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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애플과의 제휴냐 독립이냐! 자동차 회사의 고민 !!!

by SenseChef 2012. 6. 25.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자동차 회사인 포드가 애플의 음성인식 솔루션인 Siri를 자신들의 자동차 시스템에 연동 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단순해 보이는 가십성 뉴스일 수 있지만, 제게는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소식이었습니다.

 

포드는 왜 애플의 Siri를 채택하지 않으려는 것일까요 ?

 

애플의 Siri가 포드 자동차의 차량 운행 시스템에 연동 되는 경우, 이미 상당 수준으로 발달한 애플의 음성 인식 처리 기술 및 기존 스마트폰과의 연동 기능 등이 포드 자동차에 합해져, 포드의 경우 차량 운행 시스템에서 타사 대비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Image source: http://corporate.ford.com/our-company

 

그러나 포드가 애플의 시스템을 활용하여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면 차량 운행 시스템에 대한 포드의 독립성은 여러가지 분야에서 훼손되게 됩니다.

 

1. 최초 인터페이스는 포드가 아닌 애플의 것 !

    애플의 시스템이 포드 자동차에 이용되는 경우, 자동차 운전자가 최초로 접하는 시스템은 포드가 아닌 애플의 것입니다. 포드 자동차를 운전 하지만, 운전자는 애플의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해 접속 하므로 운행 시스템 자체가 애플 제품이라 인식하는 것입니다. 포드가 차량 운행 시스템의 하드웨어를 개선하여 새로운 기능을 개발 하더라도 그것은 애플이 그렇게 한 것으로 인식할 것이며, 차량 운행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는 포드의 것이 아닌 애플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로 나타날 것입니다. 

 

2. 새로운 시스템이나 기능을 올리려면 애플의 승인을 받아야 함

    애플의 경우, 예전부터 폐쇄적인 시스템 운영으로 유명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포드가 자신들만을 위해 애플에 Siri의 일부 기능 개선을 요구하는 경우, 애플이 이를 얼마나 수용 할까요 ? 아마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들이 만드는 차량의 운행 시스템이지만 포드는 더 이상 자신들만의 것으로 운행 시스템을 Customizing 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자동차 플랫폼에 대한 포드의 주도권이 상실되는 것입니다. 

 

3. 포드만의 운행 시스템 경쟁력 확보 곤란

    포드가 애플의 시스템을 이용하고, 다른 경쟁사들도 모두 이 시스템이나 이와 유사한 안드로이드 등의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자동차 회사들의 운행 시스템에 대한 경쟁 우위 확보는 곤란합니다. 기술의 진화나 인터페이스의 발달로 향후에는 시스템간 상호 차이가 발생하지 않기에, 운행 시스템을 판매를 위한 마케팅 경쟁력 요소로 활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포드가 애플과 제휴 하더라도 큰 실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4. 자동차는 애플 콘텐츠를 소비하는 또하나의 디바이스로 전락 

    애플의 음성 인식 시스템인 Siri가 자동차에 이용 된다는 것은 자동차가 더 이상 움직이기만 하는 물체가 아닌, 애플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또 하나의 디바이스(Device)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동차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많이 접하는 것 중 하나이며, 이와 같이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콘텐츠를 사용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애플이 포드와 제휴 시 최초에는 음성인식 시스템만을  연동 하겠지만, 결국 iOS라는 운영 체제를 통해 자동차라는 소비자 접점을 Device로 포지셔닝 할 것입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포드가 애플과 제휴 시 얻을 수 있는 일부 이점도 있으나 단점들이 많습니다. 이와 같은 사유로 포드는 애플과의 제휴를 거절한 것으로 보이며,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이 이슈에 대해 어떻게 할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제휴를 통한 사업 추진은 쉽지만, 그로 인한 시장 주도권 상실은 중장기적으로 손실이 큰 것이기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능력도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무조건 독자 추진만 한다는 것은 도도한 시장의 경쟁 환경에서 도태되기 쉬운 결정일 수 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 결국 자신의 상황을 알고 상대의 의도나 전략을 간파하여 단기적 제휴 후 독립을 모색하는 등의 여러가지 전략 옵션들이 있을 수 있기에, 자동차 업계의 전략적 판단 및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애플과 같은 특정 사업자만의 성장은 전체 시장의 선순환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에, 자동차 업체들의 분발과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