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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스마트폰 강권하는 한국의 일그러진 자화상

by SenseChef 2013. 4. 7.

스마트폰, 자동차, 여성 핸드백, 옷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


이와 같은 알듯 말듯한 문제의 답은 무엇일까 ? 그건 공통적으로 남의 이목을 중시하는 과시욕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최신형 스마트폰, 중형 고급 승용차, 백만원을 넘는 브랜드 핸드백, 명품 브랜드 옷은 갖거나 입고 있는 것 그 자체로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수백억대 자산가가 국산 소형 자동차를 손수 몰고 관공서 등의 주차장에 들어가면 주차장 관리하는 분들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돈이 없는 서민 또는 사기꾼이 빚으로 산 외제 고급 승용차를 몰고 들어오면 거수 경례에 문까지 열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물론 일부 과장된 면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면을 잘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서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한민국 사람들의 연간 휴대전화 교체율이 67.8%나 된다고 한다. 2위인 칠레 55.5%, 3위 미국 55.2%와 비교해서도 무척 높은 수치이다.


요즘 새로 사는 휴대폰이 스마트폰이기에 위의 조사 결과는 스마트폰에 대한 연간 교체율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사람들은 왜 그리도 스마트폰을 열심히 바꾸는 것일까 ? 과시욕? 국민성 ?  아니면 기업들의 탐욕 ?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값비싼 스마트폰을 쉽게 바꿀 수 있는 이유는 뭘까? Source: Office clipart




저가 피쳐폰 사기가 너무나 힘든 사회, 노인들도 어쩔수없이 스마트폰 써야만 하는 현실


연로하신 부모님이 휴대폰을 바꾸시길 원하신다. 벌써 5년이상 사용 중인 휴대폰의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고 버튼도 잘 눌리지 않으니 바꿀 때가 되었다는 판단이 든다. 휴대폰 매장에 가서 부모님이 쓸만한 피처폰을 찾아본다. 그러나 단말기를 찾아볼 수 없다. 아예 비치하지도 않은 경우가 많고 단말기 종류도 적다.


직원에게 문의하면 이상하게 쳐다본다. 마치 구석기시대에서 나온 사람이냐는 표정이다. '요즘 세상에 누가 피처폰 써요 ?'라는 뉘앙스이다. 그러면서 어른들도 큰 화면에 터치 방식의 스마트폰을 쓰면 좋을 것이라 얘기하며 최신형 단말기를 꺼내 설명해 준다.


그런데 부모님은 스마트폰을 원치 않으신다. 복잡하기도 하고, 커서 휴대하기 어려우며,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까지 갖고 계신듯하다. 휴대폰으로 전화 통화만 할 것인데 2만원이 넘어가는 기본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10만원이 훌쩍 넘는 단말기 구매 비용까지 있으니 마음이 편치 않으신 것이다.


그래서 부모님은 스마트폰 대신 예전의 휴대폰을 그냥 쓰시겠다고 말씀하신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 문제는 기업들의 마케팅 정책에 있다고 생각된다. 그들이 피처폰 대신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폰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만 많은 보조금이 투입되고 요금 할인과 새로운 단말기를 끊임없이 내 놓으니 피처폰은 조건이 나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어쩔 수 없이 타의에 의해 스마트폰으로 이동해 가야만 하는 현실이 되었다.



스마트폰은 과시하기 좋은 아이템, 신제품 아니면 무시, 멸시 당하는 분위기


중학생인 조카가 또래 아이들과는 달리 휴대폰을 학교에 갖고 다니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피처폰을 꺼내 놓으면 다른 아이들이 모두 한마디씩 던진다고 한다. 


'너네 가난해 ?' '구닥다리 전화기 아직도 쓰는 사람있네 ?' '우리 반 카톡 대화방 만들건데 넌 안되겠구나 ?' ...


조카가 스트레스 받을만한 일이다. 부모님에게 얘기해도 스마트폰을 사 주지 않으시니 차라리 휴대폰을 갖고 다니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그 아이도 결국 최신형 스마트폰을 갖게 되었다. 그 뒤로 조카는 한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놓고 가면 등교길 중간에 와서 갖고 갈 정도라 한다. 그 아이에게는 스마트폰이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징표였던 것이다.


학생들 사이의 이야기이지만 직장인, 동호인 등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얘기들이다. 최신형 스마트폰을 써야 대접받고 자신을 나탸낼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오늘의 대한민국 모습이다.



오래쓰고 싶어도 배터리 구하기 어렵고 가격도 비싸다. 차라리 새것 사고 말지 ~


전화기를 2년 정도 쓰고 나면 배터리의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충전해도 금방 배터리가 떨어지니 휴대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배터리를 사려고 대리점에 가면 구형 전화기의 배터리를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구매 가격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그런데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대리점 판매 직원이 말을 던진다. 배터리를 살 바에는 최신형 스마트폰을 사라고 권한다. 공짜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이리저리 조건을 얘기하면서 오늘이 최신형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권한다.


반짝 반짝 빛나는 최신형 스마트폰은 어느새 내 눈앞에 와 있고, 결국 내 손에 들려 있게 된다. 구형 폰 배터리 사려고 갔다가 비싼 최신형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이다. 오래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것, 그것이 휴대폰 교체 비율 세계 1위의 비결은 아닐까 ?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의 휴대폰 교체율이 높은 것은 자기 과시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구형 제품에 대한 지원 중단 정책 등이 종합적으로 결합되어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일 것이다.


그런데 이건 그리 바람직스러운 것이 아니다.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국민들이 어려움에 빠져 있고 그들의 지갑이 점점 더 얇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조경제를 외치는 새로운 정부가 허례허식의 대한민국 분위기를 전환 시켜 주었으면 한다. 과소비를 조장하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억제하고, 스마트폰의 제조업체 직접 판매, 기본료 인하 등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창조경제의 본질, 국민들의 새로운 정부에 대한 바램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