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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KT가 또다른 황의법칙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by SenseChef 2014. 5. 21.

과거의 성공에 대한 부담감 !

한번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게 된다. 판매 실적 1위를 거둔 영업사원은 다음에는 더 큰 목표 달성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게 된다.

스타 CEO의 경우에도 이러한 원칙은 똑같이 적용된다. 그것이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이었다면 기대와 부담감은 더 높아질 것이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라고도 불리는 KT 황창규 회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른바 '황의 법칙'까지 만들어 내었던 그가 KT라는 거함을 움직이는 선장이 되었다. 기대감을 한껏 키워주는 인사 소식이었다.

그렇다면 그가 이루었던 삼성전자에서의 성공 경험이 KT에도 이식되어 큰 성공을 거두게 될까 ? 아니면 높은 부담감과 현실의 장벽에 그의 개혁은 실패로 끝날 것인가 ?

KT 황창규호에 대한 기대와 우려, Source: Clip art



기가토피아(Gigatopia)를 열겠다는 KT의 미래 발전 전략

KT가 그들의 향후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무려 4조 5천억원을 투자 해 현재 광랜보다 10배 빠른 1Gbps 급의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출시 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음은 이에 대한 주요 내용이다(출처).


그동안의 소모적인 가입자 빼앗기 경쟁에서 벗어 나겠다.


차별화된 기술과 상품, 서비스, 품질 경쟁으로 통신 산업의 중심축을 이동 시켜 KT의 발전을 이끌겠다.


앞으로 3년간 4조 5천억원을 투입해 기가 인터넷(Giga Internet) 및 무선 인터넷으로의 고도화를 추진 하겠다.


향후 스마트 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 관제 서비스를 집중 육성 할 계획이다.



미래 비전도 좋지만 기존 문제에 대한 해법 제시 필요성!


KT의 이번 발표 내용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떠 오른다. 그것은 KT가 최근에 직면했던 이슈들에 대한 것이다.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인공위성 헐값/불법 매각 의혹 건, 장기간에 걸친 고객 개인정보 유출, 이로 인한 실적 악화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앞으로의 발전 계획을 보면 기존의 문제 해결에 대한 방법 제시는 없고 온통 장미빛 미래만이 펼쳐져 있다. 물론 KT 및 황창규 회장이 홍보를 해야 하는 자리이기에 나쁜 면, 아픈 부분의 언급을 피하려는 그들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IT 산업의 선순환 구조 유지를 위해 KT의 재 도약을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KT는 현안을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 현안에 대한 고려는 되고 있는 걸까?


아무리 KT가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해도 개인정보가 쉽게 유출되고, 경영의 투명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KT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실질적인 기가 인터넷으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 ! 

기가 인터넷이 정부의 중점 추진 과제로서 2017년까지 커버리지를 무려 90%로 확대 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는 현재의 광랜 네트워크를 실질적으로 폐기 할 것임을 의미한다.


그런데 요즘 주변에서 인터넷 속도가 늦어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사람들을 그다지 많이 보지 못했다. 일반적인 인터넷 이용자들의 경우 현재의 광랜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기가 인터넷으로의 전환 투자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동통신 서비스 경우에도 그동안 2G에서 3G, 3G에서 4G LTE로 진화 되면서 급격한 요금 인상을 가져 왔다.


현재보다 무려 10배나 빠른 기가 인터넷 투자가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가중 시키는 것은 아닌지,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기가 인터넷의 전면적 도입이 약 2만원대인 인터넷 요금을 5만원 수준으로 높일 가능성에 대한 걱정이다.


단기간 내 기가 인터넷으로의 전면적인 교체 투자보다는 광랜 서비스를 유지 하면서 기가 인터넷을 프리미엄 서비스로 포지셔닝(Positioning) 하는 것은 어떨까 ?


경제 불황기에 과 투자, 과 소비를 억제하고  고속 서비스를 갈구하는 일부 헤비 유저(Heavy user)까지 만족 시킬 수 있는 접근 방법일 수 있다.



또 다른 '황의 법칙'이라는 무리수를 두지 않기를 !


'황의 법칙'은 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가 1년에 2배씩 늘어난다는 이론으로 전세계에 통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성장과 확대에 대한 원칙이다. 따라서 '황의 법칙'으로 큰 성공과 인지도를 거둔 KT 황창규 회장으로서는 성장 측면의 또 다른 성공을 KT에서 이루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산업 초창기 성장 가도를 달리던 반도체와 달리 유선통신사업은 이미 포화 상태를 향해 달려 가고 있다. 따라서 유선 통신 분야에서 기가 인터넷을 적극 추진 하려는 KT 및 황창규 회장의 전략에는 응원을 보내나, 그것이 실정에 맞지 않는 과도한 성장 추구는 아니었으면 한다.


예컨대 황의 새로운 법칙(제2의 황의법칙)은 다음과 같은 것이 될 수도 있다. "새로운 통신 서비스의 출시 시기는 2배 속도로 줄어 든다", "무선 통신 서비스의 발전 속도는 유선의 2배이다" 등이 그것이다. 이런 원칙이 나온다면 KT는 원칙 달성을 위해 무리한 투자를 계속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황창규 회장의 KT호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가 선장으로서 KT를 통신시장의 1위 기업으로 이끌 것인지, '세월호'처럼 재앙을 불러 올 것인지 궁금해진다. 부디 현명한 선택과 투자 판단으로 KT의 미래가 장미빛이기를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