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얼마남지 않았다. 벌초를 하기 위해 고향 마을에 방문 했더니 들판에 벼가 한창 익어가고 있었다. 벼는 익어갈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생각날 정도로 무게가 증가된 벼 이삭이 아래를 향해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고 있다.
푸르렀던 잎의 색이 점점 옅어지는 것을 보니 계절이 변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군데 군데 위로 불쑥 솟아있는 벼 이삭이 있다. 잡초는 아니고 종류가 다른 벼가 자라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덕분에 벼의 이삭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넓은 들판이 벼의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평화로움과 수확에 대한 기대가 깃들어 있다.
벼가 자라고 있는 밑 부분을 보니 아직도 물이 꽤 있다. 벼가 수생 식물이기에 물이 많이 필요하다고 한다. 벼의 밑에도 다양한 생물이 자라나고 있는 듯 하다. 무엇인가 조그만 것들이 헤엄쳐 다니고 우렁도 있다.
논 옆의 도로에는 농부가 심어 놓은 콩이 자라고 있다. 풍성한 나뭇잎이 뜨거운 햇볕을 받아 잘 자라고 있다. 곧 콩이라는 좋은 식재료를 우리에게 가져다 줄 것이다.
어릴적 건넜던 최신식 다리는 이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놓여 있다. 여전히 통행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난간에 있는 시멘트나 철 구조물의 녹이 시간의 경과를 잘 보여 준다.
다리 밑의 냇물이다. 어렸을 때는 수영복도 없이 학교 갔다 오다가 이 곳에서 물 놀이를 했다. 저 밑에 내려가서 고기도 잡고, 친구들과 물놀이를 즐겼다. 그러나 지금은 그 누구도 들어간 적이 없어 보인다. 시골에 아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가끔씩 방문하는 고향마을은 자라났던 곳이기에 좋기도 하지만 시간의 흐름, 자연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추석에 다시 방문 하겠지만 경치 좋은 곳을 고향으로 갖고 있다는 것은 필자에게 무척 중요한 자산이다.
마치 연어가 태어난 곳을 돌아오듯이 고향마을을 다시 찾는 것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고향이 도시인 사람이라면 서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런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가을의 아름다움은 벌써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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