 이용자들이 정해진 데이터 한도를 초과한다면 이동통신사는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따라서 그들은 자사의 WiFi Zone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이동통신사들이 자사의 WiFi Zone 품질을 고의로 악화시켜 나간다면 이용자들은 저절로 떨어져 나가고 WiFi Zone을 완전히 없앨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상상속의 음모론이길 기대한다. 정부나 연구 기관들이 이동통신사의 WiFi Zone 운영 실태를 모니터링 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큰 비난을 불러오고 나중에 들통 날 수 있는 일을 이동통신사들이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 유인 없는 이통사의 WiFi 품질 개선 노력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자신들의 WiFi Zone에 대한 투자를 진행 한다면 WIFi의 품질은 향상될 것이다. 지하철 WIFi에 와이브로 대신 4G 회선을 트렁크(Trunk)로 연결하고, WiFi 공유기를 촘촘히 구축하면 된다. 또한 동시 접속자 수 증가에 따른 한계 극복을 위해 단말기 인증 방식을 Local에서 Central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런 변경 작업은 필연적으로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그들이 투자를 진행할까 ? WiFi의 품질이 향상 되더라도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추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또한 WIFi 접속의 활성화는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추가적인 매출을 가져다 주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WIFi Zone의 품질을 비약적으로 개선 시킬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공공 WIFi 구축 정책, Source: orlandosentinel.com
따라서 대안은 정부 주도의 공공 WiFi 구축이다. IT 산업 발전을 이끌 대통맥 !
이동통신사들의 자발적인 투자 유도가 어렵다면 정부가 주도적으로 공공 WiFi를 구축하면 된다. 미국이나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벌써 발벗고 나섰다.
일본은 총무성 주관 하에 공공 장소에서의 무선랜 고속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Wi-FILS와 공공 무선랜을 위한 기술 실증 실험까지 했다(출처).
미국은 FCC(연방통신위원회, Federal Communication Committee) 주관으로 미국 전체로의 공공 WIFi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출처). 고속 서비스이기에 명칭도 Super WiFi라 불리우며, 반납된 TV 주파수 대역을 이용하기에 넓은 지역을 동시에 서비스할 수 있는 장점까지 갖고 있다.
이처럼 IT 인프라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미국이나 일본은 벌써 몇 걸음 앞서 나가 있다. 국민들의 편익 증진과 IT 산업 발전을 위해 공공 WiFi 구축을 추진 중인 것이다.
따라서 대한민국도 정부 주도하에 공공 WiFi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민간 기업 주도로의 WiFi 확산을 기다리다가 때를 놓쳐 후회 할 수 있다. 감나무 아래에서 감이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대한민국은 IT 인프라 강국이라는 말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현재에 머물러 있는 곳은 퇴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으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정부의 IT 인프라 환경 개선 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경부고속도로가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했던 것처럼, 공공 WiFi의 획기적인 구축은 대한민국 IT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대동맥이 될 수 있다.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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