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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애플이 인텔CPU 썼다면 어떤 일 생겼을까?

by SenseChef 2013. 5. 20.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


무엇인가 뒤늦은 후회를 하는 경우 이런 속담을 인용하곤 한다. 과거에 지나간 일을 후회한들 그걸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것이나 그 피해가 너무나 큰 것이라면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 올 것이다.


인텔의 CEO였던 폴 오텔리니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텔의 판단 실수에 대해 언급했다. 인텔이 애플에 아이폰용 CPU를 공급할 수 있었지만 인텔이 거부 했다는 흥미로운 뉴스이다(출처: 지디넷코리아).


아이폰의 전 세계적인 인기를 고려할 때 인텔이 애플에 CPU를 공급 했더라면 인텔은 지금쯤 더욱 놀라운 기업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텔은 이러한 좋은 기회를 보기 좋게 차 버렸고 이제는 미래의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런데 궁금해진다. 인텔이 애플에게 아이폰용 CPU를 공급 했더라면 현재의 업계 경쟁 구도는 어떻게 되었을까 ? 인텔 대신 CPU를 납품했던 삼성전자가 지금처럼 잘 나갈 수 있는 걸까 ?




때늦은 후회의 아쉬움, Image source: Office clipart




삼성전자가 애플에 CPU 납품치 못했다면 아이폰에 쉽게 대응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인텔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인텔이 애플에 CPU 납품 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최대의 수혜자가 된 곳은 삼성전자이다. 삼성전자가 ARM 계열의 CPU를 만들어 애플에 납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CPU 납품은 단순히 아이폰용 Chipset 공급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애플의 아이폰 공세에 휴대폰 시장의 주도권을 빼았겼던 삼성전자는 절치부심 끝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자인 애플의 아이폰 제품 파악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을 것이다.


삼성전자가 아이폰용 CPU 공급 업체였기에 삼성전자는 직간접적인 여러 방법으로 애플의 아이폰에 대해 분석할 수 있었고, 아이폰 진화 전략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들은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개발 하거나 애플에 대한 대응 전략 수립 시 큰 기여를 했을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애플에 CPU를 공급 했기에 삼성전자는 애플을 추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가정이 맞다면 삼성전자는 애플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은 인텔에 진정으로 감사를 표시해야만 한다.  



애플이 인텔 CPU를 이용했다면 배터리 용량 문제로 아이폰은 성공하지 못했을 수 있다.


인텔의 CPU가 실제로 아이폰에 장착되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일이 발생 되었을까 ?


애플의 아이폰은 배터리 용량 부족으로 실 사용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을 것이다. 인텔의 CPU가 처리 속도는 빠른 대신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또한 PC CPU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인텔은 애플의 저전력 CPU 제작 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 따라서 아이폰은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한 후에도 반나절 밖에 사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인텔 CPU 및 배터리 용량 부족 때문에 아이폰의 실용성이 떨어지니 아이폰의 성공 신화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인텔이 협상 끝에 계약을 체결 했더라도 일시적인 계약이었을수 있다. 결국 ARM 계열 CPU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자서전에서 인텔의 CPU에 대해 그리 좋게 평가하지 않았다. 애플에겐 컴퓨팅 파워보다 저전력 특성이 더 중요한데 인텔의 CPU가 이를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플과 인텔 간에 CPU 공급 계약이 맺어졌더라도 그들의 관계는 그리 길게 가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의 CPU 요구 조건을 만족하는 ARM 계열 Chipset 제조업체들이 많았기에 애플이 중간에 CPU 거래선을 바꿨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이다.


따라서 인텔의 때늦은 후회 대상은 애플과의 공급 계약 거부가 아니라 컴퓨팅 파워(속도)에만 집착했던 그들의 전략이어야 할 것이다.



인텔에게는 시련이겠지만 애플 납품 거부가 인텔의 새로운 발전 기회가 될 수 있다. 잠자는 거인의 도약 가능성 !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다. 오히려 나쁜 일이 복을 가져다 주는 좋은 일이라는 의미이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큰 성공을 거둘때 인텔은 CPU 업계의 맏형으로서 그 과실을 취할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인텔은 자신들의 실수에 대해 크게 반성했을 것이다.


그 결과 인텔 내부에는 그동안 팽배했던 자만감과 허세는 사라지고 위기 의식과 발전에 대한 결연한 의지만이 가득차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텔은 이제 저전력 특성이 우수한 CPU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고 있다.


인텔이라는 잠자던 거인이 애플 아이폰이라는 극약 처방에 놀라 잠을 깬 형국이다. 따라서 인텔로서는 그리 후회해야 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납품 거부를 했던 애플과 그들의 성공에 인텔은 진심으로 감사해야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애플과 인텔 간의 CPU 공급 계약 결렬은 여러가지 면에서 IT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관점에 따라서 당사자들간에 후회와 감사의 마음도 교차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재이며, 과거의 사례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판단은 기업의 운명을 바꿔 놓을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며, 기회가 왔을 때는 그걸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또한 위기를 통해 기업과 조직의 정신 무장이 강화 될 수 있기에, 기업들은 위기를 또 다른 성공의 도화선으로 이용하는 지혜를 발휘 해야만 한다. 위기가 몰락이 아님을, 오히려 기회 임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