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에 모든 학생들이 꿈꾸는 이상향은 시험이 없는 낙원이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시험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아무도 공부하지 않을 것이다. 경쟁에 따른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지성인이라는 대학생들조차 삼각형의 면적을 구하라는 간단한 문제조차 풀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경쟁이 없는 사회는 당장 삶의 질이 향상 될 수 있겠지만, 구성원들의 경쟁력이 저하되어 결국 다른 세계로부터 정복 당할지도 모른다. 이런 사례는 사회 생활에 일정 수준의 경쟁이 유지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교훈을 전해 준다. 그런데 IT 업계를 이끌고 있는 애플이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걱정된다.
애플이 인수한 Lala, Source: gizmodo.com.au
혁신의 대명사인 애플, 자사에 위협적인 서비스 견제를 위해 경쟁사 인수 후 사업을 접어 버렸다.
2009년, 음악산업은 Lala라는 신생업체의 출현에 들썩였다. 이들은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 방식으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이들의 인기가 어찌나 높은지 구글에서 음악을 검색하면 제일 위에 Lala가, 그 다음에 애플의 iTunes가 나올 정도였다. 애플의 아성을 넘어서는 신생기업이 나타났으니 애플은 긴장했을 것이다.
Lala가 자금난에 빠져 기업을 매각하려 하자 여러 기업들이 나섰다. 애플, 구글, 노키아까지 모두 관심을 보였다. 인수전에서 결국 애플은 Lala를 약 1,800억원에 인수하는데 성공했다(출처: zdnet.com).
업계에서는 애플이 Lala를 인수한 후 그들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애플이 직접 제공할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애플은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애플이 강력한 경쟁자였던 Lala를 인수한 후.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까지 없애버리는 경쟁 저해 정책을 편 것이다.
애플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안 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
Lala사는 음반사로부터 막대한 분량의 음악 스트리밍 라이센스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애플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걸까 ? 아마도 스트리밍 방식 도입에 따른 iTunes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의 영향을 우려 했을 것이다. 다운로드 방식이 애플에게 더 수익이 높고 안정적이라면 이를 포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가정이 맞다면 애플은 소비자들의 Needs를 무시한채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기업이 된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검증, 시장(Market)과 소비자에게 맡겨 두어야 한다.
시장은 누구에 의해 움직일까 ? 당연히 시장 자체와 소비자에 의해 작동한다. 소비자들이 필요하면 구매하고 필요하지 않다면 배척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장과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기업이 임의적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Lala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성공 했었던 것은 소비자들이 이를 원하고 있다는 강력한 반증이다. 따라서 애플이 Lala 인수 후 아직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은 시장의 요구에 반하는 반 시장적 행동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영 형태는 통상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에게서 잘 나타난다.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규제기관은 이러한 기업에 대해 집중 감시를 하고 결국 기소를 하게 된다. 시장 질서와 소비자에 반하는 기업의 운명인 것이다.
따라서 애플은 소비자와 시장을 존중하고, 그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선택권을 시장과 소비자에게 맡겨 두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소비자에 목소리를 들어야 하다. Source: wjb-cpa.typepad.com
경쟁을 저해하는 IT 기업이 있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피할 수 없다.
애플이 앞으로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이것 때문에 곤혹스러워질 수 있다. 비록 Lala가 가진 다수의 음원 스트리밍 라이센스 독점권 등으로 경쟁사를 방어 하겠지만, 시간이 경과된다면 다른 기업들의 추격을 막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iTunes가 아직은 잘 나가고 있지만, 다른 기업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한다면 애플 iTunes의 사업 기반은 한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 소비자들의 Needs를 무시하면 소비자들이 외면하게 된다는 당연한 진리의 실현일 것이다.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사업적인 이유 외에 경쟁 정책, 기술 미 성숙, 음반 업체들과의 갈등 등 다른 요인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애플의 행보에 우려하는 이유는 그들이 단지 자신들의 수익성 때문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어리석은 행동을 한 것인지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시장 조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장 조사를 통해 알아 낼 것이 별로 없다는 신념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무척 위험한 사업방식이다. 애플이 항상 옳은 판단을 할 수 없고, 애플이 자신들의 입장에서 판단한 것이 시장에 먹혀 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감과 자만감은 다른 것이다. 애플의 자신감 있는 판단과 행동은 환영하지만, 자만감에 빠진 아집과 독선은 보고 싶지 않다.
애플은 지금이라도 시장과 소비자의 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것만이 IT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애플이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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