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대의 종말이라는 언론 기사 ! 아직은 섣부른 판단이 아닐까?
한 언론 매체에서 "PC시대의 종말, 그 많던 PC업체들은 어디로"(출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 보냈다. PC제조업체들이 대부분 망했기에 이제 PC시대는 끝이났고, Dell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PC시대가 저물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기사의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이 기사의 논지에 대해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PC방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많이 갖고 있는 젊은이와 학생들로 항상 붐비고, 회사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PC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도 단순한 인터넷 서핑이나 음악 듣기 등 외에는 PC를 주로 이용한다. 지금 쓰는 블로그 글도 PC에서 작성한다.
따라서 PC시대가 끝나간다라는 평가는 아직 시기 상조가 아닐까 ?
PC는 단지 교체 수요가 부족해진 것일뿐 ! 새로운 Windows가 PC 업그레이드 수요를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PC는 언제 재 구매 수요가 많이 발생 했을까?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Windows 운영체제를 내 놓았을 때이다. Win95에서 Win98, WIn98에서 WinXP 등 새롭게 나온 운영체제를 돌리려면 고성능의 사양으로 PC를 업그레이드 해야만 했다. 운영체제의 새로운 출현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 대부분의 가정이나 기업이 새로운 운영체제를 굳이 따라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기업의 경우 아직도 대부분 WinXP를 이용하고 있고, 일반 소비자들은 WIndows 8에 큰 관심이 없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3~5년 정도 오래된 PC를 갖고 있어도 사용에 큰 불편함이 없다.
과거 WIndows 운영체제가 창출했던 업그레이드 수요가 미미하니 PC 판매가 줄어든 것이다.
모바일 디바이스는 화면 크기, 입력 불편, 배터리 수명 제한으로 PC를 대체할 수 없다. 각각 별도의 시장이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테블릿은 기본적으로 휴대형 단말기로서의 단점을 갖고 있다. 화면 크기가 작으며, 터치 방식을 이용 하기에 입력 속도도 늦다. 또한 배터리를 주 전원으로 이용하기에 작업 시간에 제한이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집이나 회사에서 주로 하는 일들을 PC대신 모바일 디바이스들이 처리할 수 있을까? 복잡한 구조의 파워포인트 보고서 작성, 대용량 엑셀 Pivot 분석 작업, 동영상 인코딩, 포토샵 사진 편집 등은 테블릿으로 작업 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일들이다. PC가 제격인 것들이다.
그러나 파워포인트 보고서 작성 이후 고객 앞에서의 프레젠테이션, 상사에게 보고 시 Excel 데이터 제시 등은 테블릿이 좋다.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과 휴대성이 모바일 디바이스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PC와 모바일 디바이스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지만 각각 고유의 시장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PC가 곧 종말을 맞는다고 속단 하기는 이르다.
단말들을 함께 묶는 서버(Server), 게이트웨이(Gateway)로서의 PC는 계속 존재할 것이다.
모바일 단말기들이 증가 하면서 이들을 한데 묶어 줄 서버가 필요하다. 댁내에서의 클라우드 서버, 파일 서버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그런데 테블릿을 24시간 켜두면서 서버로 이용할 수 있을까 ? 힘들 것이다.
ARM 계열의 CPU를 주로 이용하는 테블릿은 속도보다 저전력 특성을 중시 하기에 서버로 쓰기에는 너무 느리다. 또한 Storage 확장에도 한계가 있어 대용량 데이터들을 담을 수도 없다.
따라서 단말들을 함께 묶어 주는 서버로서의 PC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PC시대의 종말이 아닌, PC 완제품 업체의 몰락이라고 할 수도 있다.
PC는 부품과 규격이 통일되어 있는 몇 안되는 산업이다. 따라서 많은 업체들이 PC 부품을 생산하고 있고, 용산전자상가에 나가면 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초등학생들이 PC를 조립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PC라는 것을 누구나 쉽게 조립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완제품 PC 업체들은 이러한 조립 PC의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되어 시장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들의 조립 PC 수요는 존재한다. PC 시대의 종말이 아닌 PC 완제품 업체의 몰락 임을 입증하는 사례이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것처럼 PC는 종말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수요를 견인했던 업그레이드 수요가 잠잠하고, 모바일 디바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잠시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것이다.
PC와 모바일 디바이스가 각각 독립적인 수요와 별도의 사용 영역을 갖고 있기에 둘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공존 할 것이다. PC는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화려했던 전력을 뒤로 하고 우리의 곁을 조용히 지켜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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