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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벌써 버려진 갤럭시S와 Android의 건전성

by SenseChef 2013. 4. 3.

"새로 나온 구글 Keep 서비스, 갤럭시S에서 안 되는데 ! 왜 그런지 알아 ?"


한 지인에게서 걸려 온 전화 내용이다. 에버노트(Evernote)와 경쟁하기 위해 구글이 새롭게 출시한 구글 Keep 서비스가 갤력시S에서 설치되지 않는다는 문의였다. 그러나 이해가 되지 않는 질문이었다. 갤럭시S로 실행할 수 없는 앱을 구글이 출시했을 거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에 밀려 위기에 빠졌던 삼성을 기적적으로 구해냈던 단말기가 갤럭시S이다. 전세계적으로 수천만대나 팔려 나가 삼성전자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세력을 확장하는데 큰 도움을 준 단말기이다. 


그런데 갤럭시 S가 벌써 버림을 받았단 말인가 ? 구글 Keep 서비스를 갤럭시S에서 정말 이용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구글이 새롭게 출시한 Google Keep 서비스. Source: Google Play

 


구글이 새롭게 출시한 구글 Keep 서비스, 최신 안드로이드폰에서만 가능하다.


앱 스토어인 Google Play에서 살펴 보니 구글 Keep 서비스는 정말로 오래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지원하지 않는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e cream Sandwich )인 버전 4.0.3 이상에서만 가능토록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갤럭시S가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버전은 현재 2.3.6인 진저 브레드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갤럭시S에서 구글 Play에 접속하면 구글 Keep 서비스는 아예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 설치 불가능한 앱이기에 목록에서 조차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구글이 야심차게 내 놓은 서비스가 가장 많이 팔린 안드로이드 단말기중 하나인 갤럭시S에서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메모장 서비스가 얼마나 높은 사양이 필요한 걸까? 경쟁 서비스들은 구형 OS도 모두 지원하는데 ~


필자는 Evernote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OneNote도 이용 중이다. 그런데 이들 앱은 한결같이 구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도 지원한다. 메모 앱이 대규모의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하는 앱이 아니기에 구형 OS에서도 동작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Keep은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어찌된 일일까 ? 다음의 앱별 운영체제 최소 사양을 비교해 보면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난다.


 구분

최소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 

비고 

 Evernote

 1.6 이상

 

 OneNote

2.3 이상 

진저 브레드 

Google Keep 

4.0.3 이상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Awesome NotePad 

 2.0 이상

 진저 브레드



삼성이 갤럭시S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구글이 최소 사양을 낮춰야 하는데 누가 움직일 것인가 ?


갤럭시S가 2010년 봄에 출시 되었으니 벌써 3년째가 되어 간다. 단말기 교체 주기가 짧아진 요즘이기에 이 정도 기간이면 정말 긴 시간일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갤럭시S를 쓰는 사람들이 꽤 존재한다. 그리고 이들은 갤럭시S의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에서는 Single Core AP로써의 제한, RAM 용량 등 하드웨어 사양이 부족하여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구글이 나서면 된다. 오래된 OS에서 실행 가능하도록 구글 Keep을 변경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구글이 이렇게 할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 그동안 사례를 보면 그리 유연하게 협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없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이대로는 황폐화 될 수 밖에 없다.


만약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반을 관리하거나 통제하는 주체가 있어도 이러한 일이 발생할까 ? 그렇지 않을 것이다. 통제 주체가 신규 서비스의 계획 및 출시 준비 단계에서 문제점들을 파악해 분명히 시정토록 했을 것이다.


또한 구형 단말기의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게을리하는 제조업체들의 행태에도 제동을 걸었을 것이다. 통제 주체를 통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도 규율과 통제가 생겨날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현실은 구글이나 제조업체 그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혼란과 혼돈, 황폐화 될 수 밖에 없는 생태계, 그것이 안드로이드의 현재 모습이다.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애플처럼 OS 업그레이드에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는 항상 비교가 된다. 서로 완전히 다른 생태계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운영체제가 업그레이드 되면 거의 모든 단말기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일부 하드웨어 사양이 부족한 단말기의 경우 예외가 될 수는 있다.


앱의 등록이나 퇴출 역시 애플 자신이 통제하고 관리한다. 여러가지 문제점이나 이슈 등을 파악하여 생태계를 유지, 발전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보안성(Security)이 강조되는 최근 흐름에 비추어 보면 애플의 폐쇄적인 생태계 운영 정책이 오히려 더 설득력 있게 다가 오기도 한다. 



파편화 해소, 상생 전략 실행 등의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위한 구글과 제조업체의 헌신이 필요한다.


단말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는 그리 쉽지 않다. 수많은 안드로이드 단말기들이 제각각의 형태와 인터페이스, 버튼 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파편화(Fragmentation)라 불리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건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만들어내는 제조업체들이 계속 증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글이나 제조업체 연합 등이 공동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앱도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구형 단말기의 다양한 형태를 지원할 수 없는 앱 개발사들은 최신 안드로이드 단말기만을 지원하려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구형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갖고 있는 이용자들은 최신 앱을 사용할 수 없고, 안드로이드의 인기는 하루 아침에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구글과 제조업체들이 안드로이드 생태계 발전을 위해 함께 나서기를 바란다. 파편화 방지, OS 업그레이드 등에 대한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지키지 않는 제조업체들을 제한하거나 퇴출 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안드로이드는 지금보다 더욱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역동성과 규율 유지를 위한 구글, 제조업체들의 헌신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들이 하루빨리 변화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