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채용할 때 업무 능력을 가장 마지막에 따진다"
오늘 한 신문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출처: 한겨레). 구글이 상식을 깨고 업무 능력을 가장 나중에 평가 한다니 놀랍기만 하다. 기업에서는 통상 능력 있는 직원을 “일 잘하는 사람”으로 부를 정도로 직원들의 업무 수행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구글이 정반대로 움직이니 신기하다.
그런데 정말 구글에겐 직원들의 업무 능력이 중요하지 않은 걸까 ? 아니면 업무 능력은 회사에 들어오면 저절로 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걸까 ?
구직 인터뷰의 중요성(Job Interview), Image source: wikimedia.org
구글은 난해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심층 인터뷰 질문을 통해 인재를 걸려낸다 ! 쉽지 않다.
그런데 기사 내용 중 눈길을 끄는 것은 구글에 입사하기 전까지 최소 4번에서 10번까지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구글 내부 직원이 입사 희망자와 만나서 평가하는 인터뷰(Job Interview)는 출신 학교나 점수 등의 외부 지표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구글의 인터뷰 질문은 어렵기로 유명하다. 구글은 난해하고 어려운 질문에 지원자들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하는지,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한다.
다음은 해외 언론에 소개된 인터뷰 질문 사례이다(출처: Business Insider). 여러분도 직접 답을 해 보자. 정답이 없는 문제이지만 어떻게 문제를 접근 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성격과 능력 등이 표출 된다.
막대기를 3개로 잘라 삼각형이 만들어질 수 있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
What is the probability of breaking a stick into 3 pieces and forming a triangle?
당신의 옷장이 셔츠로 가득차 있다고 가정하자. 원하는 셔츠를 찾기가 무척 힘들다. 당신이라면 셔츠를 찾기 쉽도록 어떻게 관리 하겠는가 ?
Imagine you have a closet full of shirts. It’s very hard to find a shirt. So what can you do to organize your shirts for easy retrieval?
1조개의 숫자가 있다. 이걸 순서대로 분류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 당신의 가정 조건에 따라 판단해 봐라.
How long it would take to sort 1 trillion numbers? Come up with a good estimate.
구글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1년에 얼마나 많은 이력서를 받을까 ?
How many resumes does Google receive each year for software engineering?
당신은 인터뷰에서 갑자기 난해한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대답 하겠는가 ? 구글은 무엇을 볼까 ?
위에 예시 중 4번째 것을 Job Interview에서 질문 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 그리고 이에 대한 답변은 여러가지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구직자들의 가상 답변이다.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누굴 뽑겠는가 ?
질문: 구글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1년에 얼마나 많은 이력서를 받을까 ?
구직자 A: 구글은 모든 사람들이 선호하는 꿈의 기업이니 이력서를 정말 많이 받을 거예요. 아마도 인사 담당자가 집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력서를 받을 것 같습니다.
구직자 B: 신문에서 보니 작년에 구글 경쟁자인 XX 기업의 소프트웨어 분야 지원자가 200명이었다고 합니다. 구글이 그 기업보다 더 인기가 많으니 그 기업보다 1.5배 많은 300개의 이력서를 받았을거라 생각합니다.
구직자 C: 이 도시에는 대학교가 10개 있습니다. 이 중 소프트웨어 전공 학과를 갖고 있는 대학교는 5개입니다. 그런데 구글에서는 대학에서의 전공을 중시하지 않기에 소프트웨어 전공자가 아닌 학생들도 지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전공자와 비 전공자의 지원 비율을 달리하여 산정해 보겠습니다.
1개 대학교당 소프트웨어 전공자가 100명이고 이들 중 취업 희망 비율이 80%이기에 소프트웨어 전공학과를 갖고 있는 5개 대학교로부터의 이력서 제출 건수는 100X5X0.8= 400개입니다. 비 전공자의 구글 입사 지원수는 10개 대학교에 모두 적용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수치는 전공자들의 지원수를 넘지 않을 것이고 보수적으로 접근해 전공자의 50%로 가정 한다면 200개입니다. 따라서 구글이 이 도시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의 입사 지원서를 연간 600개 받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위의 답변은 예시적으로 만들어 본 것이다. 구글은 이 질문을 통해 그들이 연간 받는 이력서량을 정확히 맞추는 사람을 뽑으려는 것이 아닐 것이다. 숫자를 정확히 맞춘 사람은 구직자B였을 수 있다. 그러나 B가 선택 받았을까 ?
그러나 구직자 C는 문제를 객관적으로 여러가지 상황을 가정해 논리적으로 접근했다. 그의 접근 또는 가정 상황을 보면 그는 어떤 어려운 문제가 있더라도 맡길 수 있을 듯 하다. 따라서 구직자 C가 면접관들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선호하는 기업에의 입사, 그리 어렵지도 만만하지도 않다. 논리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자.
필자는 면접관으로서의 경험을 갖고 있다. 인사 담당자들이 선별한 인력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요즘은 면접관들에게 제공되는 지원자 이력서에 그들의 학력과 출신 지역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면접관들이 지원자를 학연이나 지연으로 평가하는 것을 막기 위함일 것이다.
지원자들은 면접장에 오면 1시간 내에 주어진 과제에 대해 조사해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또한 면접관들의 돌발 질문에 답변해야 한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질문이 주어질 수 있다.
당신은 고객의 클레임을 담당하는 부서 직원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회사에 서비스 불만을 느낀 고객이 찾아와 소란을 피우고 있습니다. 무조건 사장님을 만나겠다는 고객, 만약 만나주지 않으면 자신의 불만을 신문사나 정부 관련 기관의 게시판에 올리겠다고 하십니다. 당신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 하겠습니까 ?
위의 질문에 대한 정답은 물론 없다. 그러나 지원자들의 답변을 들어 보면 그들이 어떤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논리적으로 접근하는지, 돌발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이 있는지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터뷰를 적어도 3~4번 거치기에 그 과정에서 면접관들이 갖고 있는 주관적 요소에 따른 편향성(Bias)까지도 제거된다.
구글은 분명히 꿈의 기업이다. 구글이 입사 지원자들의 업무 능력을 가장 나중에 본다는 것은 구글 입사가 만만하다는 것이 결코 아닐 것이다. 그들은 지원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한 분석,인지 능력, 접근 방법을 중시한다. 인터뷰를 통해 걸려진 사람들에 대한 업무 수행 능력 평가는 나중에 해도 충분한 것이다.
또한 구글 외에 다른 기업들도 이러한 인재 모집 전략을 갖고 있다. 따라서 좋은 기업에 입사해 꿈을 펼치고 싶은 사람들은 영어 점수나 이력서 포장보다는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 분석적 접근 능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니 꾸준한 노력과 학습을 통해 얻어야만 할 것이다. 꿈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미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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