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소수와 침묵하는 다수 !
여론이란 무엇일까 ? 말 많고 매사에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과 의견이 강하다. 반면 조용히 인내하며 지내는 사람들은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길거리 여론 조사가 진행된다면 어떨까 ?
말 많은 사람들은 조사 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얘기한다. 그러나 반대 성격의 사람들은 여론 조사에 참여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여론 조사가 말 많은 사람들의 의견만으로 가득 찰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 여론 조사는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일까 ? 그렇지 않다.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통계나 조사 결과를 볼 때 그것이 특정 부류나 집단에 치우쳐 있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트위터는 여론의 풍향계일까 ? Source: twitter.com
트위터에 형성되는 여론이 실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 !
Pew Research라는 곳에서 트위터에 형성되는 여론과 실제 간의 차이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거의 1년여 동안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트위터 여론이 현실 세계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주요한 조사 결과이다(출처).
[트위터가 여론 대비 더 관대한 경향을 보인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이후 이에 대한 만족도 조사가 진행 되었다. 여론 조사에서 미국인들의 52%는 행복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러나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분석해 본 결과 77%가 긍정적인 글이었다. 따라서 여론조사 결과와 트위터의 분위기에 큰 차이가 발생 함을 알 수 있다(아래 표 참조).
대통령 후보 1차 토론회에서 오바마는 여러가지 실수를 했다. 그 결과 여론 조사에서 오바마가 잘했다는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그러나 트위터에서는 무려 59%가 오바마 지지를 표명했다. 트위터를 통한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오바마가 오히려 잘 한 것이다.
테이블 이미지 Source: pewresearch.org
[트위터가 여론 대비 보수적, 비판적인 성향을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 연설에 대한 지지도 조사 결과 여론은 48%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트위터에서는 13%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존 캐리를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것에 대해 여론은 39%가 긍정적으로 평가 했는데 트위터는 6%에 불과했다.
이처럼 트위터는 실제보다 사안에 대해 보수적이고 비판적인 자세를 보인다.
테이블 이미지 Source: pewresearch.org
트위터는 이슈에 대한 동참 ! 따라서 글은 비판적이며 부정적인 성향일 가능성이 있다.
트위터는 자신의 의견을 외부에 표출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만족스럽고 행복함에 대한 참여보다는 무엇인가 불만이나 개선하고 싶은 것이 있을 경우 트위터에 글을 쓸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대선 결과에 대해 불만이 있거나 특정 기업에 대해 반감이 있다면 그런 글을 트위터에 올릴 것이다. 자신의 얘기가 리트윗(Retweet)을 통해 대중에게 전파되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슈가 빨리 해결 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트위터에는 자신의 행복에 대한 트윗도 많이 올라온다. 그러나 그런 글은 이슈성 글에 비해 큰 반향을 얻지 못한다. 또한 무한하게 리트윗 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트위터 이용 행태는 트위터를 비판적이고 보수적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트위터는 전세계인이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국지적인 여론 조사와 이를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
Pew Research의 금번 조사는 미국 대통령 재선에 대한 정치적 이슈가 많았다. 따라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여론 조사 결과와 트위터 성향을 비교 했다.
그런데 트위터는 미국인만을 위한 것일까 ? 아니다. 전 세계 누구라도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대한 의견 글을 올릴 수 있다. 그리고 이건 Pew Research의 조사 결과에 반영 되었을 것이다.
여론 조사가 미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트위터는 전 세계인의 의견이 반영되니 둘 사이에 근본적으로 차이가 발생될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젊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트위터 ! 젊은이들의 의견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Pew Reserach가 2012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트위터 이용자의 반은 30세 이하라고 한다. 그런데 전체 인구에서 30세 이하는 23%를 차지할 뿐이다. 이것은 트위터가 젊은 사람들의 의견만이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출퇴근 전철 안, 카페, 학교 등에서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중장년 층이 트위터를 하는 걸 보기는 쉽지 않다.
이와 같은 트위터 이용자 층의 편중은 트위터 여론이 젊은 층에 치우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트위터에 형성되는 여론에 대한 균형적 수용이 필요하다. 보정 경험 축적 시 훌륭한 여론 풍향계가 될 수 있다.
트위터를 통해 오스카 상의 수상자나 인기 영화를 미리 예측하는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사들은 위에서 살펴 본 것처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트위터 분석은 비싼 여론 조사를 하지 않더라도 여론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경제적인 수단이기에 앞으로도 많이 활용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받아 들이는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 트위터의 특정 계층 편중화 현상, 보수적이고 비판적인 분위기 등을 고려하여 분석 결과를 보정해야만 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보정 경험이 축적되면 트위터 역시 진정한 여론의 풍향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침묵하는 다수를 무시하고 소수 의견을 듣는 것은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바라보는 어리석음과 동일하다. 복잡한 현대 생활과 빠르게 진행되는 일상은 우리들의 현명한 판단을 이미 흐리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가끔씩은 현실에서 한발짝 떨어져서 자신을 돌아 볼 필요가 있다. 마음의 여유와 평안을 통해 숲 전체를 보게 된다면 균형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인생 자체가 행복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이 혜민 스님이 얘기하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대한 또 다른 지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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