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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올림픽 인터넷 폭증으로 중계 차질, 누구를 탓할까 ?

by SenseChef 2012. 8. 2.


국내에서는 얼마전에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이 유발 할 수 있는 통신망 과부하 문제 때문에 떠들썩 했습니다. 그런데 금번 런던 올림픽에서 유사한 문제가 실제로 발생하여 이를 참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통신망의 트래픽 폭증 문제는 1:1로 비교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닙니다. 발생되는 트래픽의 종류나 이용 패턴, 통신망의 용량 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점은 트래픽 폭증이 중요한 행사에서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현지 언론사인 Guardian지의 보도에 의하면 사이클 경기 도중 선수들의 위치 정보를 알려 주는 데이터가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데이터센터로 제때 전달되지 않아, BBC 등이 방송 화면에 선수들의 현재 위치 정보를 표시해 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누가 1등인지, 2등과는 얼마나 거리상 차이가 나는지 등을 알 수 없어 시청자들도, 이를 중계해 주는 해설자들도 답답했다고 합니다




                                   사이클 경기 모습, Image source: www.guardian.co.uk



그런데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는 이번 문제의 원인을 트래픽 폭증에만 시선을 맞추고 있습니다. 경기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스마트폰으로 경기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거나 트위터로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늘어가는 스마트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사용량 증가, 일시적으로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들의 운집은 인터넷 트래픽이 일시적으로 급증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갖춘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동통신 인터넷망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현지 통신사업자인 O2에서는 선수들의 위치 정보가 자사의 무선 인터넷 망을 통해 전달 되는 것을 몰랐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장에서 선수들의 GPS 위치 정보는 일반인들의 인터넷 트래픽과 함께 섞여 전달 되었으며, 트래픽이 증가된 시점에서는 선수들의 위치정보가 전송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 발생 시 해법은 트래픽의 우선 순위 부여입니다. 중요한 트래픽은 먼저 보내는 것인데요, Guardian지에 나온 내용에 의하면 통신사업자인 O2는 이러한 통신망 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조직위원회에서 선수들의 위치정보가 전송된다는 것을 O2에게 알려 줬다면, 선수들의 위치 정보는 다른 어떤 트래픽보다 우선 처리되어 트래픽 폭증 상황에서도 문제없이 전송될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금번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은 몇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조직위원회의 행정적 오류로 중요한 이벤트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인데요, 이는 좁은 시각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통신망 트래픽을 특수한 상황에서는 일부 트래픽에 대해 우선 전송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 또는 해외를 막론하고 어떤 것이든 특수하거나 더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통신망이 현재와 같은 최우선망(Best effort network) 형태를 띄고 있는 상태에서는 모든 트래픽은 동등하게 처리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일시적이거나 특수한 상황에서는 일부에 대해서는 특별히 처리될 필요가 있을 것이고 이러한 점은 정부가 추진하는 망 중립성 이슈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통신사업자에게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대한 권한을 무조건 줘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적어도 실증 사례가 발생 했기에 정부에서 망 중립성 관련 정책 수립 시 이러한 점이 충분히 고려 되어야 한다는 것이 Point입니다.


망중립성과 런던 올림픽, 전혀 별개일 것 같은 두 이슈가 만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