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 소송 관련 재 심리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배심원 및 배심원장으로 활동했던 밸빈 호건(Valvin Hogan)씨의 삼성전자에 대한 나쁜 감정이 다른 배심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평결이 삼성전자에 불리하게 나왔다는 것이 재 심리 요청의 주요한 취지입니다.
이와 관련 밸빈 호건씨가 정말 삼성전자에 악 감정을 가질 개연성이 있었는지, 밸빈 호건씨가 배심원으로서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애플이 삼성전자와 같은 상황에 처했더라면 애플도 재 심리를 요청 했을지 등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배심원장이 평결서를 전달하는 모습, Image source: theverge.com
1. 밸빈 호건씨도 자신이 배심원에서 배제 될 것으로 생각했었음(스스로 편견 가능성을 인정)
영국 데일리메일지의 보도에 의하면 밸빈 호건씨는 자신이 배심원 결정 과정에서 배제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인터뷰에서 기자에게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고 합니다.
"I expected to be dismissed from the jury because of my experience...." 나의 (특허 소송 관련) 경험 때문에 배심원에서 배제될 것으로 생각했다.
이와 같은 밸빈 호건씨의 얘기는 자신이 1993년 시게이트사와의 특허 소송 영향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나쁜 편견이 생겼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발언일 것입니다. 비록 19년전의 일이지만 이로 인해 개인 파산(Personal Bankruptcy)에까지 이르렀기에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할 것이며, 2011년에 삼성전자가 시게이트사를 인수했으니 악 감정의 방향은 삼성전자로까지 향해 있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밸빈 호건씨의 삼성전자에 대한 악 감정은 사실일 것이며, 특허 소송 평결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기에 삼성전자의 소송 재 심리 요청은 충분히 타당해 보입니다.
2. 밸빈 호건씨는 자신의 악감정을 다른 배심원들에게도 전했을 가능성이 높음
밸빈 호건씨 외에 다른 배심원들은 특허나 기술 관련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초기에 선정되었던 10명의 배심원 중 1명은 업무 부담이 높아 중간에서 배심원 활동을 그만 두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9명으로 배심원이 구성되었는데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다른 배심원들이 특허 소송 프로세스 및 기술까지 능숙하며, 더구나 배심원장이기도 한 밸빈 호건씨에게 많이 의지 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밸빈 호건씨의 삼성전자에 대한 편견이 다른 배심원들에게 전달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3. 파산자가 배심원장으로 활동하는 것이 적정한가 ?
밸빈 호건씨는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소송 때문에 개인 파산을 했다고 합니다. 소송 과정에서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는데, 파산자 등의 경우 통상 중요한 역할을 맡기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법에서도 한정치산자나 금치산자 등의 경우 행위 무능력자로 구분하여 의사 결정권을 주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파산을 경험했던 사람에게 두 기업의 운명을 바꿔 놓을지도 모를 세기적 소송에 배심원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상식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느나라든지 자신들의 법이 있겠지만 상식 등의 관습법도 중요합니다.
4. 오래된 재판 건이기에 밸빈 호건씨가 배심원 결정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밝히지 않았어도 되나 ?
밸빈 호건씨는 시게이트와의 소송이 19년이나 지난 것이기에 판사의 물음에 대한 답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일부 언론 보도의 경우 예비 배심원이 답해야 하는 소송의 대상 범위는 10년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금번 특허 소송의 속기록을 보면 판사가 기간을 한정하여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질문을 할 때 Ever라는 표현으로 모든 소송에 대해 애기할 것을 요청 받았습니다. 따라서 밸빈 호건씨는 시게이트와의 소송에 대해 판사에게 얘기했어야만 합니다.
소송의 속기록은 아래를 눌러 펼쳐 보시기 바랍니다. 소송 속기록 전문을 보시고자 하는 분은 여기를 누르시기 바랍니다.
5. 애플이 삼성전자의 상황이었더라도 소송 재 심리를 요청 했을 것임
삼성전자의 소송 재 심리 요청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제가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갖는 국수주의적인 판단인지 의문을 제기해 봤습니다. 만약에 애플이 삼성전자와 같은 상황이라면 애플도 소송을 제기했을까요 ?
당연히 애플도 그랬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막대한 규모의 배상금이 걸려 있고, 향후 영업에도 영향이 큰 세기적 소송인데, 이를 되돌릴 방법, 재 심리를 요청할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며, 무엇인가 가능성 있는 요인을 찾았다면 즉각적으로 이슈를 제기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소송 재 심리는 소송 당사자로서의 당연한 권리 구제 활동일 것이며, 여기에 응원을 하는 것이 국수주의적인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삼성전자의 특허 소송 재 심리 당위성에 대해 얘기해 보았는데요, 담당 판사가 현명하게 판단하여 재 심리를 받아 들이기 바랍니다. IT 업계의 흐름을 바꾸고, 기업의 운명을 결정지을수도 있는 세기적 재판에 조그마한 흠결이라도 있으면 이를 해소하고 가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일 것입니다.
모든 것이 동등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애플과 다시 소송을 벌여, 권리 침해 여부에 대한 정당한 판정을 받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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