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동향

아시아나 항공기 왜 사고가 났을까?

by SenseChef 2013. 7. 7.

아시아나 항공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항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해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관계 당국의 정식 조사가 시작되지 않았기에 그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앞으로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궁금증 해소 차원에서 예상 가능한 원인들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TWA 항공기 사고 조사 사례 사진, Source: wikipedia.org




항공기의 기기 고장 때문에 조종사가 제대로 조종하지 못했을 수 있다.


항공기에는 기장과 부기장이라는 두명의 조종사가 있다. 기장은 통상 많은 비행시간을 갖고 있는 베테랑들로 선임되며, 부기장은 기장에 비해 경험이 적은 경우가 많다.


비행기의 이륙, 착륙 과정에서 기장과 부기장은 서로 역할을 바꿔가며 조종을 하고 서로의 역할을 보완해 준다. 기장이 이륙 시 조종을 맡으면 부기장은 속도계, 고도계, 엔진 출력 등의 기기를 보면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해 준다. 항공기가 이륙에 필요한 속도에 도달했는지 등을 말해 준다. 밖을 응시하며 항공기 자체를 조종해야 하는 기장이 기기까지 보면서 조종하기 힘들기에 부기장이 이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 기장과 부기장의 역할이 바뀌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착륙 과정에서도 기장과 부기장은 자신들의 역할을 분담한다. 항공기가 적절한 각도로 하강하고 있는지, 속도가 착륙 속도에 적절한 것인지, 진입 방향(Heading)이 관제탑에서 지시한바에 따라 이루어지는지 등을 점검하고 전달해 준다.


이처럼 항공기 조종은 기장과 부기장의 협력과 보완에 따라 이루어지며, 한 사람이 실수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이를 지적해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착륙 중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항공기의 유압 계통이나 엔진, 조종면 등의 기기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항공기의 조종은 그 크기 때문에 사람의 힘이 아닌 유압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만약 항공기 조종 계통의 유압이 떨어졌다면 조종사는 자신이 원하는데로 항공기를 제어할 수 없었을 것이며,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갑작스런 하강 기류 발생으로 항공기가 예상보다 빨리 고도가 떨어졌을 수 있다.


항공기는 기본적으로 날개에 발생하는 양력 때문에 비행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바람의 방향이 바뀐다거나 공기의 흐름이 변화되면 항공기는 갑작스런 고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항공기 운항 중에 발생하는 떨림 현상 등도 제트 기류의 불안정성 등에 따라 발생된다.


그런데 착륙 과정에서 급 하강기류라는 마이크로버스트(Micro burst)가 발생 될 수 있다(출처). 이것은 국지적으로 발생되는 것인데 공기 흐름이 위에서 밑으로 흐르기 때문에 항공기가 이 영역에 있게 되면 갑작스런 고도 하강을 피할 수 없다. 이로 인한 항공기 사고도 이미 발생했다. 아래 사진이 이러한 상황을 잘 설명해 준다.



급 하강기류에 의한 항공기 사고 가능성, Source: wikipedia.org


만약 이번에 사고가 난 아시아나 항공기도 착륙 과정에서 이러한 급 하강기류 영역에 진입했다면 예상보다 빨리 고도가 떨어져 활주로 초입 부분에 먼저 닿아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마이크로버스트는 구름이 많이 낀 상황에서 주로 발생되는데 사고 당시 현지 상황을 알 수 없으니 추정만 해 볼 뿐이다.



항공기 엔진이나 날개 부분에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조종사가 사전 대처를 잘 한 것이다.


아시아나 항공기의 사고 사진을 보면 항공기의 객실 천장이 불에 타 없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통상 항공기 사고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항공기의 연료가 들어 있는 날개나 동체 하부이다. 여기에 들어 있는 인화성 높은 항공유가 사고 과정에서 발생되는 전기 스파크로 인화 되어 항공기를 전소 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항공유에 의한 이러한 화재는 착륙 사고가 발생하자 마자 생기기에 대부분의 승객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다행히도 이번 사고에서 객실 천장만 타고, 화재 발생 전에 대부분의 승객들이 무사히 탈출했다는 것은 항공기의 연료가 사고 발생 이전에 모두 소진 되거나 버려졌음을 의미한다. 연료 소진이라고도 하는 이러한 과정을 Fuel Dump라고 하며, 항공기의 날개 부분에 연료를 내 보내는 노즐이 설치되어 있다.

 

 

 

항공기가 항공유를 공기 중에 소진 시키는 모습, Source: wikipedia.org


그리고 이러한 판단은 기장이 내리게 된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보면 기장은 항공기를 정상적으로 착륙 시키기 어려움을 미리 알고 착륙 이전에 항공유를 버렸을 것이다. 이러한 기장의 판단이 많은 승객들을 사고로부터 구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조종사가 자기만 살려고 뒤쪽으로 내려 꼬리 부분에 피해를 입혔다 ? 


인터넷에 올라 있는 댓글 중에 조종사가 자기만 살려고 항공기 뒷 부분으로 착륙해 뒤에 앉은 승객들의 피해를 입혔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글은 오해이다. 우주 왕복선을 포함 해 모든 항공기는 뒷 바퀴로 착륙한다. 그것이 안정적인 자세이며 공기 역학적으로 좋기 때문일 것이다.


항공기의 앞 바퀴는 한개인데 앞 바퀴가 활주로에 먼저 접촉(Touch down) 된다면 항공기의 좌우 균형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육중한 항공기의 모든 무게를 바퀴 하나로 지탱할 수 없으니 착륙 과정에서 바퀴(랜딩 기어)가 파손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항공기는 바퀴가 2개 있는 뒷 부분으로 먼저 활주로에 내리게 된다. 조종사가 자신만 살려고 뒷부분으로 착륙했을 것이란 추정은 오해일 수 밖에 없다.



조종사의 실수 때문에 사고가 발생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항공기에 조종사가 두명이나 있고, 관제탑에서 항공기의 모든 움직임을 감시하니 완벽한 견제와 협조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인적 오류(Human error)가 발생할 수 있고 이번 사고 역시 조종사들이 실수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기장이 부기장의 조언을 무시 하거나, 기장이 순간적인 상황 판단 착오로 항공기의 상태를 잘못 파악해 사고를 일으켰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가 활주로 진입 시 다른 비행기들보다 더 높이 앞을 들고 있었으며, 꼬리 부분이 활주로 초입의 구조물에 먼저 부딪쳤다는 일부 증언이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증언은 증언일뿐 사실이 아니기에 이를 맹신해서는 안된다.


아시아나 항공기의 사고 원인 ! 지금은 그 누구도 확실히 얘기해 줄 수 없을 것이다. 조종사가 생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에 그들의 말을 들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항공기에는 항공기의 자세한 비행기록 자료와 조종실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블랙박스가 장착되어 있기에 이걸 분석해 보면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구구한 억측이나 추정은 자제하고 사고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을 탑승객과 조종사, 승무원들을 먼저 챙겨야 할 것이다. 비판, 비난보다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 들었을 그들의 충격을 먼저 살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