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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동향

아이폰 실패 예상했던 6년전 내 생각의 상념

by SenseChef 2013. 7. 2.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애플 아이폰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을까 ?


2007년 1월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 했을 때가 생각난다. IT 분야에 종사하고 있고, 단말기에 관심이 많았었기에 자연스럽게 애플 아이폰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당시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애플 아이폰은 성공하기 힘들어 보였다. 지금 결과적으로 대 성공을 거두었기에 필자의 판단은 틀린 것이었다. 그래서 당시 한국에 제품이 출시되지 않아 외신 보도나 사진을 통해 접했기에 그런 판단을 했을거라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 당시의 상황, 필자의 경험이 그런 결론에 도달하게 만들었다. 현재의 아이폰 성공을 잊고 그 당시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동일한 판단을 하게 될 것 같다. 이를 교훈 삼아 그 뒤 미래에 대한 전망이나 분석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틀릴 수 있는지에 대해 항상 명심하게 되었다.


따라서 과거의 역사나 상황을 돌이켜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으며 그걸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애플 아이폰의 출시 및 성공의 의미, Source: wikimedia.org



"무선 데이터 잘못 쓰다가 요금 폭탄 맞는다. 겁나서 인터넷 쓸 수 있겠어 ?"


2007년 당시만 해도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쓴다는 것은 도박에 가까웠다. 이용 요금이 무척 비쌌기 때문이다. 무선 랜(WIFi)은 PC에서나 쓰는 것이지 휴대폰에 연결해 쓸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가끔씩 청소년들이 부모의 휴대폰으로 무선 인터넷에 접속해 수십만원의 청구서를 받아 들었다는 소식이 뉴스가 되기도 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할 당시 무선 인터넷은 쉽게 쓸 수 없는 요금 폭탄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애플 아이폰의 핵심 기능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며 무선 인터넷이 필수적다. 따라서 애플이 아무리 멋지고 훌륭한 아이폰을 만들더라도 무선 인터넷을 마음껏 쓸 수 없다면 그건 그림의 떡에 불과할 뿐이었다.


따라서 필자는 아이폰의 성공 가능성이 무척 낮다고 생각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무선인터넷 요금을 저렴하게 내리지 않을 것이라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아이폰, 70만원 이상 주고는 안 산다! 전화 통화 주로 할건데 전화기가 왜 그리 비싸냐 ?"


피처폰 시절 휴대폰의 가격은 바싸더라도 30만원 이하 수준이었다. 그런데 애플의 아이폰은 가격이 무려 60만원~70만원이나 되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만 해도 데스크탑 PC가 인기있던 시절이었다. 애플 아이폰을 살 수 있는 70만원으로 훌륭한 사양의 데스크탑 PC 본체를 살 수 있었다. 따라서 별로 쓸모 없을 것 같은 애플 아이폰에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아이폰 살 돈이면 차라리 PC를 사겠다!"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3.5인치 밖에 안 되는 조그만 화면에서 글자나 제대로 읽을 수 있겠어 ?"


애플 아이폰이 나오기 전에 필자를 유혹했던 것은 Compaq이 만든 iPAQ라는 PDA였다. Windows CE 운영체제가 들어 있는 단말기로 펜을 통해 인터넷 검색도 하고 노래도 들으며, 차에 설치해 네비게이션으로 쓸 수 있는 멋진 휴대형 단말기었다.




Compaq사의 Best Seller PDA, iPAQ3630, Source: wikimedia.org




그런데 호기심에 PDA를 사서 써 보았으나 화면도 작고, 입력 오류도 자주 발생하며, 무선랜을 접속할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아 큰 효용성을 느끼지는 못했다.


애플 아이폰 역시 PDA와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입력도 어렵고 3.5인치라는 작은 화면에서 웹페이지를 본다는 것이 무척 힘들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PDA가 한참 활성화 단계에 있을 때에도 대부분의 포털이나 언론사들은 모바일용 웹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지 않았다. 따라서 PDA로 포털을 접속하면 PC와 동일한 화면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거의 모든 웹 사이트가 모바일 환경을 지원하는 현재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그 당시 벌어지고 있었다.


이런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니 애플 아이폰은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모든 우려를 불식시킨 애플! 터치 방식, S/W와 H/W간 높은 정합성, 편리한 UI로 성공했다.


지금까지 필자는 아이폰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았던 그 당시의 제반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역시 그 당시로 돌아가 판단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플 아이폰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을까 ? 그리 많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애플은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을 일구어 냈고 필자의 판단은 틀렸다. 따라서 애플의 아이폰 성공은 필자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으며, 어떻게 비즈니스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훌륭한 영감(Insight)을 제시해 주었다.


애플의 성공!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얘기한 제약 사항들 관점으로 범위를 축소 시켜 놓고 본다면 애플의 성공 요인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을 듯하다.


애플은 아이폰의 높은 상품력을 이용해 이동통신사업자와 포털의 변화을 이끌어 냈다. 대한민국에서 아이폰이 출시될 때 이동통신사들은 놀랍게도 3G 무한 정액 요금제를 출시했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애플 아이폰을 이용하면서 무선 인터넷의 요금 폭탄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포털이나 기업들은 앞 다투어 애플 아이폰 화면과 작동 방식에 최적화된 모바일 웹 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PDA 시절 모바일 페이지에 대해 그들이 취했던 무관심과는 정반대의 현상이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아이폰은 모바일이라는 훌륭한 인터넷 이용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었다.


또한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만드는 기업이었다. 따라서 아이폰을 만들 때 손가락을 이용한 정전식 터치 방식에 적합한 UI(User Interface)를 만들 수 있었고, 아이폰 하드웨어와 iOS 운영체제를 완벽히 정합 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PDA를 이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함이나 아쉬움을 아이폰에서는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종합적으로 애플의 아이폰 성공은 어려운 환경에서 이동통신사업자나 포털의 자발적인 협력을 이끌어 냈고, 종합 IT 기업으로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찰떡 궁합"을 이루도록 최적화 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애플의 성공은 그들이 적절한 시점에 스마트폰을 시장에 출시했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애플이 스마트폰 활성화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하나씩 효율적으로 제거하면서 시장에 접근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 불가능하거나 어려워 보이는 목표도 한걸음 한걸음씩 도전해 나가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교훈을 애플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애플 아이폰의 성공 사례가 전해 주는 잔잔한 감동을 느끼면서 내일 어떤 Startup이 새로운 성공 신화를 이룰 것인지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