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도 외국 SNS를 차단할 수 있을까 ?
어느 사회나 대중들의 자유로운 의사 소통과 비판을 막는 것은 큰 저항에 직면해 왔다. 그래서 중국의 진시황이 책을 불태우고 유생들을 죽였던 분서갱유(焚書坑儒)는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 내리고 있다.
그런데 21세기 현대 사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외국의 IT 서비스에 대한 차단 조치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전부터 구글 서비스를 차단해 왔는데 최근에는 대한민국의 카카오톡과 라인 서비스 역시 중국에서 차단 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이러한 서비스 차단 조치가 그리 국제적인 이슈가 되지 못하는 듯 하다. 중국인들의 반발도, 국가간 협상이 진행된다는 소식도 거의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외국의 SNS를 차단해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까 ? 만약 중국의 트위터인 웨이보를 대한민국에서 차단하면 이를 이용하지 못하는 국내 이용자들이 반발하고, 중국 정부가 압력을 행사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자유로운 IT 서비스 이용을 중시하는 대한민국의 사회적 분위기 상 특정 서비스의 임의적 차단 조치는 실행 자체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중국은 외국의 IT 서비스들을 차단할 수 있는 걸까 ? 국민들이 이를 용납하는 걸까 ?
중국의 외국 IT 서비스 차단에 대한 우려, Source: Clip art
공산주의 시대 정부의 통제에 익숙한 중국인들의 차단에 대한 관용 가능성
중국은 이미 개방 되었지만 과거에는 공산주의 국가였다. 중국인들은 국가에 의한 통제와 관리가 당연시 되는 공산주의 체제에서 오래동안 살아 온 것이다. 따라서 중국정부가 인터넷을 검열 하거나 외국의 IT 서비스를 차단 하더라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 중의 하나라고 인식하는 듯 하다.
또한 중국의 막강한 내수 기반 하에 여러가지 자체적인 IT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는 위쳇(WeChat), 검색 엔진은 바이두(Baidu), 쇼핑몰은 타오바오(Taobao), SNS는 웨이보(Weibo)라는 막강한 서비스들이 중국인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
따라서 중국인들은 외국의 IT 서비스가 차단 되더라도 그 영향을 적게 받는다. 다만 정부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외국의 IT 서비스를 이용하던 사람, 외국인, 유학생 등이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중국 정부의 IT 서비스 차단 조치를 우회 할 수 있는 보안 접속 서비스인 VPN(Virtual Private Network)의 인기가 높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전반적으로 IT 서비스 차단 조치를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인 듯 하다. 또한 이를 피하려는 그들의 노력도 증가되고 있다.
국가간 불평등한 관계는 누가 해야 할까 ?
중국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꽤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곳이 구글이다. 구글은 2010년 중국 정부와의 갈등 끝에 중국 시장에서 철수 했었다.
구글은 2006년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국 정부의 검색 결과 검열에 대한 요청을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후 중국 정부가 유튜브 사이트 폐쇄 등의 조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막아내지 못했다.
또한 중국 내에서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29%로 중국 토종 검색 엔진인 바이두의 60%에 비해 무척 낮은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검열과 감시 조치가 진행되니 이를 묵과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구글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계속 외면할 수 없다. 이후 구글이 여러 측면에서의 중국 시장 재 진입을 시도 했으나 여전히 구글 서비스는 중국 정부의 주된 차단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구글의 본사가 위치해 있는 미국에서는 중국 서비스에 대한 아무런 차단 조치도 없다. 국가 간 교역에 비유하면 중국은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금지 시키는데 미국은 아무런 제제 조치도 취하지 않는 형국이다. 완전히 불평등한, 미국이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통상 이러한 문제가 발생되면 국가 간의 분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IT 서비스의 차단이라는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이것이 그리 중요하게 다뤄지지는 않는 듯하다. 국가간 회담 등에서 이를 중요한 어젠다(Agenda)로 상정해 논의 했다는 얘기를 거의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전 세계 IT 시장을 독점할 수도 있는 미래 모습 !
만약 중국의 해외 IT 서비스 차단 정책이 계속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현재 중국 내에서 접속이 차단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의 접속 재개가 조만간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모른다. 또한 서비스 접속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중국 정부의 필요에 의해 언제라도 다시 차단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비즈니스 관계가 많은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 그것은 카카오톡이나 라인 대신 중국의 메시징 서비스인 WeChat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WeChat의 이용자는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일정 수준으로 WeChat의 가입자가 증가되면 네트워킹 효과까지 발생된다.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를 가입 시키는 현상이다. 따라서 향후 WeChat이 전 세계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를 평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메시징 서비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닐 것이다. 중국의 막강한 경제력과 인구를 바탕으로 전세계인들이 트위터 대신 웨이보를, 네이버나 다음, 구글 검색 엔진 대신 바이두를 쓸 수 있다. 비싼 가격으로 중국의 타오바오에 입점하려 노력하고, 바이두의 키워드 검색 광고에 최우선적으로 등록하는 미래가 가상 상황만은 아닐 수 있다.
중국 정부의 IT 서비스 차단 정책은 중국인인들에게만 그 영향이 미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해외 IT 서비스 차단은 중국이 IT 서비스로 세계 시장을 독점 하려는 중국 정부의 중장기 전략일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국가 간 IT 중립성에 대한 논의 필요성
특정 국가로의 영향력 집중은 여러가지 폐해를 가져 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 정부의 해외 IT 서비스 차단이 불러 올 불균형이 명확해진다면 IT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용을 보장 하는 국가간 IT 중립성(International IT Neutrality)에 대한 논의가 시작 되어야 한다.
이는 물품의 자유로운 교역을 보장하는 WTO 협약보다도 더 중요한 이슈일 수 있다. 현대 IT 산업의 근간이 되는 인터넷(Inernet)의 기본 이념인 자유로운 이용이 국가 간에도 동일하게 적용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현재와 같은 불평등한 인터넷 서비스 이용이 계속 된다면 왜곡 현상이 발생 될 수 밖에 없으며, IT 산업의 발전을 저해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는 현대 생활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인터넷이나 IT 서비스의 발전을 위한 국가적 노력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글로벌 관점에서 이해 당사자들 간의 협력이 이루어지고 UN이나 ITU 등 국제 기구에서 국가간 IT 중립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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