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 권리 표방하는 앱의 무한신뢰는 곤란

인터넷 세상에서 삭제, 잊혀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

 

SnapChat이라는 서비스는 대화 내용이 자동 삭제되는 기능으로 젊은 층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메신저 서비스이다. 페이스북이 이를 3.3조원이라는 거액에 인수를 추진할 정도로 대중적인 주류 서비스로 부각 되고 있다(관련 글 참조: 페이스북의 SnapChat 인수 추진).

SnapChat의 성공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자동 삭제 기능을 강조하는 서비스들이 출현하고 있어 반갑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들을 이용하면 인터넷 세상, 스마트 세상에서 나의 메시지, 흔적들이 정말로 삭제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해킹과 감청이 난무하고, 심심찮게 개인정보 유출이나 침해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시지가 자동 삭제된다는 메신저 서비스들의 기능에 대한 신뢰도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이들 서비스를 정말 믿고 사용해도 좋은 걸까 ? 

 

잊혀질 권리에서의 잊혀진다는 의미에 대한 고민, Source: Office clip art

 

메신저에서의 대화 내용 삭제, 그 기능의 신뢰성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

 

SnapChat이라는 메신저 서비스의 메시지 자동 삭제 기능은 단지 해당 메시지가 눈에 보이지 않을뿐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자동 삭제된다는 SnapChat의 메시지가 실제로는 스마트폰의 특정 폴더에서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 얘기를 하면 정말이냐는 반문이 올 정도로 많아 알려져 있지 않다. 다음은 이에 대한 과거의 보도 내용이다(출처: Betabeat.com 보도).  

 

Richard Hickman이라는 디지털 과학 수사관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SnapChat의 메시지가 삭제되지 않고 스마트폰의 특정 폴더에 남아 있다고 한다.

“RECEIVED_IMAGES_SNAPS”이라는 폴더인데, 이 곳에 “NOMEDIA”라는 확장자를 붙여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보이지 않게 했을 뿐이라고 한다.

따라서 확장자를 다른 것으로 바꾸게 되면 SnapChat에서 삭제되었다는 콘텐츠를 그대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미 튀어 나온 말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처럼 메시지도 완전 삭제는 힘들다 !

 

한번 뱉어진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상대방이 이미 듣고 인지한 상태이기에 그에 대한 해명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터넷 상에서 자신의 대화 내용이나 행적 역시 번복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이 스마트폰에서 메시지나 사진을 보내면 이것이 인터넷이라는 거대하고도 복잡한 네트워크를 통해 누군가에게 전달된다. 그 과정에서 나와 상대방의 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 회사의 서버, 수십개의 네트워크 및 통신망 장비를 거치게 된다.

그렇다면 메시지 자동 삭제 기능을 강조하는 해당 서비스들이 과연 이 모든 영역을 통제하여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다는 말인가 ?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특정 기업이나 서비스의 요구에 맞춰 통신망이나 서버의 로그, 관리 기록을 삭제하는 통신 사업자는 그 어디에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메시지 자동 삭제를 주장하는 서비스들은 실제로는 스마트폰에 설치되는 자신들의 앱과 서버에서만 그런 삭제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메시지가 소통되는 인터넷 경로상에서의 캡춰는 앱만으로 막을 수 없다 !

 

인터넷은 특정 국가나 기관, 회사가 독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회사의 네트워크들이 서로 연결되어져 소통되는 공간이다. 만약 메시지가 소통되는 경로상에 누군가 메시지를 자동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 한다면 이를 알아채기 힘들다. 에드워드 스노우덴이 폭로한 조직적인 인터넷 감시가 이러한 범주에 속할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 상에는 악의적인 감청 목적이 아닌 통신망 관리 차원에서도 소통되는 메시지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인터넷의 기능이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 어떤 유해한 트래픽이 소통되는지 등에 대한 점검이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필연적으로 인터넷에 소통되는 메시지 단위에 대한 샘플 조사도 필요하다.

이처럼 인터넷으로 연결된 네트워크는 그 자유도만큼이나 관리와 통제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특정 앱이나 서비스가 인터넷의 모든 경로상에 있는 장비나 서버를 관리해 메시지를 삭제한다는 것은 신만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메시지 자동 삭제 서비스에 대한 무한 신뢰는 곤란, 스스로의 자기 통제가 더욱 중요하다 !

 

자동 삭제가 되지 않는 메신저 서비스보다는 이를 지원하는 것이 더 좋음은 두말한 나위가 없다. SnapChat의 메시지가 실제로 삭제되지 않는다는 문제는 이미 널리 알려졌기에 지금은 보완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자체에서도 루팅이나 특정 앱을 사용해 보안 기능을 없앤다면 상대방 모르게 메시지나 사진을 캡춰해 보관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벗어난 넓고 복잡한 인터넷 통신망에 대한 관리는 논외로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잊혀질 권리'에 부응하는 서비스들의 메시지 자동 삭제 기능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면 곤란하다. 그런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자신이 연인과 나눈 지극히 사적인 밀담이나 애정 행각이 노출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자신만의 오판일 것이다.

외부에 유출되면 곤란한 내용이나 정보의 교환은 이제 디지털 방식보다 직접 대면을 통한 아날로그가 최선일지도 모른다.

인터넷, 스마트폰 세상에서의 완벽한 보안, 잊혀질 권리는 불가능 하기에 무한 신뢰보다는 스스로의 자기 통제가 더욱 중요한 최첨단 IT 세상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