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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구글 레퍼런스폰 생산 가치, 얼마나 될까?

by SenseChef 2013. 5. 30.

앞으로 구글 레퍼런스폰은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LG, 무슨 의미일까 ?

LG전자가 만든 구글의 레퍼런스폰(Reference Phone), 넥서스4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높은 하드웨어 성능에 소프트웨어 완성도, 저렴한 가격이 더해지니 소비자들의 인기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LG전자와 구글이 시장에 넥서스4를 충분히 공급하지 않아 이 제품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LG전자의 한 임원이 그들의 속내를 드러냈다. LG전자가 앞으로 구글의 레퍼런스폰 사업에 더 이상 참여할 계획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출처).

기업들이 통상 돈 되는 사업에서 발을 빼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레퍼런스폰 사업이 제조업체에게 얼마나 가치를 주는지 궁금해졌다. 레퍼런스폰 생산을 통해 그들의 브랜드 가치나 기술력을 잘 보여줄 수 있을텐데 LG전자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      



LG전자가 만든 구글 레퍼런스폰 Nexus 4, Image source: wikimedia.org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는 제조업체의 인식 !

단말기 사업의 초창기에는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가 더 중요하다. PC의 경우도 시장 초기에는 IBM으로 대표되는 하드웨어가 제품 선택의 주요한 결정 요소였다. 그러나 시장 성숙기에 들어서면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해진다. PC에 들어가는 CPU, 램 용량보다 PC에 설치되어 있는 Windows 버전이 더 중요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스마트폰 시장도 앞으로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구글 레퍼런스폰은 제조업체가 하드웨어 생산만을 담당하는 것이기에 그들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보여 주기도, 능력을 향상 시키기도 어렵다.


따라서 구글 레퍼런스 폰 생산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제조업체들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잘 만든 레퍼런스폰은 막대한 돈을 들여 만든 광고보다 효과가 높을 수 있다.

제조업체의 브랜드 홍보라는 측면에서 레퍼런스 폰 생산은 여전히 높은 가치를 준다. LG전자는 넥서스4를 통해 그들의 하드웨어 기술력을 전 세계에 보여줬고, 소비자들의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LG전자가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그 정도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리면 수백억원이 필요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잘 만든 레퍼런스 폰은 기업의 브랜드 홍보 측면에서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하드웨어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음에 대한 경계심일수도 있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함은 이미 앞에서 얘기했다. 만약 LG전자가 레퍼런스폰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구글용 하드웨어 생산에 주력 한다면 LG전자는 구글의 최대 하드웨어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업 범위가 하드웨어에 머물 것이기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문은 구글 하드웨어 생산만을 전담하는 하청업체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레퍼런스 폰이라는 현재의 달콤한 선택이 장기적으로 LG전자의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저하 시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LG전자는 구글 레퍼런스 폰 생산에 적극적이지 않은듯하다.


구글에 들러리서다가 모토로라에게 제조업 기반을 모두 잃을 가능성이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업체들이라면 모토로라의 존재가 무척 신경 쓰일 듯 하다. 아직까지 구글이 모토로라에 안드로이드 관련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에도 그럴 것이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글이 모토로라에게만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사용권을 부여 한다거나 모토로라 스마트폰에 특화된 기능을 제공 한다면 모토로라는 단숨에 LG전자 등의 기존 제조업체들을 제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제조업체들은 구글과의 안드로이드 파트너쉽이 영원할 것이라 가정하지 않고 타이젠 등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구글 레퍼런스 폰 생산이라는 들러리는 LG전자에게 그리 큰 가치를 주지 못한다.


비즈니스맨이라면 속내를 감출줄도 알아야 하는데 경솔함이 안타깝다.

정치나 비즈니스를 잘 하기 위해서는 적을 만들지 말아야 하고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싫어하는 상대방에게도 미소로 대하고, 모든 걸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LG전자 임원의 발언은 아쉬움을 전해준다.


LG전자의 속내가 레퍼런스폰 생산은 Nexus 4 하나로 충분하다고 판단 했더라도 이걸 대외에 알릴 필요가 없다. 구글과의 협력 관계를 악화 시키거나 냉각 또는 방향 전환을 할 필요가 없는데 이슈화 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미 퍼져 나간 내용을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이니 LG전자가 그들의 전략 방향에 따라 사업을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 소프트웨어 없는 스마트폰 생산은 영혼을 파는 것이라는 그들의 인식에 공감하며, 옵티머스G프로에서 보여 준 그들의 실력을 더욱 갈고 닭길 바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와 LG전자의 옵티머스 시리즈가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듀엣의 화음은 멋질 것이다. 소프트웨어에서도 빛을 발하는 대한민국 IT 산업을 기대하기에 소프트웨어 사업에 집중하는 LG전자의 전략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