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어릴적 즐겨보던 추억 속의 행복한 존재 !
초등학교 다닐 때 만화는 우리에게 절대적인 즐거움을 주는 존재였다. 한 친구가 만화책을 가져오면 반의 모든 친구들이 함께 돌려 볼 정도로 귀하고 소중한 것이었다.
추석이나 설과 같은 명절에 어른들이 사다 주시는 만화 잡지는 손꼽아 기다리는 선물이었다. 정기적으로 만화 잡지를 구독하는 집은 아이들에게 부의 상징이었으며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만화는 점점 기억속에서 잊혀져 갔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만화책을 읽었기에 부모님들에게 만화는 아이들로부터 떼어 놓아야만 하는 귀찮은 대상이었다.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는 늘어나는 학습량 때문에 만화책은 자연스럽게 손에서 멀어지고, 마음 속에서도 사라져 갔다.
세월이 변함에 따라 바뀌는 것은 만화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시절 읽었던 만화의 추억이 떠 오른다.
요즘 나오는 보물섬 만화 잡지, 출처: 서울문화사
스마트폰이 개화 시킨 만화의 새로운 형태, 웹툰 !
어느날 문득 주변의 학생들이 웹툰(Webtoon)이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음을 발견한다. 무엇인지 찾아보니 그것은 포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만화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아이를 키우는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니 웹툰의 영향력이 강하게 느껴졌다. 아이들과 대화를 위한 공통적 관심사로 웹툰만한 것이 없다는 놀라운 반응이었다. 인기있는 웹툰을 아빠가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녀들이 친밀감을 느끼고 그들과 원활한 대화가 가능하다 하니 웹툰으로 부활한 만화의 놀라운 변신이었다.
그렇다면 웹툰은 왜 갑자기 활성화 되었을까 ?
스마트폰이 생기기 전에 웹툰을 볼 수 있는 것은 PC뿐이었다. PC가 집에서 공개된 위치에 있거나, 모니터 화면이 커서 PC로 웹툰을 보면 부모들이 금방 인지하게 된다. 당연히 공부 안 하고 웹툰만 본다는 잔소리가 들려오며 부모가 통제를 한다. PC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웹툰을 마음껏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보급 되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스마트폰으로 화장실, 전철, 침대 위 등 언제, 어디에서라도 원할 떄 마음껏 웹툰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연히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찾는 이용자가 증가 되었고, 포털 사업자들은 더욱 웹툰 시스템을 스마트폰에 최적화 시켰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통한 웹툰 이용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웹툰, 만화라고 무시해서는 안되는 문화적 존재 ! "이끼"나 "미생"의 대단한 존재감 !
영화 "이끼"를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윤태호씨의 웹툰 "이끼"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무려 340만명이나 관객을 끌어 모았다. 웹툰 자체로도 인기가 있었고, 영화화를 통해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재미로 무장한 웹툰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임을 일깨워준 사례이다.
필자가 즐겨 봤던 웹툰 중의 하나는 아래 그림에 나와 있는 "미생"이다. 누적 조회수가 무려 8백만 건이나 된 작품이니 그 인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웹툰은 나중에 종이책으로도 만들어졌다. 회사의 책장에 꽂혀 있는 이 만화책을 보는 것이 그리 낯설지 않았다.
작품의 주된 내용은 신입사원의 회사 내 좌충우돌 적응기이다. 사회 초년생들이 읽어 보면 도움이 되는 무척 공감되는 내용의 웹툰이었다.
"미생"이라는 웹툰을 보면서 새롭게 등장한 웹툰 산업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었다. 웹툰은 이제 더 이상 흥미 위주의 만화가 아닌, 문화적 존재가 된 것이다.
이제는 유료화 된 웹툰 미생, 출처: 웹툰
그러나 아직은 갈길 먼 웹툰 ! 소수 성공작의 그늘 !
웹툰을 만들기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을까 ?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공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태생적 배경을 웹(Web)에 두고 있는 웹툰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유명한 작가가 만들었거나 인기있는 작품이 아니라면 웹툰을 무료로 공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급하게 유료화로 전환 시키면 아무도 보지 않는 웹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웹툰을 통해 방문자들을 끌어 모으는 포털들이 웹툰 작가들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금액이 웹툰 작가들의 생활비를 제공 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작가들이 전업으로 웹툰만 만들면서 살기에는 아직 그 수익기반이 미흡하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웹툰이라는 생태계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커 나가려면 콘텐츠 생산자인 웹툰 작가들에 대한 적정 수준의 수입이 보장 되어야 한다.
웹툰 내용 속에 광고를 포함 시키는 PPL(Product Placement) 등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웹툰의 한 단계 성장을 위한 수익성 비즈니스 모델 확보가 시급한 시점이다.
신인 작가들의 웹툰을 보는 즐거움 !
새내기들은 존재 자체로서 신선하고 생태계에 생동감을 불러온다. 웹툰 역시 마찬가지이다. 널리 알려진 작가들 외에 새롭게 떠 오르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는 것은 또다른 기쁨이다.
요즘 즐겨보는 웹툰을 소개코자 한다. 이 글을 쓰는 현재까지 3회만 진행 되어 아직 도입기이나 앞으로의 내용 전개가 궁금해진다. 조원표 작가의 "안개의 숲"이라는 작품이다(웹툰 링크).
여행을 떠난 세 남녀가 안개 숲에서 사고에 얽히는 내용으로 어떤 사람이 범인인지, 나쁜 사람인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그림 그리는 기본적 실력 외에 웹툰 작가의 시나리오 구성력 또한 중요함을 느낄 수 있는 사례이다.
조원표 작가의 "안개의 숲", 출처: 웹툰
알고보니 조원표 작가는 제11회 대한민국창작만화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을만큼 실력있는 웹툰 작가라고 한다(출처). 안개의 숲 외에도 오피스텔, 몽타주를 만들었다.
신인 작가들의 웹툰에도 관심을 가져 주자 ! 그들 작품에 대한 진지한 의견과 관심의 표명은 그들이 웹툰 생태계를 더욱 발전 시킬 수 있는 소중한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망기(Manga)라는 일본의 만화 대신 대한민국의 웹툰이 세계속으로 전파 되기를 !
만화를 영어로 표현할 때 "Manga"라고 쓰는 경우도 꽤 있다. Cartoon이라는 정식 단어가 있음에도 이렇게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Manga가 만화의 일본식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일본의 만화 산업이 무척 발달해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 일본의 만화가 대한민국에도 전파되어 많이 읽혔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을 만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국내에서도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만화 산업이 발전되어 일본과 같은 반열에 오르기를 기대해 본다. 한류 드라마가 세계 시장에 우뚝 선 것처럼 "한류 만화"라는 유행어를 보고 싶은 것이다.
콘텐츠의 힘은 막강하다. 잘 만든 영화 한편이 자동차를 통한 수출액보다 많을 수 있는 것처럼 새롭게 떠 오르는 웹툰 역시 미래의 유망 산업이 될 수 있다. 세계 속의 한국 웹툰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IT 동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도층 솔선수범하는 기부문화 확산 필요성 (8) | 2014.08.16 |
---|---|
커피, 인터넷, 책 ! 무엇이 더 중요할까? (9) | 2014.08.14 |
개인정보 유출은 더 이상 뉴스가 안되는 세상 (14) | 2014.08.08 |
중국 저가폰의 공습 진지한 평가 필요한 이유 (15) | 2014.08.06 |
빨라도 너무 빠른 스마트폰 교체주기의 아쉬움 (8) | 2014.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