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동향

메시징서비스 3개나 되는 기업, 전략은 뭘까?

by SenseChef 2013. 4. 25.

한 기업에서 메시징 서비스를 3개나 갖고 있다. 무엇을 써야 할까 ?


다양성의 제공은 소비자 선택권이라는 측면에서 무척 좋은 것이다. 그런데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선택 가능한 옵션이 많을 때 사람들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고 한다. 각각 옵션에 대한 비교로 최선의 선택을 하려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성이라는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한 IT 기업에서 메시징 서비스를 무려 3개나 갖고 있다. 네이트온(NateOn), 틱톡(Tiktok), 조인(Joyn)이라는 서비스다. 해당 기업에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 활동을 열심히 했을 정도로 품질도 괜찮은 것들이다.      


마케팅이나 경영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 중에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이 있다. 여러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 하기보다는 잡을 수 있는 토끼에 집중 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 기업의 메시징 서비스 전략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1개도 운영하기 힘든데 3개씩이나 운영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니 3개 정도는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이들은 왜 이리도 많은 메시징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걸까 ?  




선택의 문제(What to select, How to choose ?)




카카오톡의 대항마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틱톡, S기업에 인수된 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1년 7월에 출시된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인 틱톡(TikTok)은 5개월만에 1천만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참 인기를 끌던 카카오톡의 대항마로 화려하게 무대에 오른 것이다. 이후 2012년 4월에 틱톡은 자금 및 기술력이 풍부한 S사에 인수 되어 그들의 성공은 바로 눈앞에 와 있는 듯 했다.


그러나 틱톡은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실패했고 사람들의 뇌리에서 점점 잊혀져 갔다. 틱톡이 대중화된 서비스로 발전하지 못한 것이다.   



MSN Messenger의 철옹성을 넘어 뜨렸던 NateOn,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


초창기 PC 메시징 서비스의 대명사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MSN Messenger였다. 대규모 가입자 기반과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MSN 메신저는 넘어설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런 MSN Messenger를 쓰러뜨린 서비스가 네이트온 메신저였다. 이동통신사의 무료 문자 서비스와 연계하여 가입자 기반을 늘린 결과 나중에는 MSN Messenger 서비스를 누르고 당당히 1위로 올라섰다. PC 메시징 서비스 분야에서의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그런데 PC에서 모바일로의 환경 변화에 네이트온 메신저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메시징 서비스의 플랫폼이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는데도 네이트온은 PC 메시징 서비스에 주력했던 것이다.   


필자도 네이트온 메신저의 열렬한 이용자였으나 이제는 카카오톡을 주로 이용한다. 네이트온 메신저에 로그인 한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모바일 시대의 흐름 변화를 놓친 네이트온 메신저의 현재 위상을 잘 설명해 준다. 



카카오톡의 또 다른 대항마, 조인(Joyn)도 침체에 빠졌다.


S사에서 발표한 조인(Joyn) 역시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이다. 카카오톡의 독주를 막고, 이동통신사의 문자 메시지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연합 서비스이다. 그런데 이 서비스 역시 많은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 했으나 이용률이 높지 않아 앞으로의 전망이 어둡다(출처).


한시적 무료화 선언, 카카오톡에 비해 획기적인 기능의 부재, 장애 등이 문제의 주요한 원인이다. 조인 서비스 역시 카카오톡에 밀려 메인 무대에서 내려올 준비를 하고 있는 듯 하다.



스마트폰 기본 어플로의 편입, 타 서비스와의 연계 등으로는 카카오톡을 넘어서기 힘들다. 


S사는 자신들의 메시징 서비스를 스마트폰의 기본 설치 앱으로 포지셔닝 할 수 있다. 새롭게 나오는 스마트폰에 자사의 메시징 서비스를 무조건 기본 탑재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용자들에게 서비스가 많이 노출되어 이용률이 증가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의 효과는 높아 보이지 않는다. 메시징 서비스가 카카오톡 대비 차별화된 기능과 성능,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한 스마트폰에의 기본 탑재로 이용자들이 눈길을 끌 수 없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서비스 통합 또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3개의 메시징 서비스는 각자 장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S사가 메시징 서비스에서 성공 하려면 3개 서비스를 통합 운영 할 필요가 있다. 각각 서비스의 장점을 모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네이트온의 대규모 가입자 기반과 PC에서의 서비스 제공 경험, 틱톡의 커뮤니티 기능, 조인의 이동통신사와의 연계 기능들이 그것일 것이다.


3개 서비스가 하나로 묶여 훌륭한 메시징 서비스가 된다면 카카오톡의 진정한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 대나무 여러 개가 묶여 더 큰 힘을 낼 수 있는 진리를 생각해 볼 시점이다.



벤처로서의 도전 정신과 창조성을 억제하는 합병 정책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번에 S사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취한 전략은 틱톡 서비스를 제공하던 자회사를 모회사에 합병 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전략이 적절한 걸까 ?


벤처 기업의 경우 직원이 몇명 되지 않기에 의사 결정도 빠르고, 무모한 상상과 도전조차 끊임없이 추진할 수 있다. 그런데 대기업의 조직 구조나 의사 결정 체계에서 이런 것들은 용인되지 않는다. 대기업의 조직 구조가 벤처에 비해 경직되고 관료주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병으로 모회사에서 근무하게 될 틱톡 개발자나 상품 담당자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귀 담아 들어주지 않는 모회사의 직원들과 조직 문화에 금방 좌절 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의 창조성과 끼는 책상 아래 깊숙히 가라 앉고, 그들은 곧 퇴사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틱톡이 가졌던 창조성과 역동성의 DNA는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다.



대기업은 몸집이 커서 좋은 반면 무겁기 때문에 행동이 느릴 수 밖에 없다. 반면 벤처 기업들은 가볍기에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어떤 것이라도 용이하게 시도할 수 있다. S사가 메시징 서비스를 3개나 갖고 있게 된 것도 그들이 대기업에 속해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따라서 S사 메시징 서비스의 성공은 그들이 벤처기업처럼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 결정 구조를 갖출 때 비로소 가능할 수 있다. 기존의 구태의연한 생각과 행동이 지배하는 조직 체계로는 카카오톡의 참신성과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S사가 자신들의 메시징  서비스를 전담 할 작고 유연한 자회사를 만들기 바란다. 그것만이 S사가 카카오톡과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