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때문에 못 살겠다고 아우성 치는 신문,방송을 바라보는 아쉬움
요즘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서 포털에 대한 비판 보도가 증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네이버의 경우 공정위 조사에 이어 주요 신문사 및 TV의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네이버가 갖고 있는 독점력 때문에 기존의 미디어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한 비판 내용이다.
그러나 기존 미디어들이 과연 포털 때문에 무너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신문사나 방송사들이 그들이 지켜야 하는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다 하고 있지 못하기에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스스로 무너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위기 원인을 포털에서만 찾으려 한다. 그렇다면 과연 신문이나 방송이 갖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고 그들이 어떻게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던 기존 미디어의 막강한 영향력, Image source: wikipedia.org
광고주 입맛에 맞는 기사만을 생산해 내는 기존 미디어에 소비자들이 애정을 줄 수 있을까 ?
오늘 보도된 신문 기사중에 애플의 시대는 끝나간다라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이 기사에 대한 댓글에 "애플의 경쟁사에서 신 제품을 출시할 때가 되었나 보다"라는 내용들이 여러개 눈에 띈다. 네티즌들이 기사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음을 잘 말해준다. 언론사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기업의 신제품 출시에 맞춰 해당 언론사가 이른바 "경쟁사 깍아 내리기" 기사를 썼을 것이라는 의혹의 제기다.
기존 언론들이 기업에 대한 비판성 기사를 볼모로 광고를 강매 한다는 소문은 많이 있었다. 또한 광고를 실어 주면 이에 상응하는 홍보성 기사를 실어 준다는 것도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 심지어 한 언론사에서는 그들의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도 해 충격을 주었다. 이 기사를 읽어보지 않았다면 잠시 기존 언론의 자성의 기사를 읽어 보자.
"XX 경제, 광고, 협찬 안하면 무차별 보복 기사".
기존의 미디어 언론들이 이처럼 소비자들로부터 그들의 정당성과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건 신문이나 방송이 처해 있는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
제4의 권력이라는 미디어 파워에 신문사는 스스로 무너지고 있는 것 아닐까 ?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가 나오면 그들의 사업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정치인이나 공무원, 고위 임원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불리한 기사가 나올 것으로 예상 되면 기사의 이해 관계자들은 해당 언론과 기자에게 총력을 다 해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방어한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갑을 관계에서 기존의 미디어 언론들이 확실한 갑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미디어는 입법, 사법, 행정에 이은 제 4의 권력이라는 말까지도 나온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기존 미디어 언론의 이러한 과도한 영향력이 그들 자신을 망가뜨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문, 방송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만이 옳고 세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편견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편견과 아집, 독단성, 우월 의식을 갖고 있는 기존 미디어 언론의 기사를 순수하게 좋아해 줄 소비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신속성, 현장성에서 SNS에 밀리는 기존 미디어, 경쟁력이 있나 ?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보도는 기존 미디어 언론의 위기를 잘 보여준다. 최초 사진, 생생한 화면, 내용 전달이 모두 SNS를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된 사진이나 현장 내용은 대부분 일반인들이 SNS를 통해 올린 것들이었다.
기존의 미디어 언론이 가졌던 신속성, 현장성이라는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가 스마트폰과 트위터로 무장된 일반 소비자들의 SNS 파워에 밀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미디어 언론의 보도가 세상을 바꾸곤 했으나 이제는 SNS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트위터로 울려진 글이 "아랍의 봄"이라는 대규모 시대적 트렌드를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미디어 언론들은 선도자가 아닌 후행자(Follower)에 불과했다. 더 이상 그들이 주인공이 아니었던 것이다.
기존 미디어 언론, Straight 기사보다는 시대를 통찰하는 분석 보도가 더 많아야 한다.
기존 미디어 언론이 급속한 IT화에 따라 영향력을 잃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변화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해외 언론 보도나 SNS를 통해 이미 뉴스를 알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기존 미디어 언론은 여전히 사실만을 전해주는 Straight 기사를 내 보내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뉴스의 사실 관계 외에 그것이 의미하는 흐름의 변화나 시사점을 알고 싶어한다. 이른바 분석 기사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미디어 언론들이 시대를 통찰하는 분석 보도 강화를 통해 그들의 경쟁력을 회복해야 함을 의미한다.
광고주에 휘둘리지 않는 진정성 있는 보도, 건전한 비판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비판과 비난은 다르다. 비판은 발전을 불러오는 것이며, 비난은 맹목적인 공격이다. 따라서 기존 미디어 언론은 광고주에게도 건전한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미디어 언론이 가져야만 하는 필수 덕목일 것이다.
소비자들 역시 미디어 언론이 건전한 비판과 진정성 있는 보도를 내 보내기 시작하면 그들을 다시 찾을 것이다. 신문이나 방송을 읽거나 시청할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포털의 영향력 확대 때문에 기존 미디어 언론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문제는 기존의 미디어 언론 그 자체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외부 탓만 하지 않고 스스로 변해가는 신문, 방송사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다. 그것만이 기존 미디어 언론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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