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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까치밥 남기는 배려의 온,오프라인 상생

by SenseChef 2013. 3. 3.

요란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


큰 행사에 갔는데 정작 맛있는 음식이 별로 없어 실망 했을 때 이런 표현을 쓴다. 또한 비즈니스에 큰 기대를 했는데 성과가 보잘 것 없을 때에도 사용되는 말이다. 요즘 오프라인 매장의 직원들에게서 들려오는 끝없는 하소연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Windows 8이 출시 되었을 때 필자는 대형 가전제품 전문 매장에 들렸다. 터치 인터페이스 기반의 새로운 운영체제가 어떤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비치되어 있는 하이브리드 PC에서 이리저리 Windows 8의 기능을 살펴보고 돌아 왔다. 그런데 가격은 집에 돌아와서 온라인으로 검색을 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필자처럼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경하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비싼 임대료에 전기료까지 내야 하는 오프라인 매장들의 주름살이 눈에 선하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과연 바람직한 걸까 ?  IT 생태계의 선순환이라는 측면에서 대책은 없는 걸까 ?




제품 체험만 보고 가는 전자 제품 전시장, Source: flickr.com




조사 결과, 오프라인이 온라인의 전시장이 되어 가고 있음이 입증 되고 었다.


Placed라는 곳에서 아마존 고객 14,00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구매 형태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그들은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구경하고 물품은 아마존 온라인에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주요한 결과이다(출처). 


조사 대상자의 상당수는 침구/목용 욕품을 파는 "Bed Bath and Beyond", 애완견 관련 가게인 PetSmart, 장난감을 파는 Toys'R'us에서는 구경만 하고, 정작 물건은 아마존 온라인에서 구매했다. 전체 대상자 중 각각 27%, 25%, 21%의 비율이었다.


남녀로 구분했을 때, 남성들은 Best Buy, Home Depot, Lowe, 여성들은 Kohl PetSmart, Bed Bath & Beyond를 많이 방문했다.


이러한 소비자 행태 변화에 따른 위험도 평가 결과 순위는 아래의 그래프와 같다. Bed Bath & Beyond가 가장 위험한 곳으로 평가 되었다.





Image source: nytimes.com, Placed



Best Buy의 CEO는 자사가 온라인 쇼핑몰의 Showroom이 되어 가는 걸 막지 못했다고 하여 사임했다.


Best Buy는 미국의 유명한 가전제품 판매체인이다. 그런데 판매 실적의 계속적인 부진 때문에 2012년 4월 CEO인 브라이언 던 이 사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출처).


한때 가전시장의 지배자로까지 일컬어지던 베스트바이의 몰락은 소비자들이 구매처를 온라인으로 옮겼기 때문에 발생된 것이다. 온라인의 공세에 대한 오프라인 쇼핑몰의 위기감이 어느정도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비싼 임대료, 전기료,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 오프라인 쇼핑몰의 고민 !


국내에도 많은 수의 가전제품 양판점과 대리점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지나가는 손님을 끌기 위해 목 좋은 요지에 대형 매장을 내고, 직원까지 고용하여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열심히 설명한다. 매장은 넓고 찾아오는 손님이 별로 없어 어떤 때는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


또한 넓은 평수이다보니 오프라인 쇼핑몰 운영에 들어가는 전기 요금, 냉난방 요금도 적지 않을 것이다. 임대료가 높음은 당연할 것이며, 실적급으로 운영되는 판매사들 급여 역시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오프라인 쇼핑몰들이 하루에 얼마나 물품을 판매 할까 ? 구체적인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지나다니면서 보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구경만 하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행태를 소비자들이 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온라인에서 파는 건 하자있는 거예요 ! 모델 번호가 달라요 ! 여기 것이 정품이에요 ! 


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가서 제품 설명을 들을 때 많이 듣는 설명 중의 하나이다. 실제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눈여겨 둔 가전제품의 모델 번호를 온라인 쇼핑몰에서 입력하면 나오지 않는다. 왜 안 나올까 ?

관련 업계에 있는 사람의 설명을 들으니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몰간 불균형을 해소키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체에서 물건을 납품할 때 동일한 제품에 대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모델 번호를 달리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물품을 1:1로 직접 비교할 수 없게 된다.

오프라인 쇼핑몰과 제조업체의 고민이 잘 드러나는 판매 전략이다. 그들의 고민의 깊이, 아픔의 정도를 느낄 수 있다.



오프라인 없는 온라인 쇼핑몰은 존재하기 어렵다. 상생의 전략을 도모해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이 오프라인 쇼핑몰을 이용 하기만 하면 어떻게 될까 ?  실제로 아마존은 2011년 12월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본 뒤 아마존에서 구매하면 가격을 할인해 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출처). 온라인 쇼핑몰이 오프라인 쇼핑몰을 자신들의 목적 달성만을 위해 이용하는 생태계 파괴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계속되면 하나 둘씩 오프라인 매장은 사라지고, 온라인 매장만 남게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온라인 쇼핑몰은 그들의 비용으로 전시장을 운영 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어려움은 새로운 유통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을 촉발 시켜 온라인 쇼핑몰 업계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도 높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몰간 상생의 비즈니스 관계 정립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점점 복잡해지고 이해 관계가 얽히는 생태계에서 경쟁 외에도 상생을 위한 협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생태계가 어느 한쪽에 치우쳐 소화 불량이 생기면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조건 누군가를 짓누르기보다는 상생,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제시한 "까치밥을 남겨 두는 배려"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오프라인과 온라인간 진정한 상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