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되고 익숙해진 것은 지루하다. 이젠 바꾸고 싶다"
한동안 스타크래프트 게임에 푹 빠져 밥 먹을 때도, 업무를 할 때도 그 게임 생각만 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주 가끔씩 생각날 때만 플레이를 한다.
싸이월드가 한참 인기 있을 때 홈피를 만들고 열심히 사진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댓글에 반응 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방치 상태다. 마지막으로 로그인 했던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인라인 스케이트의 매력에 빠져 주말 아침이면 근처 고수부지에 나가 열심히 인라인 스케이팅을 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달리기를 시작한 뒤 인라인 스케이트는 이제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는 신세가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무엇인가에 열광 했다가 피로감이나 지루함에 그만 두게 된다. 그러나 그것을 한참 즐기고 있을 때는 그걸 나중에 그만 두게 되리라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어떤 것이든 오래되면 지루해지고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생의 진리인 듯 하다.
그런데 수십억명의 이용자를 갖고 있는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가 점점 줄고 있다는 기사가 나온다. 위의 사례들에 비추어 볼 때 페이스북에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 감소는 페이스북의 위기를 의미하는 걸까 ?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 할 수 있는걸까 ?
익숙함, 구태의연함이 주는 피로감, Image source: wikimedia.org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서비스를 떠나가고 있다.
호주에서 페이스북 서비스의 Active 이용자 수가 점차 감소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2년 12월 대비 2013년 4월의 Active 이용자 수가 무려 39만명이나 줄어 들었다. 이에 대해 SNS 전문가들은 이용자들이 이젠 페이스북 서비스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을 내 놓고 있다. 다음은 기사의 주요 내용이다(출처: news.com.au).
Social Bakers라는 조사 기관에서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광고 효과 측정 Tool을 이용 해 페이스북 서비스의 Active 이용자 수 변화를 모니터링 했다.
2012년 12월 호주의 페이스북 서비스의 월간 Active 이용자 수는 약 1,180만명이었다. 그러나 최근 측정한 결과 1,150만명 수준으로 약 39만명이나 감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Facebook은 정확한 통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Social Media Marketing 전문가인 Larry Neale 교수에 의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페이스북 서비스의 이용자 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6년간 페이스북을 열심히 이용해 왔던 Adelaide씨는 이젠 페이스북에 가끔씩 로그인 한다. 외국에 나가 있는 친구나 가족들의 소식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페이스북 계정의 삭제까지 고려 중이다.
페이스북에서의 "좋아요"가 진정성이 없고, 친구 수가 늘어나니 일일이 반응해 주기 힘들다.
페이스북에서 열성적으로 글을 올리고 관계를 넓혀갔던 친구가 있다. 매일 몇차례씩 글을 올렸으며, 다른 사람들의 글에 대해서도 열심히 반응을 보였다. 그런 그가 요즘은 페이스북에서의 활동이 뜸해져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이제는 페이스북에 들어가기가 부담스러워졌다고 한다. 초창기에는 친구가 늘어나는 것이 좋아 열심히 친구 신청도 하고 수락을 했다. 그러나 친구가 일정 수준으로 넘어가니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글들이 올라온다고 한다. 친구 관계이기에 누군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아야 하는데 그게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또한 "좋아요"라는 것을 진정 마음에 드는 것에만 눌러야 하는데 습관적으로 누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페이스북에서의 반응이 진정성이 없고, 관리해야 할 친구 규모가 증가되니 자연스럽게 페이스북 서비스가 싫어졌다고 한다. 페이스북에 쏟는 시간과 열정이 낭비라는 생각까지 든다고 한다.
물론 이건 친구 몇명의 반응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물어 보니 비슷한 의견들을 갖고 있었다.
사생활의 지나친 노출에 대한 우려와 경계심으로 페이스북이 편하지 않다.
페이스북에 열심히 글을 올리는 사람들의 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그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왠지 고민이 있는 듯 하여 식사를 같이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 자연스럽게 화제는 페이스북에서 보았던 정보들로 옮겨 간다.
"페이스북에 올라와 있는 그 식당 음식은 어땠어 ?" "그 시간에 거길 가려면 차 많이 막히지 않아 ?" "가족이 아파서 고민 되겠다 !"
이처럼 페이스북을 통해 누군가의 사생활이 여과없이 드러난다. 그런데 정작 페이스북에 글이나 사진을 올릴 때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걸 볼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친한 친구들만 볼 거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자꾸 쌓여만 가는 본인의 글이 가져다 줄 지 모르는 사생활 노출에 대한 부담감이 사람들을 페이스북에서 떠나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페이스북에 대한 피로감 극복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이스페이스처럼 사라질 수 있다.
페이스북 서비스 이전에 SNS 분야에서의 절대 강자는 MySpace였다. 아직도 서비스가 존재하고 있지만 이젠 이름조차 기억하는 사람이 드물다. 필자 역시 아직도 계정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싸이월드를 많이 이용 할 때 외국인들은 MySpace에 몰려 들었다.
그러다가 페이스북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MySpace는 점차 빛을 잃어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람들이 MySpace 서비스에 싫증을 느껴가고 있을 때 페이스북이 신선하게 등장했던 것도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라 생각된다.
페이스북은 MySpace와 달리 페이스북 커넥트라는 것을 통해 다른 제휴 사이트를 통해서도 로그인 할 수 있었다. 새롭게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다른 서비스와 연동되니 편리 했다. 또한 게임 등과의 연동 역시 참신한 것이었다. 페이스북의 이러한 개방성과 참신함으로 페이스북은 MySpace를 누르고 현재의 위치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페이스북 역시 과거의 MySpace 입장에 있다. 페이스북 서비스에 큰 변화가 없기에 이용자들이 싫증을 느낀다. 그런데 새롭게 등장한 SNS들인 Pinterest, Reddit 등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점차 그들의 이용자 수가 증가된다.
이러한 추세들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 페이스북이 수십억명의 이용자를 자랑하지만 새로운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MySpace처럼 신흥 SNS들에게 영광의 자리를 내 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변화하지 않는 호랑이는 잠자는 고양이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용맹하고 지혜로운 호랑이더라도 구태의연함에 머물러 있다면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페이스북이라는 호랑이가 현재 상태에 머물러 집 고양이가 될 것인지 지켜 볼 일이다. 이것은 또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SNS들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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