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원하면 소비자들은 무조건 따라가야만 하는 걸까 ?
페이스북이 발표한 안드로이드 런처(Launcher) 출시 계획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Facebook Home이라는 런쳐 프로그램을 발표 했는데 온전히 페이스북 입장에서만 프로그램을 설계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일반 소비자들이고 그들의 생각과 Needs가 중요함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봐도 페이스북이 소비자들의 입장을 고려한 것 같지는 않다.
기업들은 왜 그리도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걸까 ? 그들이 소비자의 생각을 모르는 걸까 아니면 알면서도 애써 무시하는 걸까 ?
자유도 높은 Go Launcher, Source: play.google.com
안드로이드폰의 런처 프로그램, 소비자들은 기능이 아닌 꾸밈의 자유를 원한다.
안드로이드폰의 런처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시작 화면 등을 구성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런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나 앱들을 전면에 배치하여 그것들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 할 수 있다.
이미 시장에는 고 런처(Go Launcher)나 아톰 런처(Atom Launcher) 등의 프로그램이 나와 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런처 프로그램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
런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의 주된 관심사는 시작 화면을 예쁘게, 자주 사용하는 앱들을 배치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자신의 자유 의지에 따른 시작 화면의 설정(Customization)이 그들에게 최대의 가치인 것이다.
런처 프로그램은 스마트폰의 초기 화면, 서비스 이용률 향상을 위한 기업의 생존 전략이다.
런처 프로그램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최초로 만나는 화면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초기 화면에 자신이 즐겨 사용하는 서비스 앱이 존재한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걸 많이 이용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초기 화면에 앱의 아이콘이 존재한다면 그 서비스의 이용률은 향상될 수 밖에 없다. 다음이나 네이버의 메인 화면에 블로그 글이 노출되면 클릭율이 높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기업들의 초기 화면 선점을 위한 경쟁은 그래서 치열할 수 밖에 없고 그들의 중장기적인 생존과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카카오톡, 네이버, 페이스북 ! 홈 화면 선점을 위한 런처 사업에 뛰어 들다!
포털 다음은 버즈피아와의 제휴를 통해 안드로이드폰용 런처를 개발 중이다. NHN은 자회사인 캠프 모바일을 통해 '도돌 런처'를 출시했다. 또한 카카오는 '카카오홈'을 출시했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포털이나 메신저 프로그램들이 스마트폰의 홈 화면 선점을 위한 총성없는 치열한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이 싸움에서의 승자가 앞으로도 계속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나 서비스일 확률이 무척 높다.
런처의 선택권은 소비자에게 있다. 소비자들은 특정 서비스에 종속되지 않는 단순하고 자유도 높은 런처를 원한다.
페이스북의 런처는 페이스북 서비스를 위해 특화된 것이다. 따라서 이걸 실행하면 페이스북의 서비스들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으로 SNS만 쓰는 것일까 ? 아니다. 그들은 SNS 외에 전화나 문자, 이메일, 증권, 뉴스 등을 볼 것이다. 따라서 특정 SNS나 메신저 서비스의 런처를 설치 해 해당 서비스에 종속되는 것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특정 서비스에 얽매이지 않는, 범용성 높은 런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정반대의 소비자의 요구 사항이다.
소비자의 Needs를 고려하는 런처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근본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한 때이다.
페이스북 런처가 발표되면 사람들은 너도나도 해당 앱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 할 것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페이스북 서비스에 대한 동경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까 ? 그렇지 않을 것이다.
런처의 페이스북 서비스에 대한 지나친 종속은 소비자들의 흥미를 반감 시키고, 런처의 활용도를 저하 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 서비스만을 이용 할 것이라는 그들의 편견에서 나온 잘못된 정책일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런처 프로그램의 성공은 다양성과 편리성, 자유도의 부여 정도에 달려있다. 자사의 서비스 이용만을 강요하는 배타적인 자세로는 런처 프로그램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서비스 설계 시 기업의 입장이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야만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전해 준다. 그리고 이건 런처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소비자를 중시해야 한다는 것은 어제도, 지금도, 내일에도 변함없이 적용될 수 밖에 없는 만고불변의 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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