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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휴대폰 제조사 2개보다는 3개가 좋은 이유

by SenseChef 2013. 5. 23.

비즈니스 관계에서 3과 2의 차이는 무엇일까 ?


실제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홀수와 짝수로 대변되는 3과 2는 의미상 큰 차이를 갖는다. 식량이 부족한 폐쇄적인 환경 하에 3명의 사람이 있는 경우 이들은 식량 쟁취를 위해 서로 경쟁하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 2명이 친하게 되어 협력하고 나머지 1명을 따돌림('왕따') 시키는 경우가 발생되곤 한다.

그러나 2명만 있는 경우에는 서로 경쟁하지 않고 오히려 협력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특성상 외롭기에 서로 의지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데 폐쇄적인 환경이 IT 제조산업군이라면 어떻게 될까 ?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3개인 경우 서로간에 경쟁과 제휴, 따돌림이 일어나 스마트폰 제조업이 역동적으로 변한다.

 

그러나 제조업체가 2개로 재편되는 경우 서로 협력하는데 그 방향이 담합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2개 기업이 서로 말을 맞추고 가격이나 생산량을 조절하면 큰 노력없이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제조 산업에도 짝수보다는 홀수 개의 기업이 필요하고, 2개 제조업체만 남는 극단적인 경우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최근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제조기업이 2개로 재편되려 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정말 이러한 상황을 걱정해야 되는 걸까 ? 아니면 예외란 것이 존재할까 ?





2명이 모이면 서로 공모하기 쉽다 ! Image source: Office clipart




삼성전자의 팬택에 대한 지분 투자로 팬택이 삼성 그룹군에 편입된다.


팬택은 대한민국에 있는 스마트폰(휴대폰) 제조업체 3개 중 하나이다.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업계 3위이지만 팬택은 그동안 여러가지 혁신적인 면을 많이 보여주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530억원을 투자 해 팬택의 지분 10%를 인수키로 했다.


지분율 규모로 보면 삼성전자는 퀄컴 11.96%, 산업은행 11.81%에 이어 3대 주주가 된다. 퀄컴이나 산업은행이 전략적 투자자임을 고려한다면 삼성전자가 팬택의 실질적인 1대주주라 평가할 수도 있다.

 

물론 삼성전자가 팬택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으나 삼성전자는 여러가지 간접적인 방법으로 팬택의 향후 전략 방향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2개 기업군으로 재편 되더라도 담합하지 않을거라 기대할 수 있을까 ?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2개로 재편되면 그들 간에 상호 담합 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에서 스마트폰 출고가의 상하한 규제, 단말기의 제조업체 직접 판매, 제조원가 공개 등의 정책을 추진 하더라도 2개뿐인 제조업체가 서로 협력 한다면 정부 정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의 제조업체에 대한 협상력도 제한 될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요구하는데로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기본 설치 앱의 결정, 조정 등 모든 것이 제조업체 몫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스마트폰 산업에는 애플, 노키아, 중국 등의 해외 제조업체가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시장의 대부분을 잠식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외국 기업들의 영향력을 높게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국내 스마트폰 제조 산업이 2개 기업군으로 재편된다면 담합을 걱정해야만 한다.

 

 

삼성전자와 팬택이 현대-기아처럼 상호 전문화 되어 존재 하기를 기대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현대차그룹군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자동차라는 같은 산업에 있으면서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의 전문화된 영역에서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러한 모델이 삼성전자와 팬택 사이에도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양사가 전문화 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팬택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맡을 수 있다. 아니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팬택은 피처폰으로 사업 영역을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팬택이 같은 그룹 군 하에서 영역을 나누어 전문화 한다면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2개 사업자 군으로 재편 되더라도 괜찮다. 오히려 이런 구조가 된다면 스마트폰 제조업은 더욱 활성화 될지도 모를 일이다.


팬택의 독자적 경영이 가능토록 의결권 제한 등의 실질적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


삼성전자가 팬택의 경영권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향후 스마트폰 제조업에서의 경쟁 상황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삼성전자가 공언한 것처럼 그들이 팬택의 독자 경영 체제를 보장 하려면 기업결합 심사 시 삼성전자의 팬택 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 등의 실질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기대는 삼성전자의 지분 처분권, 사적 자치 등을 침해하는 과도한 요구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바램을 갖는 것은 팬택이 가진 장점이 계속 유지되고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제조 산업이 역동성과 경쟁성으로 지속 발전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퇴근 길 전철에서 본 팬택의 스마트폰이 생각난다. 누군가 열심히 사용하고 있었다. 앞으로 2년, 10년 뒤에도 팬택의 브랜드 이름이 박혀 있는 멋진 스마트폰을 보고 싶어진다. 그런데 그 폰은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스마트폰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상상 속의 모습이나 정말로 멋진 미래이다. 이러한 미래가 상상속에서만 존재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