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정보 보호가 최우선 ! 본인 확인 안 되면 NO ?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모든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 정보 보호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서비스 가입 시 개인 정보 이용 동의서에 무심코 서명을 하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동의서의 항목별로 필수 동의인지, 선택적 동의인지 꼼꼼히 살펴 보게 되었다.
이러한 추세에 발 맞추어 각종 IT 서비스 역시 개인에 대한 인증을 강화하고 있다. 계정 비밀번호를 잃어 버렸을 때 다시 설정 하려면 여러가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하며, 중도에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불편함까지 준다.
그렇다면 이러한 개인정보 보호 추세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 걸까 ? 기억되는 삶이라는 목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까 ?
기억되는 삶의 의미, Source: Office clip art
앞으로 IT 서비스에서 사망자 수가 생존자 수를 앞지를 수도 있다 !
최근 한 시장 분석 업체에서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 했다. 향후 50년 뒤에는 페이스북(Facebook) 서비스의 사망자 비율이 생존자를 넘어 설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가입자 간에 활발한 사회적 교류를 위해 만들어진 SNS 서비스에 더 이상 대답이 없을 사망자 계정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이기에 그 이유가 궁금하다.
다음은 이에 대한 분석 결과이다(출처: what-if? - xkcd).
Facebook은 가입자가 요청하지 않는 한 모든 자료를 삭제하지 않고 유지한다. 어느날 한 이용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의 계정정보나 인증 정보를 알지 못한다면 삭제 요청을 할 수 없다.
비록 Facebook의 계정 정보를 알고 있더라도 그 사람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해당 가입자의 계정을 그대로 유지시켜 둘 수 있다. 그러다가 그가 점차 기억속에서 사라져가고 아무도 해당 계정의 삭제를 요청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Facebook에 사망자의 계정이 계속 증가될 수 밖에 없다.
2013년에만 미국 Facebook 가입자 중 29만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이를 전세계로 확대하면 수백만명일 것으로 추정 된다.
현재 Facebook의 가입자는 주로 젊은 층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갈수록 점점 가입자들의 나이가 들어갈 것이며, 연간 사망자 수도 증가 될 것이다.
따라서 Facebook에서의 사망자 계정에 대한 정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2065년(Facebook이 인기 상실하는 경우)이나 2100년(Facebook 인기 유지)에는 사망한 가입자 수가 살아 있는 가입자 수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Facebook 가입자 추정(검정색: 살아있는 사람, 빨간색: 사망한 사람), 출처: what-if? - xkcd
사망자의 IT 서비스 해지를 쉽게 해야 !
Facebook 등의 특정한 SNS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빠른 변화의 흐름 속에 수많은 서비스가 인기와 하락이라는 명멸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규모의 이용자 기반을 자랑하는 Facebook이기에 앞으로도 상당 기간 서비스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위에 언급된 사망 가입자 수 증가라는 추정이 과도한 것이라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는 "가입은 쉽게, 해지는 어렵게"라는 서비스 업체들의 운영 전략 때문에 발생된다. 또한 이는 Facebook만이 아닌 국내에 있는 서비스들 역시 같은 상황이다.
젊은 나이에 아깝게 사망한 사람의 포털 계정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이제 다른 세상에 가 있을 그 사람의 흔적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 그는 차마 해당 계정의 삭제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계정 삭제를 하고 싶은데 중간에 포기했다고 한다. 계정 삭제를 하려면 해당 계정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데 알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콜센터에 전화를 해도 본인이 아니면 상담 자체를 시작 할 수 없었기에 그는 계정 삭제를 더 이상 추진할 수 없었다.
따라서 사망한 사람의 IT 서비스 해지를 쉽게 하는 방안이 검토 될 필요가 있다.
증가되는 가입자 규모의 착시 효과 주의 필요성 !
국내 포털 서비스들은 장기 미 이용자의 계정을 휴면 조치 하거나 삭제를 한다. 이용하지 않으면서 저장 공간을 차지하니 비용 부담 차원에서 정리하는 듯하다.
그러나 점차 데이터 저장장치(Storage)의 하드웨어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또한 글로벌 IT 서비스 기업들의 경우 넉넉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저장장치 투자 부담이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에 비해 글로벌 기업들은 사망한 사람들의 계정 삭제에 적극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배경에는 대규모 가입자 기반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편익이 있다. Facebook의 가입자 수는 현재 13억 2천만명이다. 수치가 가져다 주는 기대감에 오늘도 수많은 기업들이 페이스북에 광고를 싣기 위해 몰려든다.
그러나 IT 서비스들의 가입자 기반 지표는 위에 나온 것처럼 여러가지 왜곡 요소가 존재 할 수 있다. 따라서 총 가입자 규모 외에도 Active User 수, 발생되는 데이터량(Data Volume) 등의 보조적 지표를 함께 고려 해야만 된다.
추모 공간으로서의 IT 서비스, SNS의 가능성 !
잊혀지지 않는 삶, 훌륭하게 기억될 삶을 위해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부와 명예, 지식을 향해 열심히 살아간다. 향후 SNS 서비스에 쌓이게 될 사람들의 삶의 기록이 사망과 동시에 사라지는 것 역시 사회적 손실이다.
따라서 IT 서비스들이 살아 있는 이용자들과는 별개로 사망한 사람들의 추모 공간을 별도로 유지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찾기도 좋고,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왜곡 현상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나쁜 추모 공원 대신 세상을 떠난 날 그나 그녀의 추모 페이지에 들어가 댓글을 남기고 싶다.
여전히 변색되지 않고 남아 있을 생전의 그의, 그녀의 모습을 기억속에 오래, 멋지게 담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IT 서비스가 추모 공간을 만들어 세상을 먼저 떠난 사람들까지 배려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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