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세상, TV만은 바보상자였으면 좋겠다!
스마트폰, 스마트카드, 스마트카, 스마트TV ! 요즘 나오는 전자제품들은 대부분 스마트(Smart)란 이름을 달고 있다. 스스로 똑똑하게 업무를 처리해 주니 이들 제품에 고맙다고 해야 하는데, 왠지 편치 않다. 그 중에서도 스마트TV는 이런 마음이 더욱 강하게 든다.
TV는 하루 종일 업무나 일상의 스트레스에 지쳤을 사람들이 집에 가서 편하게 보는 대표적인 단말기이다. 그런데 TV마저 스마트해져서 TV를 보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니 과연 이것이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CES2013 행사 관련 보도 내용을 보면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스마트TV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진정 이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걸까 ?
CES2013에 전시된 Smart TV, Source: recombu.com
최후의 안식처인 TV의 스마트함 ! 제조업체들이 꿈꾸는 TV의 미래 모습일뿐 !
TV는 가전업체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그리고 전 국민이 집집마다 반드시 갖고 있는 필수적인 제품이다. 그러다보니 TV 판매 및 지속적인 수요 창출은 가전업체에게 매우 중요 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전업체들은 TV의 고 기능성, 고품질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가전업체의 전략은 간단하다. 바보상자였던 TV를 PC 수준으로 다양화 하여 판매량을 늘리고, 가정 내 모든 콘텐츠, 소통의 핵심 게이트웨이(Gateway)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TV로 인터넷 검색도 하고, 쇼핑도 하며, 인터넷 뱅킹을 한다. 트위터, 채팅, 심지어는 인터넷 전화까지 받는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 생활에 견주어 살펴 보면 이건 단순히 제조업체들이 꿈꾸는 TV의 미래상이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집에서 TV를 편히 보고 싶기 때문이다. TV가 복잡함을 주는 가전제품은 아니어야 된다는 의미이다.
TV는 집에서 가족들이 공유하는 중요한 단말기이다. 1인에 귀속되지 않는, 함께 쓰는 제품이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제조업체들이 추구하는 미래 모습은 TV를 개인 단말기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TV는 여전히 거실에 있는채로 개인화 하겠다니 여기서 소비자와의 충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스포츠 중계를 가족 모두가 시청하고 있는데, 예전 경기 기록을 보기 위해 TV로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을까?
트위터 메시지가 TV를 통해 전달 되었는데, 여기에 답글을 단다고 TV 드라마를 보고 있다가 트위터 화면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 ?
카카오톡 메시지가 TV 화면으로 들어온 경우 딸이 아빠가 보는 앞에서 남자친구와 카카오톡 대화를 할 수 있을까 ?
이런 사례들을 살펴보면 TV란 공동 단말기를 개인화된 단말기로 바꾸겠다는 제조업체의 전략이 현실성이 낮음을 잘 알 수 있다.
소비자와 제조업체간 동상이몽, source: pixabay.com
시청자들은 TV가 아닌 스마트폰이나 테블릿으로 스마트 기능을 이용한다.
그렇다면 스포츠 중계 방송을 보다가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어떻게 할까? 이젠 스마트폰이나 테블릿을 꺼내든다. 다른 가족의 시청을 방해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걸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나만이 쓰는 개인 단말기이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경기가 TV로 중계되고 있는 동안 모바일 앱의 이용률이 최고조에 달한다고 한다(출처).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시청자들이 필요한 걸 TV가 아닌 모바일 단말기를 통해 얻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마트폰이나 테블릿은 이미 대중화 되었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은 스마트 기능을 TV가 아닌 모바일 단말기에서 찾는다.
TV는 스마트화 대신 고화질, 고품질로 승부해야 하지 않을까?
TV도 스마트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건 리모콘 입력의 불편함 해소를 위한 음성 명령 인식 등의 스마트화에 국한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UHD TV, 3D TV, 대형 사이즈, 고 음질 등 TV의 본원적인 기능의 진화에 더욱 관심이 높다.
따라서 가전업체들은 TV가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스마트 단말기로 만들 것이 아니라, 소파에 편히 앉아 즐길 수 있는 고품질 영상 단말기로 만드는 것이 좋다. 그것이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TV의 진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스마트TV를 사고 인터넷에도 연결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속내 !
주변을 둘러보면 스마트TV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러나 스마트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인터넷을 연결해 놓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스마트TV의 스마트 기능을 쓸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TV를 바꿀 때 매장에 주로 스마트TV가 있으니 미래에 대비한 차원에서 그냥 구매한 것일 뿐이라는 반응이다. 숫자로 전해지는 스마트TV의 보급율 증가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물론 스마트TV를 대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은 앞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TV를 바라보는, TV에 기대하는 본원적 속성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바라는 TV의 모습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 ! 그건 영원히 서로 만나지 않을 철로(Railroad)일 수도 있다.
바보상자라고 폄하해도 좋다. 집에 와서는 편히 즐기고 감상 할 수 있는, 마음의 평안을 주는 것 ! 그것이 TV가 진정으로 지향해 나가야 하는 목표점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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