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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무료메시징! 국내이통사도 서비스 제공할까?

by SenseChef 2012. 12. 4.

프랑스의 이동통신사업자인 Orange가 모바일 메신저로 무료 전화와 문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관심을 끕니다. 국내로 본다면 SK텔레콤이 카카오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비유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무료 음성전화나 문자 서비스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꺼려하는 서비스입니다. 자신들의 주요한 수익원인 음성전화와 SMS 서비스 매출을 잠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세계에 1억 7천명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갖고 있는 대규모의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가 무료 음성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니 배경과 향후 다른 사업자로의 영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집니다. 

 

Orange가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의 이름은 Libon입니다. 현재는 iOS를 이용하는 애플 단말기에서만 이용 가능한데 '13년 1분기 내에 안드로이드 단말기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Orange의 Libon 메신저 서비스, Source: www.libon.com

 

 

이용자들은 Libon 모바일 메신저에서 무료로 고 해상도(HD)의 화상통화나 문자 채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면 대화 내용을 저장할 수도 있고, 3G, 4G, WiFi 등 어디에서라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 합니다.

 

그렇다면 Orange는 어떻게 무료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는 것일까요 ?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어떤 전략방향일까요 ? 궁금해집니다.   

 

1. Orange는 손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시작하나 ?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비싼 요금을 내고 사용하던 음성통화나 문자 메시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장에는 벌써 많은 사업자들이 존재합니다. 한국에는 카카오톡, 마이피플, 라인 등이 있고, 외국에는 Skype, Viber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 대한 인기가 높아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요금제 등을 통해 아무리 이를 제한 하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막기가 어렵습니다. 이제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서비스가 된 것이지요 ! 

 

    이런 상황에서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전략은 무엇이 가능할까요 ? 이젠 막기가 어렵다면 차라리 자신들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의 흐름을 선도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따라서 Orange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제공은 이동통신사업자로서 경쟁자를 방어하기 위한 고뇌의 결정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 Orange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제공을 통해 무엇을 얻나 ?

 

    Orange는 Libon이라는 무료 메신저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들의 Orange에 대한 Lock-in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Orange의 이동전화 서비스에 가입하면 유료 음성전화, 무선 인터넷 서비스와 함께 무료 메신저 서비스까지 동시에 제공되니 Orange 가입자들이 다른 이동통신 서비스로의 전환을 고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메신저를 통한 무료 음성 전화의 경우 이동통신사업자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 수준 및 트래픽 관리 기준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많이 달라집니다. 그런데 Libon의 경우 Orange가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이니 자사의 무선 인터넷망에 최적화 시켜 운영될 것입니다. 따라서 무료로 제공되는 Libon의 음성 전화 서비스 역시 다른 메신저 서비스 대비 무척 우수한 수준일 것입니다.

 

    Orange가 무료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기존 가입자들을 자사에 머물게 하고 새로운 가입자까지 모을 수 있으니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Orange에게 손해나는 장사는 아닙니다.

 

3. Orange의 시장 진입으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는 어떻게 변할까 ?

 

    이동통신사업자가 직접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아무런 제한없이 최상의 수준으로 제공한다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Orange가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Libon 앱이 기본 탑재되니 소비자들이 접하기도 쉽습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일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들은 경쟁에서 도태되어 하나 둘씩 시장에서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물론 끝까지 살아남는 몇몇 업체들이 있겠지만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시장은 결국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주도하는 형태로 귀결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이동통신 사업에 방해되는 방향으로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혁신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지금처럼 새로운 메신저 서비스 사업자가 출현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역시 이동통신사업자의 영향권 하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4.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도 무료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

 

     국내 이동통신 3사는 RCS(Rich Communication Suite)라는 방식으로 3사간 상호 연동되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조인(Joyn)을 준비 중입니다. 2012년 12월이나 2013년 초에는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주요한 기능으로는 음성 통화 중 동영상이나 사진 보내기, 채팅 등입니다.

 

 

 

                                            조인 서비스, Source: blog.which.co.uk

 

     그런데 이동통신사업자들이 Joyn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입니다. 다만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이동통신사업자들의 Joyn 서비스에 대한 무료화 의지는 높지 않아 보입니다. 프랑스의 Orange와는 판이하게 다른 시장 접근입니다.  

 

      만일 Joyn 서비스를 무료화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 아마도 전면 무료로 제공되는 카카오톡의 인기는 여전할 것이며, Joyn 서비스는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 되더라도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무료 메신저 서비스 시장의 주도권도 확보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음성 전화 서비스가 서서히 망가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상과 같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메신저 서비스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인 Orange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며 고객 Lock-in 및 종국적인 시장 주도를 노리고 있는데 반해,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아직도 RCS를 통한 유료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의 진화가 더욱 빨리 진행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Joyn을 무료로 제공하지 않으니 카카오톡이 가입자 이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대신에 카카오톡이 기존의 가입자 기반을 이용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 창출에 집중한다면 이용자들은 지금보다 더 풍성한 서비스들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냉철한 현실 인식을 통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시장에 진입하기를 바랍니다.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현실에 접목 시킬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하여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Joyn 역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을 것이며, 카카오톡과 선의의 발전적 경쟁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단기적 관점이 아닌 장기적 관점, 시장의 선순환 및 소비자의 의향을 고려하여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전략을 결정하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맺습니다.

 

감사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